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었고 월요병이 있는 나는 겨우 출근을 했다.
나 출근하니 오늘 나갈 소포는 이미 다 나가 버렸다고 한다. 사실 스토어 앞에 길 공사만 아니면 우체국까지 거리는 편도 5분도 채 안 걸린다.
신호등 2개만 지나면 되는 지척인데 길 공사 중이라 길 4개가 2개로 줄어들다 보니 트래픽 때문에 우체국에 하루에 두 번은 가기가 힘든 요즈음이다.
그래서 다이나에게 보낼 소포는 오늘 포장해서 내일 보내기로 했다.
캘리의 막내 동생에게도 보내야 할 것이 있는데도 너무 바쁜 아들에게 뭘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나도 모르게 눈치가 보여서 자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에 내가 우체국에 들러서 직접 보낸다면 긴 줄을 서야 하고 또 용지에 이것저것 써야 하고 수속이 복잡한데 그렇게 복잡한 과정을 직접 거치면서도 지난 30년 이상을 그런 것들을 다 처리해 내며 낯선 미국에서 잘 살아낸 내가 오늘따라 갑자기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가여워진다.
암 껏도 모르면서 개척자 정신으로 살아온 나의 미이민 생활 40년 동안의 오래된 기억이 갑자기 슬픈 추억이 되어 나의 뇌리에 빠르게 뒤로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흠~
울 아들은 온라인상으로 보낼 멜을 다 처리할 수가 있고 우체부한테 건네 주기만 하면 되니 예전에 비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지만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내가 비록 컴퓨터를 켜고, 끄기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들에게 맘먹고 멜 보내는 과정을 배우기 전에는 아들이 아니면 내가 우체국에 발걸음을 해서 직접 보내야 한다.
오늘은 웬일로 최근 2-3주 동안 정리한 이어링 사진을 찍었다. 그동안 여기저기 알게 모르게 섞여 있어서 나도 어디가 뭐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보기 좋게 찾기 좋게 얼마 큼이라도 정리가 되니 조금은 더 일을 할 맛이 난다.
봉지 안에 들어 있을 때는 잘 안 보이는 부분도 하나씩 꺼내서 샘플을 만들어 놓으면 고객들은 더 확실히 물건을 볼 수가 있으니 좋아한다.
그 샘플을 만드는 일도 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인데 고객들은 샘플로 나와 있는 것을 사 가기를 더 선호한다. 그것은 아마도 자기가 사 갈 물건에 이상이 없는지 이미 고객의 눈으로 확인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후에 올해 들어 첨으로 리에게 내가 직접 전화를 했다. 리에게 몇 번 전화를 받기는 했지만 내가 운전중일 때나 고객이랑 함께 할 때라서 전화받기가 곤란할 상황이라 길게 통화를 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꽤 오래 통화를 했다.
그녀와 통화를 하면 주로 나는 그녀의 사연을 듣는 쪽이다. 그녀는 그동안 못다 한 말을 오늘 나에게 꽤 많이 들려주었는데 그래도 다 듣지를 못했는데 이유는 나의 퇴근 시간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아직 50대인 리도 외모로만 보면 금전적인 불편함이 없이 아주 부한 삶을 살 것 같은데 주님께서는 다 주지는 않으시는지 그녀 나름대로도 이런저런 노력을 하며 열심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자기 엄마를 닮아 외모가 뛰어난 두 딸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 각자의 위치에서 독립해서 잘 살고 있고 리의 남편도 최근에 꽤 높은 봉급을 받는 회사에 이직이 되어 근무를 잘하고 있다고 하니 감사이다.
도시락으로 남편이 사과주스를 블렌더에 갈아서 담아 주었고, 감을 깎아 주었고, 소시지를 찬으로 도시락을 싸 주었지만 아들이 맥치킨너겟이 있다면서 덥혀 주어서 그것 4피스를 먹었더니 시장기를 때우기에는 충분했고 또 도시락은 먹을 시간도 없었다. 감도 몇 조각 집어 먹다가 그대로 다시 가져왔다.
귀가했더니 아들은 짐에 가고 없었고 남편이 문을 열어 주었다. 저녁 식사는 뜨거운 미역국을 더해서 낮에 도시락 가져갔던 것으로 맛있게 먹었다.
울 남편이 현관 밖으로 나와 문을 열어 주면서 아직도 밖에 모기가 있다고 불평을 했다. 12월에 모기가 날아다닌다고~ 혹 내 몸에 모기가 붙어 따라 들어올까 봐 남편에게 나의 등 뒤를 손으로 털어 달라고 했다.
어제, 그제만 하더라도 화씨 60도 중반이고 60도 아래로도 잠시 내려갔던데 오늘 퇴근길은 화씨 74도 정도로 습도까지 느껴져서 나도 운전 중에 에어컨을 틀어야 했다.
울 아들 저녁 식사를 차려 주려고 했더니 아들이 오후 5시에 식사를 해서 별로 시장이라며 혹 먹더라도 자기가 알아서 먹을 테니 엄마는 방에서 편히 쉬시라며 엄마를 방으로 밀어 넣었다.
이른 저녁에는 큰언니께 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 잊어 먹었고 지금은 졸려서 베드에 들어야 할 것 같다.
엊저녁에 하이디랑 통화를 했는데 자기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만 받았다고 했고 12월 17일이 남편의 기일이라서 딸이 토요일에 오리고기와 남편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 왔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아빠 기일에 집으로 올 수 있는지 물었는데 아직 답은 못 받았다고 한다.
하이디가 그랬다.
남편 기일에는 늘 가족이 함께 만나 기도하고 남편과 아빠를 추억하며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며 함께 하는 시간을 지금껏 해 왔는데 올해도 그렇게 보내고 싶다고~
.
하이디 아들이 올해도 아빠의 기일에 꼭 함께 참석해서 지난 1년 동안 하이디 맘에 쌓인 뭔지 모를 불안, 불편함이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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