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금.11.29.2024. 심한 두통이 있던 날.

wild rose* 2024. 11. 30. 19:02

 

새벽 1시 무렵에 베드에 들었다가

오전 7시 무렵에 잠에서 깼는데 두통이 심하게 왔다.

그 와중에도 시장기가 든다는 게 신기했다.

 

부엌으로 나가 뚝배기에 우족탕이 있어서 덥히려고 했더니

남편이 그곳에 있다가 물었다.

 

아침 식사를 할 거냐고~ 

 

예스

 

내가 차려 줄게, 그런데 왜 하필이면 우족탕을 먹으려 하냐고? 

 

머리가 너무 아프니 말 시키지 말고

차려 주고 싶은 것 아무거나 차려 달라고~

 

잠시 후 우족탕에 김치랑 밥을 차려서 가져다주었다.

얼마 후 어제 군 아들표 쿠키랑 커피도 가져다주었다.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커피랑 아들표 쿠키이었는데도

내 몸이 아프니 보기도 싫었다.

 

어젯밤 맘으로는 일찍 출근 준비를 하고 빨리 출근해서

스토어일을 시작해야지 이었는데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람뿐이었는지

도저히 움직이기도 힘이 들어서

대충 양치 후 다시 자리에 눠야 했다.

 

그 와중에도

왜 평상시 안 아프던 머리가

오늘 갑자기 아플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혹시 엊저녁 잘 때 머리 쪽은 베개를 베고

몸 쪽만 너무 따뜻하게 했나 싶어 베개 없이 눠 봤다.

그리고 깜빡했나 보다.

알람은 9시에 해 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잠에서 다시 깬 시간은

오전 11시 하고도 15분이나 지나 있었다.

다행히 아팠던 머리는 푹 자고 일어나서 인지

우선해 있었다.

 

바로 샤워룸으로 들어가 잠을 깨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려서 받아 보니 남편이었다.

아무래도 아내의 상태가 심각해 보이고

남편의 생각에도 날이 날 인지라

아내 대신에 스토어에 출근해 있었던 것이다.

 

아들과 통화를 해 보라고 바꿔 주었다.

아들 왈,

집으로 3번, 셀폰으로 5번을 했고

집 카메라를 통해서도 엄마를 계속 불렀어도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고~

 

내 셀폰은 소리를 죽여 놨다가 샤워룸 들어가기 직전에

그것을 발견을 하고 켜 놨기에 이해가 되고

집 폰은 아들 방에만 설치가 되어 있어서

거리가 서로 꽤 떨어져 있기에 문을 닫아 놓으면

거의 안 들리니 그러려니 했지만

아들이 엄마 엄마 하고 부르면 복도에서 들리는 소리는

왜 못 들었을까 하고 나도 궁금했다.

 

아들이 엄마를 찾았던 이유는

뉴 셀폰을 사기 위해서라고 했다.

 

부자가 오늘부터 시작하는 감사절 세일 기간에

그동안 생각해 놨던 쇼핑을 하느라고 바빠 보였다.

 

엄마는 장사가 바쁠까 봐 걱정이 되어

샤워로 잠을 깨고 있는데

울 아들은 가족들 뉴 셀폰과

그동안 낡아진 자기 것과 엄마 컴퓨터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가 오더를 하느라고

신경이 쓰였나 보다.

 

스토어는 바쁘냐고?

 

아니라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스토어로 향했고

울 남편은 나 도착할 오후 1시 무렵까지 그곳에 있었다.

 

엄마가 도착하자 아들은 아빠가 원한다며  맥 버거를 사 왔고

엄마 것도 사 왔길래 마침 시장기가 들어서 먹었고

나의 도시락으로 가져갔던 호박나물과 콜슬로는

다시 집으로 가져왔다. 

 

 

어제 배달한다는 막내 올케가 나에게 보낸 감사절 선물이

오늘 다시 배달이 되었다.

 

선물은 프로폴리스가 섞인 꿀 한 병과 목 상태가 안 좋을 때

목 안에 뿌리는 프로폴리스가 함유된 스프레이라고 한다.

 

동생이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서 사용해 보니 좋다면서 보낸 것이다.

고마웠다.

그런데 일기를 쓰면서 생각하니

잘 받았다는 인사를 잊고 있었다. ㅜㅜ...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직접 사용해 보고 내가 좋은 것을 하지

잘 사용하지도 않은 아무거나는 잘 안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각자의 취향이 틀리기에

때로는 정성껏 건네준 선물이

안 준 것 만도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물은 고르기도 힘들고 서로 주고받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동생내외를 챙기지만

울 막내 올케도 특별한 날은 잊지 않고 정성이 담긴 선물을

울 가족에게 보내고 있어서 늘 대견하고 고마운 맘으로 받는다.

낼은 잊지 않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

 

오늘도 어찌어찌 잘 보냈다.

장사는 불경기가 10년도 넘게 이어져 오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는 안 했지만

아직도 내 몸이 기억하는 너무 바빴을 때

몸에 익혀진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하기에

오늘도 스토어에서 움직이면서 나 혼자 생각을 했다.

 

평상시처럼 그렇게 생각을 하면 될 텐데

왜 아직도 감사절 다음 날인 오늘과 낼은

늘 긴장을 할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맘먹었다.

낼은 편안한 맘으로 출근을 하자고~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필리핀미국인 여 고객이 쇼핑을 왔다.

기르던 개가 이층에서 그녀를 밀어 버려서 허리를 다쳤다며

워커용 쇼핑카트를 밀고 왔다.

 

허리 수술을 두 번 했는데 아직도 완치가 안 되어서 

한 번 더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큰 병원에서 못 고친 증상을 한국미국인 닥터가 수술 후

증상을 많이 호전시켜 주었다고~

 

또 오랜만에 오스틴에서 단골 도매고객 부부도 다녀갔다.

오후에 고객 테리도 보였다.

 

남편은 나 출근 후 버거만 먹고 바로 퇴근을 하면서

자기가 샘스에서 돼지고기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일 거라고 해서

당신이 하면 맛이 없으니 하지 말라고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그래도 울 아들은 아빠가 한 김치찌개를 엄청 좋아한다고~ ㅎㅎ...

 

내가 그랬다.

아들이 사다 놓은 스테이크로 귀가 후 미역국을 끓일 거라고 ~

 

남편은 또 스티브 아저씨께서 오시면

꼭 식사라도 하시라고 돈을 담아 드리라고도 당부를 했다.

 

그런데 퇴근 무렵부터 잠시 괜찮았던 머리가

이번에는 반으로 갈라서 왼쪽으로만 두통이 왔다.

누가 보면 꼭 꾀병처럼 말이다.

 

집 도착 후 빨리 식사를 하고 누우려고 했더니

남편이 고깃국에 라면을 끓여 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고

끓여 온 라면이 너무 많아서 3

분의 1은 남편에게 덜어 주었다.

 

엄마가 막 집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울 아들은 짐에 가려고 도로로 나가려다가 다시 백 업해서

엄마가 현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보다가 차를 출발했다.

 

남편에게 울 아들 귀가하면 저녁을 좀 차려 달라고 했더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자라고 한다.

아들이 먹을 음식들이 집에 무지하게 많다며~

 

한참 자다가 깨어 보니 역시나 시간은 자정이 채 되지 않았다.

잠시 깨어서 뭔가가 필요했는지

내가 부엌에 왔다 갔다 하다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엄마방에 불이 켜진 것을 봤는지

아들이 가만히 엄마 방 도어를 열어 본다.

 

그때가 새벽 1시가 넘어서 놀랐다.

왜 아직 안 자냐고?

아들은 아무리 늦어도 자정이 되기 전에는 늘 잠이 들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오더 하느라 신경을 쓰다 보니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셨고

그래서인지 1시간째 눠 있어도 잠이 안 든다면서

시장해서 우유를 한 잔 마시러 왔다고~

 

우유 말고 엄마가 밥을 비벼 주겠다고~

 

양치하기가 싫어서 우유 마시겠다고~

 

우유나 비빔밥이나 뭐가 틀리냐고? 양치는 또 해야지~

 

스트로로 마시면 된다고~

 

참말로~

 

그러지 말고 비빔밥 맛있게 먹으면

금방 잠이 올 거니까는 엄마말 들으라고~

 

밥 반 주걱에 호박, 가지, 무나물에 오이초조림과

한국산 한우고추장 반 스푼, 참기름 한 스푼,

막 궈 낸 에그 프라이를 넣어서 해 주었더니

그릇을 내어 놓으려고 부엌으로 왔다가

엄마방문을 열고 이렇게 말을 했다.

 

"엄마 너무 맛있어요."

 

지금은 남편도 아들도 다 코하고 자는지 집 안이 조용하다.

나도 빨리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