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수.12.11.2024. 친구 베로가 다녀갔다고 한다.

wild rose* 2024. 12. 12. 14:00

 

느지막하게 출근을 했더니 날 기다리고 있던 것은

커다란 포인세티아가 담긴 화분과

크리스마스 래핑 페퍼로 싸진 선물 박스이었다.

 

 

뭐지? 했더니

아들이 그런다.

베로니카 아줌마가 다녀 가셨다고~

 

놀랐다.

그동안 문득문득 보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온다는 소식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다녀 갔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빨리 출근을 했을 텐데~ 하며

 

선물이 뭔지

카드에 어떤 내용이 적혔는지

읽지도 않은 채

전화부터 연결을 시켰더니 다행히 받았다.

 

그래서 근 30분 넘게 통화를 하며

궁금했던 그동안의 소식을 주고받았다.

 

특히 베로의 아들과 딸 캐티의 소식이 궁금했는데

캐티는 직업이 회계사인데

2년 동안 오스틴에서 친구와 사업을 하다가

막 회계사가 되어 몇 년 근무를 했던

아동 종합병원에서 부탁을 해서

2년 만에 다시 그 병원 회계업무를 맡고 있다고 한다.

 

아들은 메디컬 스쿨을 졸업 후

현재 보스턴에서 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은 대학 다닐 때부터 담당 교수를 도와

연구소의 인턴으로도 일을 했는데

차후 대학에 남기를 희망한다는 소리는 몇 년 전에 들었다.

 

오늘도 베로와 통화를 한 후

하고자 하는 일 몇 가지 하고 나니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 

해가 진 후에 찾아든 어둠과 엄청난 차들이 다니는 프리웨이를

무사히 잘 뚫고 퇴근을 했다.

 

 

베로가 그랬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나에게 방문하고 싶었다고~

그럼 나는 어떻게 베로에게 인사를 하지? 물었더니

나에게 꼭 다시 스탑을 하겠다고~

그녀의 답을 듣고 우리는 통화를 끝냈다.

 

 

똑똑하고 예쁘기까지 한 베로도 은퇴 후 남은 생을

좋아하는 여행도 실컷 하며 아프지 말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맘 속으로 바라보았다.

 

 

부지런한 울 남편은 아침을 못 깨서 빌빌대는 아내를 위해

프렌치토스트를 아침 식사로 만들어 가져다주었고

아내 차에 가솔린이 필요하다며 샘스에서 풀로 채워다 주었고

샘스가 바로 코앞인데 안 들릴 수가 없었는지

소시지를 큰 한 팩을 사 와서

오이랠리시와 머스터드를 얹은 핫독빵 하나를 만들어

점심 도시락으로 싸주고

또 뭔지 모를 새로운 냉동식품을 사 와서

와잎에게 자랑하다가 예쁜 소리를 못 들었다.

 

안 먹어 본 모르는 음식 중에서도

특히 가공 냉동 푸드는 사지 말라고 했지 않냐 공~

 

와잎에게 가끔씩 음식으로 구박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고

와잎의 저녁 식사로 알래스카산 연어를 썰어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다.

 

울 남편은 매사에 도전 정신이 강해서

안 가본 길을 갔다가 생고생한 적도 있고

귀가 얇아 남들의 거짓말도 잘 믿고

음식도 남들이 산다고 따라 사기도 하고

때로는 세일을 해서 싸다고 샀다가 후회한 적도 많다.

 

그렇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분명 있을 텐데

반대의 경우는 기억력이 꽤 우수한 내 기억에

왜 남아 있지 않을까? 흠~ 나도 그게 궁금하다.

흉을 본 대신에 남편의 자랑도 하고 싶은데 말이다.

 

관리 매니저 호세가 오후에 스토어에 들렀기에

달콤한 커피 한 잔이 에너지로 필요한가 싶어

마실래? 물었더니,

활짝 웃으며 예스~ 플리스!라고 답해서

두 잔을 만들어 각각 한 잔씩 마셨다.

 

운동을 다녀온 울 아들은

아빠가 묻는 핫독빵과 엄마가 묻는 콩국수 중에서

콩국수를 자기의 저녁 식사로 선택을 했다. 

 

그래서 엄마는 기쁜 맘으로 울 아들에게

엄마표 배추김치와 한국산 단무지를 찬으로 해서

삶은 달걀과 달콤한 배만 고명으로 듬뿍 올린

콩국수를 만들어 주었다.

 

울 아들의 감사에 대한 답은

엄마 너무 맛있어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