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일.12.22.2024. 오늘은 울 아들 생일이다.

wild rose* 2024. 12. 23. 05:31

오늘은 울 아들 진짜 생일이다. 어찌하다 보니 아들 생일을 5개월 뒤로 올리게 되었다. 이유는? 나도 왜 그랬는지 지금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른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 프리 케이에 막 입학을 할 때 출생신고서와 미영주권과 생년월일이 달라서 문제가 될 뻔했는데 당시 한국미국인 울 가족의 가정의가 당시 학교 입학 담당자에게 설명을 잘해 주어서 무사히 넘어간 기억이 새삼 떠 오른다.(굳이 안 가져가도 될 텐데 또 착실하게 입학식날 병원에서 준 출생신고서까지 챙겨 갔다가 그런 탈이 났었다)

 

울 아들은 어느 해 하얀 눈이 펄펄 내리던 12월 22일 저녁 9시 45분에 태어났다. 이른 새벽 4시부터 진통이 오기 시작해서 종일 배가 아팠는데 산모는 잠을 못 자니 너무 졸렸고 잠깐 통증이 없을 때 깜빡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아이의 심장 소리가 불규칙해진다고 해서 급하게 제왕절개술을 받고 태어났다.

 

울 아들이 대학생이던 어느 날 그랬다. 우리 집은 가족사진이 없다고~ 다른 이들 집에 가면 가족사진을 찍어 리빙룸에 붙여 놓았던데 울 가족은 그렇지 않다고~ 엄마가 대답을 했다. 한 번 날 받아서 사진관에 가서 찍자고~ 그 후에도 2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사진관에를 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울 아들 생일에는 꼭 케이크를 앞에 놓고 어려서부터 사진을 늘 찍어 주었다. 단지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 뿐이지 아빠, 엄마, 아들 생일에는 꼭 같은 장소인 부엌 테이블에 놓인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함께 찍은 사진들은 꽤 된다.

 

사진관에 가서 찍지 않은 이유는 굳이 그런 사진이 필요할까 싶어서 이고 또 사진관을 갈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차라리 쉬고 싶어서가 아닐까 할 만큼 바쁘게 살아왔을 거란 짐작을 해본다.

 

갑자기 나 고교 시절이 떠 오른다. 당시 내가 다니던 K 여고 옆 사진관에 가면 울 가족사진이 사진관 카운터 테이블 유리 밑에 놓여 있었다. 울 남편은 연평도에서 하사관 시절 근무할 때 그곳의 사진관 밖의 진열대 위에 자기 사진이 진열되어 있었다고 한다.ㅎㅎ~

 

일요일 점심, 저녁까지 다 챙겨 먹은 후 아들 생일 사진을 찍자고 해서 아빠 엄마 아들 세상에서 젤 편한 옷차림으로 있다가 잠옷 비슷하게 생긴 옷을 입고는 사진을 찍기가 좀 그래서 외출복으로 급하게 갈아입고 사진을 몇 장 찍고 생일 노래를 부른 후 급하게 또 옷을 벗어던졌다.

 

다행히 목욕은 다들 한 상태라서 얼굴이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게 나와서 다행이다. 워낙에 세 식구만 살다가 보니 다들 편한 차림이라서 가끔씩 옆 집에 막 한 음식을 나눠주고 싶어도 외출복으로 바꿔 입기 싫어서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ㅜㅜ

 

울 아들은 오전에 짐에 가서 운동을 하고 왔고 아빠는 종일 아빠대로 뭔가를 했을 것이고 엄마는 오전 9시 기상해서 아침 먹고 주말 드라마까지 보고 방에서 게으르다가 오전 11시 무렵에 부엌으로 나가 점심을 차려서 먹으려고 보니 오후 1시 30분이었다.

 

돼지수육과 부추초간장양념이 매치가 잘 된다면서 남편과 아들이 잘 먹었다.

오랜만에 상을 차려 놓고 보니 어째 상차림이 허전해서 왜 그러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울 남편이 한국에 갔을 때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하는 식당은 없었다며 말로 칭찬을 해 주어서 울 집 부자가 식사를 맛있게 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서 다행이다 했다.

난 급하게 요리하느라 어질러진 것들을 치우고 울 남편의 식사가 끝난 후에야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급하게 무생채를 하고 돼지삼겹살 큰 한 덩이로 김치찜을 했다.

 

 

김치찜에 김치를 조금 덜 넣었으면 좋았을 것을 4분의 1 포기 짜리로 나눠진 것 3 포기를 넣었더니 고기에 비해서 김치양이 너무 많았고 또 컬러를 예쁘게 하려고 고추장 한 스푼과 고춧가루를 더 넣었더니 내 입에는 짜고 매웠다. 그래서 남은 것은 육수를 더 붓고 싱겁게 다시 끓여 놨다. 그래도 울 아들은 맛있게 잘 먹었다.

 

 

새우젓을 무치고 샐러드 대신에 상추로 쌈을 해 먹으라고 쌈장도 막 양념을 했다.

 

 

상차림이 허전해서 남편표 멸치볶음도 보이길래 나중에 상에 놨다.

 

 

오이와 딸기를 넣으면 샐러드가 더 보기가 좋았을 텐데 급하게 하다 보니 미처 넣지를 못했다. 사과 배 삶은 계란 3개, 터키햄 5장, 블랙베리 이렇게 넣고 만들었다.

 

어제 미스 자자집에서 가져온 달달한 후식도 맛이 있다고 남편이 잘 먹었다. 원래 울 남편 가족들 그러니까는 시댁 식구들이 다른 집 음식은 절대 안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남편도 그런 편이고 울 아들도 그런 면에서는 엄마를 안 닮고 아빠를 닮았다. 그런데 나랑 결혼 후부터는 아주 가끔씩 예외가 있다.

 

 

점심 후에 곁에 있던 시금치 한 단을 다 무쳤다. 브로콜리도 남은 것을 데쳐놨다. 냉동실에 들어가면 더 영양가가 올라가는 것 중에 시금치와 브로콜리가 있다고 해서 냉동실에 넣어 볼까 하고 삶고, 데쳤는데 얼렸다가 녹인 후 또 어찌 양념을 할까 생각하니 골치가 아프려고 해서 바로 시금치 양념을 해서 이번주 도시락찬으로 싸 가기로 했다.

 

 

점심 식사 후에 배추 3단 간을 해 놓고 김치소스를 만들어 놨다.

 

 

아직 김치가 남아 있어서 작은 사이즈 통으로 옮기고 큰 김치통은 깨끗하게 씻어 놨다. 김치는 자정이 넘었어도 전혀 간기가 보이지 않아서 어차피 오늘은 불가능하고 내일 담가야 할 것 같다.

 

점심 식사 후에야 아직 손질이 안 된 물오징어 2마리와 큰 새우 십여 마리를 냉장고 안에서 발견을 했다. 토요일 손질해서 일요일 식탁에 올리려고 했었는데 아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쩐지 식탁이 허전하다 했던 느낌이 그래서 이었나 보다. ㅜㅜ...

 

발견 후 바로 오징어 2마리 껍질을 벗겨서 머리와 다리는 찌개용으로 따로 담고 몸통은 다음 주에 숙회로 올리려고 냉동실에 넣었다. 새우 역시도 머리와 내장을 뺀 후 냉동을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