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동안 갈고닦은 여행 경험으로 티켓에 적힌
덴마크의 코펜하겐으로 날아갈 게이트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요.
나 보다 3-40분 늦게 조지아에서 도착해서
코펜하겐으로 향하는 비행기로 합류할 룸 메이트를 기다리면서
게이트에 앉아 있는데
기다리는 룸 메이트도 오지를 않고
오후 2시 반까지 기다려야 할 시간은 넘 길고
피곤해서 잠시 그곳에 누워서 잠을 잘까도 생각을 했지만
낯선 공항에서 혹시라도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그냥 앉아 있다가
시장해서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서
비싼 물 한 병과 카푸치노 한잔을 사서
집에서 가져간 쿠키를 먹고 있는데
이상하게 화장실에서는 잘 들리는 스피커 속의 아나운서가
게이트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아서
좀 이상타 싶어서
바로 곁의 다른 게이트를 지키고 있던
공항 직원에게 이곳이 맞냐고? 물었더니
티켓을 보면서 투 어얼리라고 기다리면 된다고요.
그래서 마냥 입구 쪽을 바라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는 룸 메이트는 오지를 않고
그쪽 게이트에서 기다리던 또 다른 일행들은
게이트가 바뀌었다면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또 다른 게이트에서 몰려 우르르 한 무더기의 사람이 와서
바로 옆 게이트로 보딩을 하고 한 차례의 복잡함이 끝난 뒤
남은 사람은 몇 사람의 인도인들과
아까 침에 카페 높은 의자에서 카푸치노 마실 때 바로 곁에서
낱말 맞추기를 하고 있던 백인 아저씨가
바로 내 앞쪽 의자에 와서 앉아 있길래
첨 한 30분 정도는 말을 걸지 않다가
어디 가니? 했더니
"코펜하겐"이라고 합니다.
아! 다행이다. 나랑 함께 할 동지가 생겨서 하고 시작한 말이
절대로 말을 시킬 것 같지 않은 아저씨가 더 재밌어하며
말을 얼마나 잘 하는지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그 와중에 내가 만날 룸 메이트가
왜 안 오냐고 걱정도 함께 해 주었는데
보딩 타임 10분 전에는 오히려 그곳에 있던 사람이 더 줄어들자
이상타 생각한 미국아저씨가
잠시 다녀온다고 가더니만
막 달려옵니다.
게이트가 바뀌었다구요.
B-4에서 A-14인가로 바뀌었는데
그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막 달려야 했습니다.
아저씨는 많아야지 40대 초반 정도였고 운동을 많이 했는지
몸이 아주 날렵해서 꽤 잘 달렸는데
그래도 뒤 따라가는 절 챙기면서 달렸고
저는 달리는 것은 하겠는데
목이 완전히 빠짝 말라서 그게 더 힘이 들었지요.
다행히 달릴 때 한 손엔 러기지 한 손엔 물병이 들려 있었지요.
아무튼 우리가 찾아야 할 게이트에 오자
안절부절 못하는 룸 메이트가 보였고
에어라인 직원들을 비롯해서 모두들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보딩을 시작하더라구요.
한 인도인이 자기도 기다리면서 우리를 봤다구 합니다.
그리고 또 자기도 나중에서야 게이트가 바뀐 것을 알아서
서둘러야 했다고 하네요.
암튼 룸 메이트는 날 찾으려고 온 게이트를 갈고 다니고
공항직원들에게 날 찾는 방송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방송에서 날 찾았다고 했는데
난 그곳에서 어떤 스피커 말도 들을 수가 없어서 전혀 못 들은 거지요.
캔디 박을 찾는다는 유럽 영어 발음이 룸 메이트인 자기가 들어도 뭔 말인가 헷갈려서
자기가 좀 한국말로 말을 좀 하게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그것은 안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룸 메이트가 그랬답니다.
친구를 못 찾으면 자기는 가지를 못한다구요. ㅎㅎ...
그랬더니 직원이 그러더랍니다.
분명히 오전에 이곳 공항에 캔디가 내렸고
다른 비행기를 탄 흔적이 없으니 찾아올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보딩도 좀 자기네가 좀 더 기다리겠다고요.
사실 우리는 아침 일찍 만나서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도 하고
맛난 점심을 함께 하려고 했는데
그게 다 허사가 되고
나는 기다리며 입구 쪽을 쳐다 보느라 눈깔 빠질 뻔했고
룸 메이트는 몸도 약한데
이곳저곳 갈고 다니느라 몸이 녹초가 되었고
저는 유럽도 미국 같은 줄 알고 입구 쪽에 있는
게이트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확인도 하질 않고는
티켓에 표기된 게이트 넘버만 보고 차분히 있었고
룸 메이트는 차라리 잘 모르니까는
에어라인 직원들만 만나면
티켓을 보여주면 물어서
다행히 게이트 바뀐 것을 일찍 알아냈고
룸 메이트 명언 ~ 자기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고
무조건 많이 물어 본다고 했습니다.
똑똑하니까는 그렇게 성공하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암튼 꽤 힘든 에피소드를 여행 첫날부터 겪어야 했습니다. ㅠㅠ....
참 그날 만났던 데니라는 백인 남자는
와이프랑 같이 하는 사업인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데
개발 차 덴마크에 간다고 했습니다.
아주 상냥하고 좋은 아저씨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내가 여행 중에 만난 7명의 외국인중에
두 번째로 대화를 오래 나눈 외국인이었습니다.
wild rose 2018.11.05 09:43
관련 댓글 목록 이름 제목 등록일
댓글 알라스카level4 ㅎㅎㅎ 로즈언니
이 에피소드도 너무 재밌습니다.
그리고 게이트가 바뀌면 아나운스먼을 하게 되어있는 데
왜 그게 잘 들리질 않았을까요?
혹시~ 로즈님 그 남자분이랑 대화에 심취해 계셔서 못 들은 건 아닐까요?
암튼 첫날부터 시작된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로즈님의 여행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댓글쓰기 08.06.27 14:06
댓글 칵테①level4 미국도 그렇고,, 그렇게 스피커에서 나오는 말이 안들리는 카페테리아가 많긴 합니다. 그래도 결국은 모두함께 보딩할 수 있었으니 천만다행이네요~ 댓글쓰기 08.06.28 01:04
댓글 CowBoEŬ 저도 엘에이에서 비행기가 두시간 연착됐다고 해서 동료직원과 간단히 샌드위치를 사먹고 1시간을 남기고 터미널로 왔더니만 벌써 출발했다더군요~ 황당해서... 아무튼 항의를 해서 다른 항공기로 옮겨타서 시카고로 돌아온적도 있지요. 아무튼 공항에서는 정신 바짝차리고 있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국제선들은... 댓글쓰기 08.06.28 15:26
댓글 Esth♡Ŭ 공항에서 이런 일이 있으면 정말 당황하게 될 거 같습니다.. 댓글쓰기 08.06.30 16:03
댓글 chodarlevel4 게이트가 바뀌어 애를 먹었군요~프랑크프루트공항이 그렇케 혼잡은 아니한것 같던데요` 댓글쓰기 08.07.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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