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화.05.14.2024. 이제 완전 여름이다.

wild rose* 2024. 5. 16. 00:44

 

오후 더워서 셀폰으로 휴스턴 기온을 봤더니 섭씨 30도이었다. 그 정도 기온은 양반이다. 한여름에는 체감온도 섭씨 40도가 넘는 기온이 돌아올 테니 말이다. 15분 전 7시에 오늘도 어질러진 스토어를 뒤로 한채 퇴근을 해야 했다. 시간이 너무 없다. 아침은 기운이 없고 좀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저녁에는 또 퇴근을 해야 하니 나의 일상이 조금 어설픈 요즈음이다.

 

오늘 처음으로 초저녁 잠을 자지 않았고 한국행 이전처럼 자정 무렵에 잠이 들었다. 그 사이 바비큐 2쪽을 먹었고 양이 조금 덜 차지 싶어서 일요일 남았던 데친 주꾸미 남은 것을 가져다 채소를 넣어 김에 싸 먹었더니 너무 맛이 있어서 먹는 즐거움도 느꼈다.

 

점심으로는 남편이 중국타운에서 사다 준 고기만두 4개 중에서 1개를 먹었는데 먹을 때는 나름 맛이 있다고 느꼈는데 오후 내내 물이 쓰였다. 그만큼 음식 안에 갈증이 나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들어 있었을 것이다. 영수증을 보니 만두 4피스에 세금까지 거의 8불에 가까웠다.

 

울 아들도 음식이 별로 이었는지 외출했다가 돌아오면서 타코벨 타코를 2피스를 샀고 1피스는 프리라며 3피스 가져왔다. 엄마를 2피스를 주었지만 나는 1피스 정도가 적당해서 아들이 2피스를 먹었다. 함께 사 온 아이시 드링크가 속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파티용 장갑을 걸다가, 브로치를 걸다가, 훅을 정리하다가 하면서 뭘 했는지도 모르게 이거 저거 부지런히 하기는 했는데 표도 안 나는 일을 하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몸은 피곤해서 퇴근 전 20분 정도는 가만 앉아 있어야 했다.

 

최근에 넷으로 스페인에서 2013년도에 일어난 사건을 영화로 만든 아순타 케이스를 보고 있다. 한국어 캡션으로 함께 보는데도 중간중간의 스토리의 이해가 잘 안 되어서 유튜브로 찾아서 그 내용을 더 잘 파악을 하려고 찾아보았는데 아순타라는 중국인 여입양아가 살해를 당했고 그 범인으로 양부모가  체포되어 죄의 확정은 받았지만 그들은 살인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또 왜 죽였는지에 대해서도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애매한 사건이라서 내가 더 이해가 안 되었지 싶다.

 

그래도 내용은 흥미로워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마다 틀어서 보고 있는데 내가 가만 앉아서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에피소드를 다 봤어도 다시 보면 못 봤던 장면이 나오고는 해서 앞으로도 3-4번은 더 볼 것 같다.

 

티셔츠에 커스텀 프린트를 해 주거나 스톤을 박아 파는 이웃 스토어의 여주인이 울 스토어를 들러서 인사를 했는데 내가 누군 줄 몰라봤다. 처음 막 스토어를 옮겨 왔을 때 복도에서 인사를 해서 그때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오늘 다시 보니 전혀 기억을 못 해서 미안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있어도 서로가 만날 기회가 자주 없다 보니 건물 안이 아닌 밖에서 보면 더 모를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녀를 더 자세히 보았는데 가만있을 때보다는 웃는 모습이 더 예쁜 것이 그녀의 치아가 예뻐서 이었다. 오늘 처음으로 내가 인지 장애가 있지 않나 스스로 의심을 해 보기도 했다. 그녀는 그냥 놀러 온 게 아니고 나한테 무언가 할 말이 있어서 이었는데 내가 도와줄 상황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그녀의 말을 가만 듣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