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귀가 시에 나도 집 차고문 입구 기둥에 내 차를 긁히는 사고를 내서 속이 상했는데 다음의 뉴스에서 속보가 뜨고 181명에서 현재 생존자 2명 구했다고 나와 여기저기 서치를 해 봤다. 뭔 일로 내 고향 가까운 곳에서 그런 사고가 났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엊저녁만 하더라도 자세한 소식을 접하기가 어려웠는데 오늘 기상을 하니 179명 사망이라는 뉴스를 보고는 맘이 엄청 쓰리고 아팠다. ㅜㅜ...
세상에나 아까운 농사 천재들, 아까운 대학 입학을 앞둔 젊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아까운 3살 아기, 아까운 대학교수이자 의사 남편과 의사 부인, 아까운 한 청년의 엄마와 그녀의 자매들, 처음 가 본 해외여행에서 죽음으로 돌아온 돼지 농장 주인이자 착한 처남이기도 했던 중년의 남자 등등... 너무나 속이 상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가슴이 쓰리고 깊게 생각할수록 눈물이 난다.
엄마랑 이모들이 해외에서 돌아오니 기쁜 맘으로 마중을 나왔던 20대 아들은 공항에서 얼마나 그 순간 황당하고 슬펐을까? 내년부터는 넓은 논 밭을 일구고 손보던 주인공들이 이제 하늘에 별이 되고 말았으니 누가 주인을 잃은 땅들에 정성과 온기를 쏟을 까? 아직 오십 세도 안 된 그 의사 부부는 의사공부 인턴, 레지던트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 텐데~ 아이고 어쩌꺼나, 또한 내년에 대학 신입생이 될 꿈에 부풀어 있을 고등 졸업반 학생들은 아직 꿈도 펼쳐 보지 못하고 너무 빨리 떠나 버렸으니 그 아까운 젊은 인재들이 내가 생각해도 너무 아까운데 그 젊디 젊은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은 또 어찌 그들의 남은 생을 버티어 내실지 참말로 기가 막힌다. ㅜㅜㅜㅜㅜ...
세상 사람들은 그런다. 자기 목숨 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을 잃었어도 살아있는 사람은 다 살기 마련이라고? 또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시간이 해결을 해 줄 것이라고!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 어떤 것도 이번 비행기 사고를 당한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단지 현재에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로 정부나 그 비행기 사고를 처리해야 하는 책임자들은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위로를 해 주길 바라는 맘이다.
나의 오늘은 오전 6시 무렵부터 이었나 보다. 아이패드로 유튜브에서 어제 사고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듣고자 했다. 그리고 내 방에서 10시 45분까지 머물렀다. 그 사이 남편이 요플레에 건포도를 섞어서 가져다주었고 에그 프라이 하나와 커피 한 잔 그리고 사과주스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엄마가 아직 방에서 주말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아들이 엄마 침대로 와서 잠을 깨느라 눕길래 어제 등허리가 아프다고 한 곳을 마사지해 주었더니 아들이 결혼도 안 하고 엄마의 마사지를 받는다고 스스로가 유머어를 곁들여 한탄을 하며 누워 있으니까 또 잠이 드려고 한다면서 운동을 간다고 일어났다.
운동하고 오면 엄마가 돼지갈비찜을 해 놓겠다고 했더니 안 해 주셔도 되니 푹 쉬시라고 한다. 그래도 난 울 집 부자가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내가 침대에서 자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 그래서 오전 10시 45분에 부엌으로 나가 점심 식사 준비를 시작했고 식사가 레디가 된 시간은 오후 1시 20분이었다.
어제 마트에 가지 않았어도 지난주 봐 놨던 음식 재료들이 있었다. 돼지갈비는 이미 초벌 손질을 해 놨기에 만들기가 너무 어렵지 않았다. 단지 자주 하는 음식이 아니라서 갈비찜 양념의 양이 늘 헷갈려서 엄마의 손맛의 레시피를 참조했다.
조근조근 한 남도 억양으로 말씀을 하시는 게 내 귀에 쏙쏙 잘 들어오고 또 다변(多辯)이 아닌 꼭 필요한 만큼만의 말씀으로 설명을 해 주시는 게 좋아서 내가 엄손을 자주 찾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손질해서 냉동시켜 놨던 오징어와 새우도 삶았고 호박이 있었다면 된장찌개를 끓였을 텐데 지난번 애호박 두 개에 5불이 넘어가서 비싸서 사지 않았다. 그래서 남아 있던 김치찜에 육수를 부어서 파를 듬뿍 넣고 한 번 더 끓여서 냈다.
울 아들은 다시 먹은 김치찜도 맛이 있다며 잘 먹었고 남편은 돼지갈비로 유명해서 항상 바글바글했던 신라스테이호텔 부근의 식당의 돼지갈비 보다 맛있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가지가 두 개가 있어서 가지나물을 했고 꽤 큰 무 반 개가 남아서 무생체도 했고 오이 한 개와 부추 한주먹으로 부추오이김치로 만들었다. 지난주에 부추는 간장양념을 했는데 오늘은 김치양념으로 했다. 나름 간이 잘 되어 다음 주 내내 잘 먹을 것 같다.
그런데 위 세 가지는 젤 먼저 해서 싱크대 저쪽에 올려놓고 막상 상을 차릴 때는 안 놨다가 식사가 시작되었을 때야 발견하고 상에 올렸다. 침해인가? 아니면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경황이 없어서 그랬을까? 나도 헷갈린다. ㅜㅜ...
아직 냉장고 안에 숙주와 콩나물도 한 포씩 남았고 유초이도 한 단이 남아 있어서 저녁에 음식으로 만들어 놔야지 했는데 막상 저녁이 되니 피곤해서 콩나물과 숙주는 하지 못하고 유초이김치만 하게 되었다.
유초이김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돼지갈비찜을 하려고 배와 양파를 각각 반 개씩 넣고 믹서에 갈았는데 엄손께서 그것을 망에 거르라고 하셨다. 그래야지 돼지갈비찜의 맛이 깨끗하고 나온다고~
그런데 망에 걸러진 남은 것이 아까웠다. 그래서 그 남은 것에 액젓과 밥 반 주걱, 샐러드 할 때 나온 사과와 배껍질, 마늘 생강을 넣고 함께 갈아 유초이 4분의 3단으로 김치를 담갔다.
유초이 한 단을 다 김치로 담그려고 하다가 갑자기 유초이 된장초무침이 생각이 나서 일부는 남겼다. 유초이는 신문지 4장에 싸서 보관을 했더니 아직도 싱싱 그 자체이었다.
울 남편이 아침 식사로 궈 놨는지 소시지 2토막이 있어서 그중에 한 토막은 나 저녁 식사로 먹었다. 그리고 유초이김치가 너무 내 입에 잘 맞아서 김치를 담근 후에 바로 나의 저녁 식사 찬으로 먹었다.
내가 빈 접시를 내어 놓으러 부엌으로 나갔더니 울 아들은 돼지갈비찜 남은 몇 조각에 국물도 맛이 있다며 그것으로만 식사를 하고 있길래 엄마가 방금 먹었는데 넘 맛이 있다고 유초이김치를 상에 놔주었는데 먹었을까? 안 먹었을까? 글쎄다.
무안의 공항에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 중에는 기절까지 해서 실려 나간 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지구 반대편에 사는 나는 또 살겠다고 이렇게 아침 점심 저녁 식사까지 잘 챙겨 먹고 있으니 이 상황은 참말로 웃픈 세상 속의 인간들인 우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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