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즈음인가 스토어 앞 쪽에 도어가 열리는 소리가 나서
고객인가 했더니 아들이 샐먼 박스가 도착했다고 한다.
목요일 도착예정인데 월요일 오후에 도착한 것이다.
아들은 샐먼 박스와 빈도시락등을 챙겨서
5시 30분 즈음에 퇴근을 했고
나는 6시 30분 무렵에 퇴근을 했을 것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빈 샐먼 박스를 보았고 남편에게 물었다.
샐먼 상태가 어땠어? 하고~
얼어 있지는 않았지만 안에 든 아이스패키지 때문인지
아직도 차가운 느낌이 들어서 괜찮을 것 같다면서
이미 다 꺼내서 냉동고 안에 들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알카에게 메시지를 넣었더니
알카도 샐먼 상태를 걱정하고 있었다.
냉동실을 열어 고기를 만져 보니
넣은 지 한 시간 정도 되었다는데 아직도 상태는 말랑말랑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먹기 좋게 다 다듬어서 진공포장을 했고
연어가 아닌 생선도 들어 있었다.
알카가 12월 15일에 한국행을 한다고 하던데
알카의 여동생들과 올케를 위해서
한국행 전에 유행하는 패션 팔찌를 보내 주려고
아들에게 오더를 부탁을 했다.
어제는 초저녁 잠을 자지 않고
자정이 조금 넘어 베드에 들었다가 깨어 보니
오전 6시 45분 정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깨어서 첫 번째의 느낌이 시장기이었다.
아직도 휴스턴인근의 날씨는
화씨 70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지만
아직 히터를 틀지 않았기에 넓은 집안의 공기는 냉랭했다.
잘 때는 전기요를 틀고
또 이불은 두터운 목화솜이불이다 보니
베드에 들었을 때의 기분은 아! 따뜻해서 참 좋다이고
새벽녘에는 더워서 인지
어느새 전기요 스위치는 꺼져 있고
이불을 반 정도는 걷어 차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잠시 미니 잠옷바람으로
테이블 앞에 앉아 있으면
젤 먼저 발이 차가워져 시림을 느낀다.
그래서 부엌으로 나가 누룽지 조금에 물은 많이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토하젓과 함께 먹었고
뜨거운 누룽지를 마셨더니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오늘 비즈니스는 이른 오후 잠시 바빴다.
크리스마스 주얼리를 사러 온 백 부녀가 날 알아본다.
너 길건너에 도매상이 있었지?
언제 이곳으로 옮겼냐고?
자기가 5-6년 전부터 울 스토어를 다녔는데
이번에는 가 보니 없어서 흠~ 했다면서~
나이가 젊은 사람들은 금방 구글로 들어가 찾아서 알고 오는데
어느 정도 나잇대가 있는 고객들은 물어물어
그것도 아니면 우연히 찾았다고 한다.
나도 백 부녀에게 새 장소에서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했다.
오늘은 팬시 이어링들을 벽으로 옮겨야 했는데
와이어벽에 걸 훅이 부족해서 아들이 사려고 보니
단골 픽스처 컴퍼니는 우리가 원하는 모양이 없다고 해서
잠시 기다려야 하나 어쩌나 생각이 필요했다.
귀가 후 점심으로 과일샐러드만 먹어서 시장했던 터라
오징어찌개와 무나물을 찬으로 가져와 식사를 맛있게 했다.
울 남편은 우족탕만 있으면 라면을 끓여 먹는 버릇을 못 고쳐서
라면을 먹고 후회를 했다.
심심하게 무나물을 해 놨는데 왜 안 먹었냐고?
몰랐다고~
그런데 그것은 핑계이다.
무나물이 식을 때까지 싱크대 위에 놓여 있었고
냉장고 안에 묵은찬들이 가득 차 있는 것도 아닌데도
차려주지 않는 이상은 남편만이 고집하는 밥 먹는 스타일이 있다.
입에 맞는 짭조름한 한 가지 찬에 허기를 면하려고 먹는 밥이다.
그것도 엄청 빨리 먹는다.
밥 한 번 떠먹고 반찬은 3-4번씩 집어 먹는~
그러고도
식사 후 아무 소리 안 하면 나 역시도 노 프라블럼~이다.
그런데 그렇게 식사를 빠르게 양보다 많이 먹고는
속이 아프니 쓰리니 하면 듣는 사람은 엄청 피곤하고 염려스럽다.
남편을 아직도 잘 몰랐을 때는
울 남편이 저렇게 아픈데 빨리 죽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염려가 결혼생활 내내 계속되다 보니 때때로 미운 생각도 든다.
가능하면 그런 말은 안 하려고 했다가
오늘은 나도 모르게 또 해 버렸다.
아무도 당신 먹을 음식을 뺏어 먹지 않을 텐데
뭐가 그리도 급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먹냐고?
혹시 어렸을 때 먹을 게 부족해서 빨리빨리 안 먹으면
음식을 다른 가족에게 뺏길까 봐서 그렇게 버릇이 길러져서 그러냐고?
그게 아니면 군생활 시 빨리빨리에 적응이 되어서 그러냐고?
그리고 제발 찬을 큰 그릇에 담긴 채 놓고 먹지 말라고~
어제도 멸치볶음을 그릇째 놓고 먹는 것을 보고
내가 작은 종지기에 먹을 만큼을 덜어 주었다.
당신은 생각은 덜하고 손만 빠른 데다가
그릇째 놓고 허기가 가실 때까지 집어 먹다 보면
자기가 식사를 한 후에 얼마큼 먹었는지도 모르고 과식을 해서
맨날 함께 사는 가족들까지 피곤하게 한다면서 ~
남편이 들어서 기분 나쁜 말로 팍 기분을 잡치게 만들어 버렸다.
이제는 스스로도 안다. 자기가 얼마큼 피곤하게 사는 사람인가를~
그래서 평상시 말을 별로 안 하는 아내의 입에서
가끔씩 한 마디씩 내뱉는 거친 소리를 들어도 싸 다는 것을 말이다. ㅜㅜ...
울 아들이 짐에서 왔고 뭘 차려 줄까? 하고 물었더니
삼계탕 먹겠다고 해서 뜨겁게 덥혀서
가지나물, 시금치나물, 무나물에 차려 주었더니 맛있게 잘 먹었다.
스토어 장소를 옮긴 후 퇴근이 빨라서 좋은 게 딱 한 가지가 있다.
아들에게 가끔씩이라도 식사를 직접 차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초저녁 잠을 아주 달게 잘 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뭐 하나 이른 새벽에 깨었다가
또 잠이 들어 버려서 모닝펄슨에서는 더 더 멀어져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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