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오전 6시가 채 되기 전에 깨어 있는데 지금 인터넷이 전혀 안 되고 있다. 어쩌면 오늘 종일 고친다고 한다. 다행히 글쓰기 칸은 지금 열려 있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써 놓은 글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노스 사이드 휴스턴에 엄청난 비가 나린 다고 하는데 제발 그 누구라도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 휴스턴에서 만났던 비의 양은 어마어마해서 한 번은 빠져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뉴스상으로 본 브라질 중국등의 홍수사태를 보면서 그들의 위기가 얼마나 심할지 심히 공감이 된다.
어제 남은 찬으로 한 접시 뷔페 음식을 차려 왔는데 역시 아침 식사로는 프렌치토스트 한 장에 우유 한 잔이 내 입에는 더 맞아서 한 접시에 담긴 많지도 않은 식사를 한 시간도 더 걸려서 먹었다. 맘 같아서는 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오전 8시부터 출근을 하고 싶은데 문제는 아침에는 내 몸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지를 않는다.
그래서 출근은 정오 무렵에 했을 것이다. 이것저것 도시락도 꽤 많이 싸 갔는데 오늘은 입 맛이 돌지 않아서 오후에 타코 2피스만 점심 식사로 먹었고 도시락은 다시 다 가져왔다.
이른 오후 무렵에 아니나 다를까 억수같이 내리는 비 때문인지 엄청난 빗소리가 밖에서 들리기 시작했고 잠시 멈추나 했는데 또다시 들리기 시작한 빗소리 때문에 노스 사이드 휴스턴에 홍수가 나려고 하나 하는 걱정스러운 맘으로 빗소리를 듣다 보니 어느새 또 퇴근할 시간이 되었다.
브라운 카드보드 박스 빈 것 두 개를 겹쳐 넣고 발로 차면서 밖으로 나와 차에 실었다. 왜냐면 야드 일을 한 후 나뭇가지 담기 좋은 사이즈이었기 때문이다. 바깥은 어느새 젖은 땅바닥이 노을이 지기 직전의 햇볕으로 만도 반짝이고 있었고 내가 빈 박스를 차에 싣는 것을 보고 시큐리티 차가 저 쪽에 있다가 내 뒤쪽으로 와서 지켜 봐 주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가드가 리카르도 인지 설지오 인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답례로 손을 흔들어 주고 안나 이야기를 틀고 들으면서 퇴근을 했다. 안나 이야기는 사건 사고 이야기를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자세히 들려주어서 인지 같은 사건도 다른 이들이 해 주었던 것보다 훨 더 재밌게 들을 수가 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퇴근 길에 봤던 바깥의 풍경은 억수 비에 샤워를 한 덕분인지 길거리는 말끔했고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하늘에는 엷은 하늘빛 사이로 흰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살다 보니 내가 이렇게 퇴근을 빨리 하는 날도 있구나 하면서 집으로 들어오니 울 남편이 기다리다 반겨 주었는데 싱크 위에는 맥버거인 빅맥이 한 개 놓여 있었다. 아까침에 아빠가 전화로 아들에게 빅맥을 사다 달라고 했고 아들이 바이 1, 겟 1 프리로 사 왔다고 한다.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오직 셀폰 오더로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셀폰 사용을 잘 못하는 어른들은 손해를 많이 볼 것 같다. 스티브 아저씨께도 울 아들이 셀폰으로 오더 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는데 나이가 들면 작은 글씨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서 그 모든 것이 쉽지 않다. 늙으면 불쌍하다. ㅜㅜ...
울 남편께서 나에게 남은 빅맥버거 하나 먹으라 했지만 나는 미국에 39년째 살아도 영원히 미국인은 될 수가 없는지 안 먹어요.라고 단번에 답을 했다. 바로 잠이 들지 싶었는데 가만 앉아 있으니 졸림 대신에 시장기가 들어 오늘 도시락으로 가져갔다 안 먹은 고사리나물과 시금치나물을 가지고 왔고 도시락으로 싸 갔던 밥에 뜨거운 물을 말아서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블커 한 잔을 후식으로 먹고 양치 후 전기담요를 켜서 베드를 따뜻하게 덥힌 후에 베드에 들었는데 한참을 잔 뒤 눈을 떠 보니 밤 10시 45분이다. 그래도 눈이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고 다시 잠이 들어야 했다.
오늘 스토어에서는 엄마날 용돈을 좀 받았는지 소매 고객들도 더 들락거렸고 도매 고객도 몇 명이 다녀 갔다. 데이비드, 세실리아, 그리고 백인 부부인데 뉴 스토어로 옮긴 후 새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늘이 세 번째라고 하는데 나는 오늘 처음 봤다.
그이네는 지난번에도 와서 4불 거스름돈을 주려고 하니 안 주어도 된다 했고 오늘도 처음에는 카드로 지불을 한 후 마지막에 남 목걸이 2개를 샀는데 그것은 현찰로 내면서 거스름돈 1불 50센트를 주려고 하니 네 엄마 맥 커피 사 드리라고 안 받는 것을 봤다. 흠...
세실리아도 처음에는 좀 골치가 아파서 울 아들은 피했는데 지금은 세상에 순한 양이 되어서 울 아들도 좋아하는 고객이 되었다. 가끔씩 좀 수선스런 사람이 있는데 세실리아가 그런 편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나면 그 사람의 수선스러움까지도 이해가 되고 사랑하게 된다. 지금도 세실리아 집에서는 성모마리아의 기적이 일어나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을 하는지 다음에 오면은 물어봐야겠다.
오늘 나는 스토어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대중없이 하다가 마지막에는 더즌 패키지 반지들을 자리를 잡아 정리를 하다 왔다. 그 반지의 양이 헤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100 더즌에서 200 더즌 사이가 되지 않을까 짐작한다. 나중에 확실히 헤아려 봐야겠다.
참! 도매고객 데이비드 맘에게도 내가 다이소에서 사 간 미니 즘 미로하고 화장품 숍에서 산 진생 영양크림을 하나를 선물했다. 데이비드와 엄마를 보면 울 모자를 생각나게 한다. 데이비드는 울 아들보다 3-4살이 위로 아직 싱글이다. 데이비드는 페루에서 이민을 온 이민 2세인데 아주 순하고 착한 사람이다.
나 한국에 있을 때 데이비드가 다녀 갔고 그때도 꽤 많은 주얼리를 구입해 갔다고 하는데 싱코데마요와 엄마 데이를 위해 준비를 했었을 것이다. 지난주는 루이지애나의 개구리 축제에 셀을 하로 다녀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