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해서 부엌으로 나갔더니 남편이 빵을 해 줄까? 하고 물어서
미역국에 밥을 먹겠다고 했다.
미역국이 유난히 맛있게 끓여져서 잘 먹고 통 3개에 나눠 담았다.
하이디에게도 한 통 나눠 주려고 한다.
하이디는 어제 딸 집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고
오늘 일찍 귀가한다고 했다.
사실은 어제 마침 퇴근도 평상시 보다 1시간 빨리 했기에
퇴근하다가 잠깐 하이디에게 들르려고 했었다.
월요일 에치 마트에 들렀을 때
신라면 16포짜리 18.99 가격이 11.49로 세일이 나왔길래
하이디 생각하고 사놨었다.
그래서 라면, 미역국, 냉동만두를 가져다줄까 했는데
하필이면 또 내 맘이 동하는 날은 하이디는 집에 없는 날이라서
참 그녀와 나는 시간의 코드가 잘 안 맞는다 하고
속으로만 생각했었다.
지난번 진라면을 두 박스 사서
나 한 박스, 하이디 한 박스 그렇게 가졌는데
나는 3-4포 정도 먹고 아직 그대로인데
하이디는 벌써 다 먹었다고 했기 때문에
라면이 세일로 나오니 하이디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러자 며칠 전 하이디랑 통화 중에 별로 할 이야기도 없어서
그녀의 이웃의 안부를 물었다.
로맨스 스캠을 당한 백 아줌마와 월남인 부부와도 아직 교류를 하냐고?
하이디 왈,
로맨스 스캠 이웃은 요새는 거의 얼굴도 볼 기회가 없고 월남인 젊은 이웃 여자는 자기의 잔디 깎는 기계인 론 모어(lawn mower)를 최근에 3번씩이나 빌려 갔다며 자기는 과부고 남편도 없는데 만약에 기계가 고장이 나면 그녀는 남편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자기는 어떻게 하냐면서? 더구나 그녀가 잔디를 깎을 때 엄청 큰 소리가 잔디 기계에서 나서 순간 고장이 났을까 봐 염려가 되었고 또 잔디 기계에 달린 잔디 찌꺼기가 담긴 망조차도 클린을 안 하고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참말로~ 어떻게 그런 인성을 가진 이가 있을까?
하이디가 너무 순하니 바보로 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 남편도 3-4달 전에 잔디를 깎고 있는데 생전 보지도 못한 흑 남이 자기가 저기 보이는 빨간 이층 집에 새로 이사 온 이웃인데 론 모어를 빌려줄 수 있냐고 해서 한 마디로 노~ 했다고 한다.)
나 왈,
왜 첨부터 노 하지 않았냐고? 경우에 따라서 한 번까지는 가능하다고 하자고~ 그렇지만 어떻게 3번씩이나 빌려 가냐고? 더구나 기계가 절로 가는 것도 아니고 가스도 필요할 텐데 맨입으로 그렇게 남의 것을 계속 빌려 사용할 수가 있냐고? 그것은 네가 과부인 것 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상대의 인성에 관한 것이라고~
하이디는 그것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서 혼자 울었다고 했다.
하이디 딸도 엄마에게 그 사연을 듣고 스트레스받았다고 한다.
내가 꽤 오래 세상을 살다 보니 함께 사는 세상에서
상대를 해야 하는 인간들이 모두가 장점만 가진 게 아니다.
인간들 모두에게 장단점이 있고
나 역시도 내가 아는 단점도,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단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로 교류를 하려면
서로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해 주고
헤어지기 싫으면 서로 맞추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그도 저도 싫으면 더 이상 안 보고 사는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ㅜㅜ...
그 월남미국인부부는 3-4년 전에 하이디네 이웃으로 이사를 왔는데
아직 어린 초등생 자식이 있다는 걸 보면 젊은 여이지 싶었다.
한동안 하이디가 그 이웃 여랑 친하게 지내는 듯 보였다.
월남 부부는 휴스턴 어디선가 월남식당을 한다고 했고
또 처음 몇 번은 집에 들른 하이디에게
월남국수도 대접을 했었나 보다.
아마도 하이디 생각에 그녀가 아시안이다 보니
한국 친구인 나와 동급으로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그녀가 한국 친구를 방문할 때마다 한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이웃인 아시안 그녀에게서도
어쩌면 새로운 월남음식을 자주 먹을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를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좀 달랐나 보다.
처음에는 흥분해서 그녀 이야기를 몇 번 하더니만
어느 날 조용해졌다.
원래 하이디는 남의 흉은 별로 안 보는 사람이다.
그런데 작년에 나에게 그랬다.
이웃 월남인 남편이 핸디맨이라 그이네 식당의 냉장고나 에어컨 등등의 전자제품은 다 직접 고치는 사람이라고 들어서 작년에 하이디 네 냉장고가 주말에 급 고장이 나서 잠깐 와서 봐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바쁘다고 거절을 했다고~
그러면서 왈, 그녀 가족이 베트남에 갔을 때 자기가 그 집에 매일 다니면서 야드에 물도 주고 멜도 꺼내 주고 또 가끔씩 그녀의 어린 아들이 베비시터가 필요할 때 집에 데려와서 봐 주기도 하고 했는데 하며~ 섭섭해했다.
그 후 더 이상 그녀의 월남인 이웃에 대해서는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또 이번에는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ㅜ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자자 댁 집 안의 불빛도 어둡고 안경을 안 낀 내 눈도 어두워서 나는 위 음식이 대충 봤을 때는 피코 데 가요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이웃 미스 네리나가 피코가 아니라면서 자기가 만들었는데 정말 맛이 있다면서 나눠 주어서 가져왔는데 대체나 일요일 저녁에 크래커에 올려 먹었더니 맛이 있어서 꽤 많은 양을 나 혼자 다 먹었다. 이름을 가르쳐 주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난 토마토 종류는 다 싫어하는데도 안에 든 차가운 치즈랑 꽤 조화롭게 어울려 먹을만해서 다음에 만나면 레시피를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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