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기

일.01.12.2025. 시간은 계속 흐르고~ 나는 또 그 흐름에 따르고 있다.

wild rose* 2025. 1. 13. 06:45

담 날 잠에서 깰 때 일요일이어서 참 좋다 하는 맘으로 베드에 들었다. 그때가 일요일 새벽 2시 무렵이었을 것이다.

 

 

잠결에 밖에서 나누는 부자의 대화가 들렸다. 다녀올게요. 어쩌고 저쩌고~ 울 아들이 일요일 아침에 어딘가를 다녀온다면 아마도 짐에 간다는 소리일 것이고 그러면 시간은 아침 9시가 넘었을 텐데 하면서도 한 참을 더 자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시간을 보니 10시이다.

 

바로 베드 곁에 놓여 있던 아이패드로 주말 드라마 다리미 패밀리를 틀었다.

 

 

내가 부엌으로 나간 시간이 오전 11시이었고 울 아들이 짐에서 돌아온 시간이 아마도 정오가 넘었을 것이다.

 

아들은 운동 후 타깃에 들러서 다음 주 1주일 도시락으로 만들어 갈 운동 음식 재료를 사 왔는지 그로서리 봉지가 몇 개 들려 있었다.

 

 

늦게 점심 준비를 시작했어도 어제저녁에 씻기 힘든 채소들을 다 씻어서 물기까지 빼놨기에 아주 천천히 복면 가왕을 시청하면서 식탁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심심한 상추 샐러드와 김치 양념을 한 부추 당근 샐러드

 

어제 장 봐 온 것을 정리하면서 엄마가 아들에게 그랬다. 내일은 울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식탁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삼겹살 수육과 애호박두부 된장찌개

 

아들은 샤워 후 부엌으로 나와 식탁 차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점심 식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할 수 있었고 끝내고 내 방으로 들어오니 아직 오후 3시가 채 되지 않았다.

 

가지나물, 오이당근샐러드, 시금치나물

 

남편이 젤 먼저 식사를 끝낸 후 혈압이 오른 느낌이 든다면서 자기 방으로 바로 갔고 난 식사 전에 설거지 일부를 먼저 끝낸 후 식사를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점심 식사가 나의 오늘 첫 끼이었다. 설거지 같은 것은 안 도와주어도 되니 울 남편이 아프다는 소리만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우젓과 초고추장

 

아들이 식사 중에 두 편의 화재 뒷 스토리를 전해 준다.

 

산불 피해자 중에 누나와 남동생이 대피를 해야 하는데 당뇨가 있는 남동생이 빨리빨리 해야 하는 몸 움직임이 힘들었는지 조금만 쉬었다 가자고 했고 남동생에게도 자기 차가 있어서 누나가 먼저 대피를 했는데 그 후 지금까지 동생을 못 찾았다고 한다. 또 다른 스토리는 전직 군인이었던 남자는 화재에 대비해서 스프링 쿨러 용으로 만들어진 물 뿌리는 호수를 여러 개 사놨고 또 불이 잘 안 붙게 하는 어떤 화학용 스프레이를 미리 사놨다가 화재 소식을 듣고 집 주변에 그것들을 설치하고 스프레이를 집 전체에 뿌린 후 대피를 했는데 그 남자 집을 기준으로 뒤쪽에 있는 몇 집이 그 남자집 덕분에 화마를 피해 갔다고도 한다. 흠~

 

집, 추억, 재산은 물론이요 가족까지 잃은 엘에이 화재 피해자들의 심정이 어떨지? 내가 감히 짐작이나 하겠는가? 그들이 당장에 거처할 장소라도 하루빨리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ㅜㅜ....

 

 

엄마 후식이라고 울 아들이 엄마방에 가져다준 달달한 커피 한 잔과 방금 사 온 도넛 그리고 뚜레쥬르 치즈 케이크 한쪽이다.

 

 

오후 5시 55분에 오수를 즐기려고 베드에 들었다가 저녁 8시 20분에 깼다. 바로 샤워실로 들어가 샤워를 한 후에 부엌으로 나갔더니 아들은 이미 멕 음식인 프로즌 타말레에 저녁 식사를 했다고 한다.

 

먹을 게 많은 데도 귀찮으니 젤 해 먹기 쉬운 것을 먹는 울 아들이다. 만약에 엄마가 차려 달라고 하면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고 차려 주면서도 막상 자기를 위해서 차리는 한식은 좀 번거로운가 보다. 울 남편은 이른 저녁을 된장찌개에 했다면서 찌개가 맛있다고 한다.

 

오늘 처음으로 황창연 신부님 표 청국장 가루를 한 스푼 된장찌개에 애드 했는데 그게 찌개를 더 맛있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울 집 부자에게 청국장가루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음식에 좀 예민해서 안 넣던 거를 넣었다고 하면 먹어 보지도 않고 거절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간단 비빔밥을 만들어 들기름을 듬뿍 넣은 후 아들에게 메시지를 넣었다. 비빔밥 먹을 거냐고? 노 땡큐!라고 답을 보내더니만 잠시 후 엄마방으로 왔다. ㅎㅎ... 다행히 금방 와서 아직 입을 대기 전이라 아들에게 다 먹기를 권했고 엄마는 또 만들겠다고 했지만 아들은 곁에서 빼앗아 먹는 음식이 젤 맛이 있다며 세 입 정도를 먹고 돌려주었다.

 

조금 부족한 듯해서 도시락김 하나를 오픈해 아들에게 다섯 조각을 싸 주고 나도 그만큼을 먹었고 누룽지를 조금만 넣고 끓여서 아들에게도 숭늉을 한 컵 만들어 주고 엄마도 누룽지와 따뜻한 숭늉에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치즈케이크 작은 한쪽을 먹었다. 이제 남은 설거지 몇 가지 하고 양치를 해야겠다.

 

지나간 오늘을 되돌아보니 내게 주어진 일들을 하면서 흐르는 세월에 말없이 순종한 평범한 하루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