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깼다.
주말 드라마를 보고 싶었는데 아직 올라오지 않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 불후의 명곡을 보았다.
소향 씨도 나오고 안성훈 씨도 나오고 수학강사라는 분도 나왔다.
수학강사의 이름이 울 부친의 성함과 같은 승제이었다.
난 그나마 알고 있던 한문을 미국에 사는 40년 동안에 다 잊었는지
작년에 거소증을 신청하기 위해 내 이름을 한문으로 쓰라고 했는데
얼른 기억이 안 나려고 해서 나 스스로가 놀랐다. (담당관 앞에서 잘 모르겠다고 해 놓고는 막상 써 보니 한 번만에 맞게 쓸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울 부친의 성함은 아직도 한문으로 쓸 것 같다. (이 문장을 써 놓고 내가 정말 쓸 수 있을까? 하고 펜을 꺼내서 막상 써 보려고 했더니 머릿속에서는 빙빙 도는데 잘 안 써져서 세상에나 흐르는 세월이 이렇게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ㅜㅜ... 울 엄마 이름도 한자로 한국에서는 잘 썼다. 첫 글자 박과 마지막 아들 자는 쉬운데 가운데 글은 꽤 복잡하고 어려워도 잘 썼는데 오늘은 전혀 생각이 안 난다. 갑자기 내 고친 숙이가 한문교사를 하다가 은퇴를 했는데 그 친구가 부러워 지려하고 울 셋째 언니의 안사돈댁은 남편이 초등교사로 은퇴를 했는데 남편에게 뭔지는 모르는데 한이 맺혀 나이 60이 넘어서 이를 갈고 공부를 해서 한문 자격증을 1급인지? 2급인지?를 땄다고 한다. 오늘만큼은 한문 잘 쓰는 이들이 부러워지려고 한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식당에 언젠가 현이언니랑 함께
식사를 하로 갔는데 그 식당 곁에 있는 한의원 간판에 적힌
한의원의 상호가 건널 제 濟가 들어 있었다.
현이 언니가 뜬금없이 저기 간판에 적힌 두 번째 한자가 뭐냐고?
나에게 물어서 자신 있게 가르쳐 드렸다.
왜냐면 내가 너무나 잘 아는 단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단어가 잘 써지지가 않는다. ㅜㅜ...
급 발전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그렇잖아도 모르는 게 많은데
배워 알고 있는 것들 마저도 잊히고 있다 생각하니
점점 나이 들어가고 무식해지고 있는 나 자신 때문에
갑자기 급 우울해지려고 한다.
지난주엔가 라면 먹방을 보다가 급 라면이 당겨서 반 개를 먹었고 오늘 새벽에 시장해서 남은 반 개를 먹었다. 라면 밑에 현이언니표 깍두기 몇 조각과 남편표 멸치 볶음 한 젓가락이 깔려 있다.
어느새 아침 9시다.
이제부터 출근 준비를 한다고 해도
스토어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보다는 늦을 것 같다.
오늘을 마치고 또 저녁에 다시 나의 일기장에 들어올 것이다.
~~~~~~~~~~~~~~~~~~~~~~~~~~~~~~~~~~
스토어에도 몰 안에도 종일 정말 고객이 없었다.
예전에는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꽤 바빴다.
크리스마스 선물 대신 받은 돈으로 쇼핑을 나온 젊은 여학생들,
뉴 이어 파티에 착용할 주얼리를 사로 온 아줌마들 등등~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지금 곁에 틀어 놓은 유튜브에서는
한국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꽤 오래된 식당들 마저도
폐업을 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자영업자들이
갑자기 짠해지려고 한다.
퇴근길 귀가를 하면서 머릿속이 조금 복잡했다.
하이디에게 들를까 말까 하고?
또 고양이 밥을 주로 갔을까?
라면 1박스는 트렁크에 실어져 있는데
냉동만두와 미역국을 가져가려면 집에 들렀다 가야 되는데
이럴까 저럴까?
계속 생각하면서 운전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 뉴 셀폰의 배터리가 돌아가시기 1보 직전이었다.
아직 퇴근 전에 그것을 발견을 하고
아들에게 부러 전화를 해서 뉴 폰 차저가 있냐고 물었고
아들 왈,
차저가 꼽는 게 아니고 눕혀서 하는 차저는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 셀폰을 그곳에 눕혀 놓고
30분 뒤에 퇴근하려고 보니 차지가 거의 되지 않아 있었다.
더구나 일을 하다 보면
공용화장실까지 가는 시간이 아까워
평상시 같으면 두세 번 가야 할 것도
자주 안 가고 있다 보니 소변도 급했다.
그래서 맘으로 결정을 하기를 일단 집에 들러서
급한 것부터 해결을 하고 가자 이었다.
집 앞으로 왔고 어차피 또 밖으로 나와야 하면
바깥보다는 차고 안에다 파킹을 하는 게 안전할 것 같았다.
또한 성질 급한 남편에게 전화를 하느니
아들이 짐에 가서 마침 차고 자리도 비었으니
안에 파킹을 하자 하는 맘이 되었다.
그라지 도어를 열고 차가 차고 안으로 반 정도 들어왔는데
갑자기 기분 나쁜 지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 이게 뭔 소리일까?
어쩌면 차가 긁히는 소리이었지 싶어서
다시 차를 밖으로 뺀 후에 각도 조절을 다시 해서
차고 안으로 들어와 불을 켜고 봤더니만
뒷바퀴 위쪽 차 바디가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질 정도로
오그라져 있었다.ㅜㅜ...
집 안으로 들어가니 남편이 왜 전화 안 했냐고 물었다.
소변이 급해서 차고로 들어왔다고 했고
하이디 소리는 꺼내지도 못했다.
만약에 하이디 이름을 꺼냈다면 두고두고
남편의 입에서 그녀의 이름이 오르내릴 것 같아서
그곳에 가려고 안에 파킹했다는 소리도 못했으니
가고자 했던 계획도 물 건너가 버린 것이다. ㅜㅜ...
어쩌다 그런 사고를 냈을까 하고 가만 생각하니
지난 수년 동안 밤 중에는 단 한 번도
차고 안에 파킹을 하지 않다 보니 감각도 둔 해져 있었을 것이고
내 몸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 더 피곤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을 해 볼 수 있었다.
다음 속보에 무안공항 비행기 사고 소식이 보여서 놀랐고
가능하면 많은 인원이 구출되기를 바라는 맘이 되어 본
토요일 저녁 시간이었다.
'2024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12.30.2024. 왜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함께 할까? (0) | 2025.01.01 |
---|---|
일.12.29.2024. 무안 비행기 사고가 미국에서도 탑 뉴스라고 한다. ㅜㅜ... (0) | 2024.12.30 |
금.12.27.2024. 오늘도 열심한 하루를 보냈다. (0) | 2024.12.28 |
목.12.26.2024.출근길 하늘이 흐리더니만 오후에 엄청난 비가 내렸다. (0) | 2024.12.27 |
수.12.25.2024. 크리스마스인 오늘은 종일 푹 쉬었다. (0) | 2024.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