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다 / 변애선 첫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기준은 무엇일까. 미칠 것만 같은 그리움의 척도일까. 사랑을 잃고 난 이후 죽을 것만 같았던 통증의 강도인가. 그 존재의 부재가 주는 하염없는 외로움일까. 평생 잊지 못하는 안타까움인가. 나에게는 그것이 참을 수 없는 마려움이었다. 터질 것만 같은 상태로 차마 부끄러워서 말을 하지 못한 채 몸부림을 치는 고통.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겨울방학, 그토록 흠모하고 사모하였던 사람과 만날 약속을 정했다. 그때는 이메일이 없었으니 분홍편지지에 푸른 잉크로 그리운 마음을 소나기처럼 적어서 보내는 나의 집요함에 그 사람도 더는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 시절은 매 순간 그 사람을 먼빛으로나마 스치기라도 해보려는 심정으로 살았으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