이미 아들은 퇴근을 하고 난 일을 하고 있는데 재난 문자가 1-2분 간격으로 두 번이나 떠서 보니 허리케인과 토네이도가 온다는 내용이었다. 6시 45분 정도에는 헤비 레인이 7시 무렵에는 토네이도가 올 예정이라며 주의사항도 적혀 있었다.
그때 시간을 확인을 하니 6시 15분이었다. 잠시 망설였다. 지금 퇴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그런데 가다가 길에서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운전하기보다는 차라리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건물 지붕을 두드리는 억수 같은 빗소리가 들린가 싶더니 또 다른 거친 소리가 들려서 스토어를 나가 건물밖을 내어다 보니 어마어마한 바람과 함께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마침 복도 건너편 여사장도 밖으로 나가려다 드센 비바람에 미처 나가지를 못하고 멈칫하고 있었고 시큐리티가드 설지오가 복도 저 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물었더니 알람은 7시 30분 정도에 켤 예정이니 더 머물러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웃 사장을 울 스토어로 초대를 해서 커피 대접을 했고 몰랐던 이름도 물어보고 잠시 대화를 하면서 나는 퇴근 준비를 하였다.
그녀와 건물 밖으로 나올 때도 아직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차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하고 차를 탔고 거리를 살피니 아무래도 비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리기를 1시간여 했을 것이다.
이미 쇼핑몰 주차장에는 월 측 이삼십여 대의 지나던 차들이 대피 중이었고 상습적으로 홍수가 지는 도매상가의 길거리는 차들이 제대로 통행을 못하고 하다못해 메트로 버스들까지도 엉거주춤 서 있었다.
울 집 부자도 각자가 전화를 해서 그쪽도 길가가 잠길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다면서 아직 출발을 안 했으면 잠시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보다 만 넷 무비인 더 포레스트(The Forest)를 틀어 놓고 보고 있는데 내 무릎으로 빗방울이 떨어져서 보니 선루프가 새고 있었다. ㅜㅜ... 놀라서 혹 선루프가 덜 닫쳤나 하고 봤더니 그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물기는 닦아 주어야 할 것 같아서 상당한 양의 크리넥스로 선루프 공간에 고여 있는 물기를 닦아 내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차 엔진을 틀었더니 뭔가를 체크하라는 사인이 떠서 집까지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염려가 되었다. 놀라서 사진을 찍어 아들에게 보냈다. 이게 뭔가 하고~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위험한 상황은 지난 것 같아서 조심스레 걸 거리로 나왔는데 아직도 도매상가 앞 거리는 복잡했다. 왜냐면 몇몇 차들이 멈추어 있었고 왕복 4차선 중에서 갓길은 물에 잠겨서 가운데 길로만 사용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호등을 지나 왼쪽으로 턴을 해서 프리웨이 쪽으로 가고 있는데 잿빛 구름 위로는 라잇 블루의 하늘이 보였고 아직 채 지지 않은 햇볕 때문인지 길거리도 너무 어둡지 않아서 운전이 너무 어렵지도 않았다.
집에 오니 울 아들이 철문 앞에서 우산을 받고 기다리고 있길래 어떻게 엄마가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냐고 하니 마침 쓰레기를 버리로 나왔다가 엄마의 차 동선을 보니 거의 집 부근이길래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토네이도가 휴스턴의 어딘가는 지나갔을 텐데 스토어가 있는 쇼핑몰 주변과 울 동네는 홍수 때문에 한 시간여 시간 낭비를 했고 또 내 차가 수리센터에 가야 할 정도의 피해이지 싶었다.
사실 오늘 울 모자는 궂은 날씨가 아니라도 조금 안 좋은 날이었다. 왜냐면 울 아들이 어제 엄마의 실수로 해서 깬 쇼케이스 상판의 유리 때문에 아들이 오늘 손을 두 번이나 베었기 때문이다.
마침 수리가 좀 필요해서 옆 창고에 보관해 놨던 쇼케이스 하나가 어제 유리를 망가뜨린 쇼케이스 사이즈랑 같아서 그곳에서 유리 상판을 빼려고 했는데 너무 오래된 것이다 보니 잘 빠지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 헤어드라이어까지 가지고 와서 종일 그것을 빼려고 옆 가게를 아들이 들락거렸는데 반 정도 빠지다가 그것마저도 깨져 버린 것이다. 그러니 성질이 나쁘지 않은 아들도 화가 났는지 좀 울글불글했다. 에공~
일이 잘 안 될 때는 좀 쉬어 가는 것도 좋은데 오늘 아침에 헤어드라이어로 스티키 된 테이프를 녹이고 난 후 유리를 빼려고 나이프를 사용하다 손을 베어서 꽤 피가 많이 났는데도 오후에 또 그것을 마저 하려 다가 손을 또 베인 것이다.
그것마저 깨 버린 다음에 도매상가 부근에 있는 픽스춰 스토어에 알아보니 75불 플러스 텍스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 작년에 쇼케이스 5개를 하나에 50불씩 중고로 팔았는데 상판 유리 한 장에 그렇게 주려고 사려고 하니 아깝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그랬다. 엄마 실수로 깨서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그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그냥 새것으로 사자고~ 엄마가 좀 조심을 했어야 하는데 가끔씩은 내 몸이 피곤한지 그렇게 실수를 하고는 한다. ㅜㅜ...
귀가하니 그래도 아들이 조금 풀어져서 엄마에게 바비큐도 궈 주고 어제 실컷 먹는다고 먹었어도 아직도 남은 크로피쉬도 덥혀서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양념을 많이 해서 요리한 크로피쉬는 다시는 안 먹어야겠다. 먹고 나니 입도 얼얼하지, 속도 안 편하지, 손은 또 씻어야 하지, 옷에도 튀기는 등등 복잡하고 번거롭고 그렇다. 그런데 모르겠다 다음에 또 먹고 싶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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