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여자 박완서 나는 살림을 잘하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잘하는 여자는 안 좋아한다. 이를테면 깨끗한 걸 너무 좋아해 쓸고 닦고 털고 닦고 온종일 그 짓만 하고, 밤엔 몸살을 앓는 여자를 보면 딱하다 못해 싫은 생각이 든다. 앉은자리와 둘레가 깨끗하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지만 깨끗한 게 지나치면 오히려 불안하다. 남이 불안할 만큼 비와 걸레를 들고 다니며 앉은자리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그 자리를 훔치고 머리카락도 집어내고 하면 불안해서 그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