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무렵에 베드에 들었다가
오전 7시 무렵에 잠에서 깼는데 두통이 심하게 왔다.
그 와중에도 시장기가 든다는 게 신기했다.
부엌으로 나가 뚝배기에 우족탕이 있어서 덥히려고 했더니
남편이 그곳에 있다가 물었다.
아침 식사를 할 거냐고~
예스
내가 차려 줄게, 그런데 왜 하필이면 우족탕을 먹으려 하냐고?
머리가 너무 아프니 말 시키지 말고
차려 주고 싶은 것 아무거나 차려 달라고~
잠시 후 우족탕에 김치랑 밥을 차려서 가져다주었다.
얼마 후 어제 군 아들표 쿠키랑 커피도 가져다주었다.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커피랑 아들표 쿠키이었는데도
내 몸이 아프니 보기도 싫었다.
어젯밤 맘으로는 일찍 출근 준비를 하고 빨리 출근해서
스토어일을 시작해야지 이었는데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람뿐이었는지
도저히 움직이기도 힘이 들어서
대충 양치 후 다시 자리에 눠야 했다.
그 와중에도
왜 평상시 안 아프던 머리가
오늘 갑자기 아플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혹시 엊저녁 잘 때 머리 쪽은 베개를 베고
몸 쪽만 너무 따뜻하게 했나 싶어 베개 없이 눠 봤다.
그리고 깜빡했나 보다.
알람은 9시에 해 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잠에서 다시 깬 시간은
오전 11시 하고도 15분이나 지나 있었다.
다행히 아팠던 머리는 푹 자고 일어나서 인지
우선해 있었다.
바로 샤워룸으로 들어가 잠을 깨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려서 받아 보니 남편이었다.
아무래도 아내의 상태가 심각해 보이고
남편의 생각에도 날이 날 인지라
아내 대신에 스토어에 출근해 있었던 것이다.
아들과 통화를 해 보라고 바꿔 주었다.
아들 왈,
집으로 3번, 셀폰으로 5번을 했고
집 카메라를 통해서도 엄마를 계속 불렀어도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고~
내 셀폰은 소리를 죽여 놨다가 샤워룸 들어가기 직전에
그것을 발견을 하고 켜 놨기에 이해가 되고
집 폰은 아들 방에만 설치가 되어 있어서
거리가 서로 꽤 떨어져 있기에 문을 닫아 놓으면
거의 안 들리니 그러려니 했지만
아들이 엄마 엄마 하고 부르면 복도에서 들리는 소리는
왜 못 들었을까 하고 나도 궁금했다.
아들이 엄마를 찾았던 이유는
뉴 셀폰을 사기 위해서라고 했다.
부자가 오늘부터 시작하는 감사절 세일 기간에
그동안 생각해 놨던 쇼핑을 하느라고 바빠 보였다.
엄마는 장사가 바쁠까 봐 걱정이 되어
샤워로 잠을 깨고 있는데
울 아들은 가족들 뉴 셀폰과
그동안 낡아진 자기 것과 엄마 컴퓨터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가 오더를 하느라고
신경이 쓰였나 보다.
스토어는 바쁘냐고?
아니라고~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스토어로 향했고
울 남편은 나 도착할 오후 1시 무렵까지 그곳에 있었다.
엄마가 도착하자 아들은 아빠가 원한다며 맥 버거를 사 왔고
엄마 것도 사 왔길래 마침 시장기가 들어서 먹었고
나의 도시락으로 가져갔던 호박나물과 콜슬로는
다시 집으로 가져왔다.
어제 배달한다는 막내 올케가 나에게 보낸 감사절 선물이
오늘 다시 배달이 되었다.
선물은 프로폴리스가 섞인 꿀 한 병과 목 상태가 안 좋을 때
목 안에 뿌리는 프로폴리스가 함유된 스프레이라고 한다.
동생이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서 사용해 보니 좋다면서 보낸 것이다.
고마웠다.
그런데 일기를 쓰면서 생각하니
잘 받았다는 인사를 잊고 있었다. ㅜㅜ...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직접 사용해 보고 내가 좋은 것을 하지
잘 사용하지도 않은 아무거나는 잘 안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각자의 취향이 틀리기에
때로는 정성껏 건네준 선물이
안 준 것 만도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물은 고르기도 힘들고 서로 주고받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동생내외를 챙기지만
울 막내 올케도 특별한 날은 잊지 않고 정성이 담긴 선물을
울 가족에게 보내고 있어서 늘 대견하고 고마운 맘으로 받는다.
낼은 잊지 않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
오늘도 어찌어찌 잘 보냈다.
장사는 불경기가 10년도 넘게 이어져 오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는 안 했지만
아직도 내 몸이 기억하는 너무 바빴을 때
몸에 익혀진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하기에
오늘도 스토어에서 움직이면서 나 혼자 생각을 했다.
평상시처럼 그렇게 생각을 하면 될 텐데
왜 아직도 감사절 다음 날인 오늘과 낼은
늘 긴장을 할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맘먹었다.
낼은 편안한 맘으로 출근을 하자고~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필리핀미국인 여 고객이 쇼핑을 왔다.
기르던 개가 이층에서 그녀를 밀어 버려서 허리를 다쳤다며
워커용 쇼핑카트를 밀고 왔다.
허리 수술을 두 번 했는데 아직도 완치가 안 되어서
한 번 더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큰 병원에서 못 고친 증상을 한국미국인 닥터가 수술 후
증상을 많이 호전시켜 주었다고~
또 오랜만에 오스틴에서 단골 도매고객 부부도 다녀갔다.
오후에 고객 테리도 보였다.
남편은 나 출근 후 버거만 먹고 바로 퇴근을 하면서
자기가 샘스에서 돼지고기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일 거라고 해서
당신이 하면 맛이 없으니 하지 말라고 했더니 남편이 그런다.
그래도 울 아들은 아빠가 한 김치찌개를 엄청 좋아한다고~ ㅎㅎ...
내가 그랬다.
아들이 사다 놓은 스테이크로 귀가 후 미역국을 끓일 거라고 ~
남편은 또 스티브 아저씨께서 오시면
꼭 식사라도 하시라고 돈을 담아 드리라고도 당부를 했다.
그런데 퇴근 무렵부터 잠시 괜찮았던 머리가
이번에는 반으로 갈라서 왼쪽으로만 두통이 왔다.
누가 보면 꼭 꾀병처럼 말이다.
집 도착 후 빨리 식사를 하고 누우려고 했더니
남편이 고깃국에 라면을 끓여 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고
끓여 온 라면이 너무 많아서 3
분의 1은 남편에게 덜어 주었다.
엄마가 막 집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울 아들은 짐에 가려고 도로로 나가려다가 다시 백 업해서
엄마가 현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보다가 차를 출발했다.
남편에게 울 아들 귀가하면 저녁을 좀 차려 달라고 했더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자라고 한다.
아들이 먹을 음식들이 집에 무지하게 많다며~
한참 자다가 깨어 보니 역시나 시간은 자정이 채 되지 않았다.
잠시 깨어서 뭔가가 필요했는지
내가 부엌에 왔다 갔다 하다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엄마방에 불이 켜진 것을 봤는지
아들이 가만히 엄마 방 도어를 열어 본다.
그때가 새벽 1시가 넘어서 놀랐다.
왜 아직 안 자냐고?
아들은 아무리 늦어도 자정이 되기 전에는 늘 잠이 들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오더 하느라 신경을 쓰다 보니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셨고
그래서인지 1시간째 눠 있어도 잠이 안 든다면서
시장해서 우유를 한 잔 마시러 왔다고~
우유 말고 엄마가 밥을 비벼 주겠다고~
양치하기가 싫어서 우유 마시겠다고~
우유나 비빔밥이나 뭐가 틀리냐고? 양치는 또 해야지~
스트로로 마시면 된다고~
참말로~
그러지 말고 비빔밥 맛있게 먹으면
금방 잠이 올 거니까는 엄마말 들으라고~
밥 반 주걱에 호박, 가지, 무나물에 오이초조림과
한국산 한우고추장 반 스푼, 참기름 한 스푼,
막 궈 낸 에그 프라이를 넣어서 해 주었더니
그릇을 내어 놓으려고 부엌으로 왔다가
엄마방문을 열고 이렇게 말을 했다.
"엄마 너무 맛있어요."
지금은 남편도 아들도 다 코하고 자는지 집 안이 조용하다.
나도 빨리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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