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기

수.02.05.2025. 추적 60분 제목은 "나는 구직자입니다."

wild rose* 2025. 2. 6. 22:18

수요일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목요일 새벽 6시 36분이다. 수요일 저녁도 좀 이른 시간인 자정 직전에 베드에 들었는지 새벽 5시에 깨어서 친절한 선주 씨 일일 드라마를 봤고 쉽게 잠들지 않을 것 같아 그린티 한 잔을 만들어 와 컴을 틀었다.

드라마가 끝난 아이 패드에서 자동으로 다음 프로로 넘어가서 절로 나오는 프로가 추적 60분이었고 내용은 베비 부머 시대에 태어난 50대 초 중 후반의 나이에 자의타의로 희망퇴직을 한 이들이 재 구직을 희망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서 그들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가정의 가장으로 아직 일도, 돈도 필요한 나이인데 그것이 맘대로 안 될 때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하니 가여운 생각이 든다.

 

나 10살에 결혼한 큰언니의 큰아들이 지금 56살이고 나에게는 첫 조카이다. 다행히 조카는 아직 큰 회사에서 이사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조카의 큰딸은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 2-3년 차 정도인 걸로 알고 둘째 딸은 작년에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에 호주에 워홀을 1년 갔다가 올 초에 귀국한다고 하는데 한국의 정서상 두 딸을 출가시키려면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다.

 

둘째 조카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탄탄한 회사에서 본부장까지 하다가 캐나다로 이민을 간 케이스인데 둘째 조카의 경우도 앞으로 닥칠 직장생활에 대한 한계가 느껴져 이민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다행히 1남 1여의 아이들도 캐나다에서 잘 적응을 하고 조카가 차린 DQ 식당도 안정권에 들었나 보다.

 

셋째 조카는 음악에 재능이 많아 대학 때 노래오디션에서 탑 10에 들어 본선에 지출하기도 했고 또 악기도 잘 다루다 보니 군 제대 후 바로 녹음실 운영을 시작해서 한동안 신인가수를 키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녹음실 플러서 음성 전문가로 일을 하기에 티브이에서도 자주 조카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 역시도 인간의 삶을 살면서 이런저런 힘든 일들을 겪고 그 일들을 처리하면서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꽤 남았는데도 미래가 투명하지 않은 오십 대 초 육십 대 중반까지의 한 가정의 가장들이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 되어 본다.

 

나의 수요일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별다른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도 나의 기분이 좀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뭐 추적 60분에 나오는 가장들이 겪는 그런 심각한 문제는 아니기에 이제 그만 기운을 내어야겠다.

 

울 아들이 엄마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했는지 타깃에서 자기 도시락 할 음식 재료를 사 오면서 또 도넛 6피스를 사다 놨길래 새벽에 기상한 나는 그린티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시장기가 확 올라와 블커와 도넛 한 피스로 이른 새벽 요기를 했다.

 

나의 몸 시스템으로 보면 잠시 후 또 졸린 것이다. 그럼 단잠을 1-2시간 더 잔 후에 목요일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참! 오늘 인디애나에 친구딸 은정이와 전화를 꽤 오래 했다. 명랑하고 목소리까지 쾌활해서 대화가 참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