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수.11.27.2024. 나에게 숙제는 늘 어렵다.

wild rose* 2024. 11. 28. 19:44

 

전날 푹 쉬었어도 다음날 아침을 깨우는 것이

내게는 늘 어려운 숙제가 된다. 오늘도 그랬다.

출근 준비하기까지 잠을 깨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했다.

뭐든지 빨리빨리의 성격을 가진 울 남편은

아침을 헤매는 그런 아내를 이해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욕실로 씻으러 가는 날 보고

남편이 출근을 하지 말라고 한다.

아들도 오늘은 일찍 스토어를 닫고 오겠다고 했다면서~

 

울 아들도 뭔가를 질문하려고 전화를 해서는 그랬다.

도로에 사람도 없고 스토어에 고객도 지금까지 지로라면서

집에서 쉬시라고 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머릿속에 그려진 그림이 있어서

비록 4-5시간이라도 스토어에 나가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더구나 감사절 다음날은 블랙 프라이 데이라고 해서

미국인들에게는 크리스마스 쇼핑을 시작하는 날이다 보니

아직도 정리정돈이 제대로 안 된 스토어의 모습이

나에게는 마쳐야 할 또 다른 큰 숙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의지대로 욕조욕을 하고

깎아 담은 감과 군것질 거리 몇 가지로

도시락을 간단히 챙겨 출근을 했다.

 

아들하고 출근 시간이 달라서 인지는 몰라도

프리웨이 선상에는 차들이 꽤 많이 오고 가고 있었다.

 

스토어에 도착을 하니 울 아들이 그런다.

 

잠시 전에 데빗이 자기 맘이랑 와서 함께 쇼핑 중이라면서

엄마가 출근하시길 잘하셨다고~

 

내가 가서 데빗 모자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왜냐면 데빗 엄마는 뉴 스토어로 이사 온 후 처음 방문이기 때문이다.

 

울 아들이 엄마를 환영하는 것은 물건 파는 일이 서툴러서가 아니라 

엄마처럼 고객들과 정답게 나누는 대화 등등

고객들과 사교를 하기가 싫어서 일 것이다. ㅎㅎ...

 

데빗 맘도 나랑 나이가 동갑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아들이랑 함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말이 적고 아주 얌전해 보이지만 보기와는 달리 내면으로는

꽤 강한 여인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감사절 다음 날은 오스틴으로 셀을 하러 간다고 했다.

데빗이 안 왔다면 오늘 매상은 꽤 저조했을 텐데

그나마 단골 도매고객인 데빗 모자가 와서

도매상 체면을 지키게 해 준 오늘 하루이었다.

 

참! 유모차를 타고 울 스토어를 다니던 다니엘라가

어느새 13살 아가씨가 되어

엄마 클라우디아, 외할머니 이렇게 모녀 3대도 다녀갔다. 

 

다니엘라는 어려서는 아주 깍쟁이 아가씨라서

누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도 싫어했는데

어느새 울 스토어 단골이 되면서부터는 스토어를 방문할 시마다

바닥에 떨어진 잔잔한 비드도 주어서 내게 가져다주는 등

아주 섬세한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이길래 내가 약속을 했었다.

네가 16살이 되면은 아줌마가 잡을 주겠다고~

 

너 아직도 아줌마랑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오늘도 물었더니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ㅎㅎ...

 

요새 블로그를 켜면 오블완에 클릭하라고 화면이 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내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다녀야 했고

또 컴 사용을 줄이려고 맘을 먹었을 때 오블완이 시작이 되어서

그냥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로 치고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늘 맘 한편에는 누를까 말까 하는 갈등이 생긴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시도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또 다른 숙제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도 적성에도 맞아야 하고 취미도 있어야지 하는 것이지

억지로 써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블로그를 알고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어느 정도 글을 읽고 쓰는 것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기에

오블완을 완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나라는 사람은 무취미가 취미일 정도로

세상사에 별로 관심이 가는 게 없다.

더구나 세계 속에서 사는 수많은 인간들 중에서

너무나도 평범한 보통 사람인 내가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지금까지 나의 생을 이끌어 왔을까 하고

갑자기 궁금해서 잠시 몇 초 만에 느껴 보니

무색, 무취, 무미라고 날 표현해도 될 정도의 모습과 성격을 가진 내가

그나마 싫증 내지 않고 꾸준히 해 왔던 일이

글쓰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니 오블완 같은 기획이

어쩌면 내게는 굳이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지는

거저먹는 선물 같은 기회이었을 텐데

이것을 해라 하면 하기 싫어지는 청개구리 같은 맘도

내게 함께 해서 인지는 몰라도 블로그를 오픈할 때마다

클릭을 하라며 매 번 뜨는 달콤하게 느껴지는 유혹에도

클릭은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어떤 계획을 세운 후

하고자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

꽤 많은 상품을 걸기까지 하면서 오블완을 기획한 게 아닌가 싶어

티블 운영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참! 오늘 기상하자마자 엘에이 막내 올케의 메시지를 받았다.

아마존으로부터 뭔가를 오더 해서 스토어로 보내겠다며

뉴 스토어 주소가 맞냐는 질문의 메시지이었다.

 

그러다가 퇴근 후 또 메시지를 받았다.

아마존에서 낼 딜리버리를 한다고 하는데 괜찮으시냐고?

그런데 내일은 쇼핑몰 전체가 클로징을 하는 날이다. 흠~

 

막내 올케도 나처럼

치아로 또 다리에 쥐가 날 때 오는 통증으로

고생을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안부를 물었더니

가능하면 본인 치아를 살리라고 의사가 권해서

그동안 치료받느라 고생을 한 보람도 없이

치아는 2주 전에 뽑아야 했고

그래서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다리 통증은 겪어 봐서 나도 알지만

그 증상이 매일 나타나는 게 아니라서 인지

그럴 때마다 통증은 견디어 내고 있지 싶었다.

 

캐나다 조카며느리에게도 나 퇴근 후

미국 감사절 안부 전화가 와서

25분 가까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이민 생활이 길지 않는데도

꽤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했다.

 

하이디와도 통화를 했다.

차가 발인 미국에서 차가 고장이 났다고 하니

내가 염려가 되었나 보다.

 

마침 하이디 친구인 도나가 아는 메카닉이

다음 주에 하이디 집에 직접 와서 보겠다고 했다 한다.

 

하이디 딸이 내일 오후 2시 무렵에 엄마를 픽업해서

딸 집에서 땡스기빙 디너를 사돈댁 내외랑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하이디가 준비한 것은 피칸파이와 애플파이 두 가지를 사놨다고 했다.

 

내 몸 컨디션이 괜찮으면 오전 중에

양배추김치랑 다른 몇 가지를 직접 가서 전해 주고 싶은데

나도 나의 내일을 확신할 수 없다고

하이디에게는 그렇게 말을 했지만

가능하면 전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