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기

월.01.27.2025. 내가 보낸 월요일 하루

wild rose* 2025. 1. 29. 02:50

남편이 출근을 했다가 퇴근한 시간이 정오 무렵이었는데 난 그때까지도 출근을 한 하고 있었다. 왜냐면 내 몸이 그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욕조욕을 하고 천천히 출근을 했다. 남편이 그랬다. 아침에 도매고객이 다녀 갔는데 남자 주얼리를 사 가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도밍고가 다녀갔나 보다.

출근길 선글라스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흐릿한 날씨이었다. 월요일이었지만 오히려 토요일보다 가족 혹은 친구들 단위로 쇼핑을 왔는지 드나드는 고객들이 더 많았다는 느낌으로 하루를 보냈다.

 

오후에 히스패닉 커플이 들어왔는데 남자가 가죽재킷을 입고 다부진 인상으로 봤을 때 주먹을 쓰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뉴 스토어로 옮긴 후 이미 몇 번 다녀간 도매고객이라고 한다. 아마도 나 출근 전인 이른 오전에 다녀갔었나 보다. 나가면서 갓 블레스 유!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고객에 대한 나의 생각이 틀렸지 싶다. 오늘은 내가 패킹을 도와줘야 될 정도로 가죽 재킷 고객은 상품을 꽤 많이 구매해 갔다.

 

아침 10시에 아침식사를 밥, 에그프라이, 채소찬 조금에 식사를 했는데 출근을 늦게 해서 인지 출근 얼마 뒤에 금방 시장기가 들었다. 그래서 가져간 도시락 밥에 찬은 짜장으로 식사를 엄청 맛있게 하였다. 식사 후 아들이 아이스크림 드실래요? 물었고, 운동하는 이들이 즐겨 먹는다는 스틱 아이스크림 하나를 맛있게 먹었다.

 

흑형 테리도 다녀갔는데 스티브 아저씨 안부를 물었다. 아저씨는 토요일 못 오신다고 메시지가 왔고 월요일 오실 거라고 했다는데 오늘도 다녀가시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젊으실 때는 일주일에 3-4번은 오셨는데 아저씨께서도 지금은 몸이 맘처럼 따라와 주지 않으신가 보다.

 

스 아저씨가 40대 중반으로 아직 젊으셨을 때 조이스 언니랑 같이 울 부부를 따라 지금 울 스토어의 인근 도매상가에 물건을 사려고 함께 오면 울 남편처럼 말이 거친 한국인 사장 미스터 구라는 분이 저 꺽다리 누구야? 하고 물었을 정도로 키도 크고 건강하셨는데 아무리 우리가 운동을 하고 건강식을 챙겨 먹으며 노력을 한다고 해도 흐르는 세월은 절대로 이길 수가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한다. 

 

김수미 님은 어떠셨나? 그 보기 좋은 인물에, 말 받아치는 지혜며, 손맛은 또 어땠는가? 많은 연예인들의 혀를 즐겁게 하신 분이 아닌가? 그런데 주님이 부르실 때는 또 우리는 그렇게 순종을 해야 하기에 사는 동안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그곳에서 찾을 수 있는 자기만의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서 지혜롭게 살다가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나는 게 우리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오후 5시 45분, 아들 퇴근한 것을 보고 나는 하던 정리를  조금 더 한 후에 6시 30분이 채 되기 전에 스토어에서 나왔는데 앞 옆 파킹장에 차 3-4대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늘도 몰에서 일하는 이들의 퇴근은 다 빨랐지 싶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는데 전화가 와서 받으니 울 큰언니이었다. 그동안 캐나다에서 며느리와 손자가 와서 해 준 것은 없어도 맘이 바빴다고 하셨다. 며느리는 또 캐나다에서 하는 장사 때문에 이미 귀국을 했고 손자만 구정을 보내고 2월 초에 간다면서 그동안의 소식을 전해 주셨다. 큰언니께서도 아들 3형제 중에서 얻은 손주들이 딸 3에 아들 1명인데 유일하게 둘째 아들에게서 앞으로 대를 이을 장손이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 그 장손이 조부모님을 뵈로 오랜만에 한국행을 하였으니 지금 심신이 바쁘시기도 하실 것이다.

 

언니랑 통화하느라 전화를 할 수가 없어서 조심해서 집 안으로 들어왔더니 남편이 왜 전화 안 했냐고 묻다가 내가 전화기를 가리키니 말을 멈췄다.

 

언니랑 전화를 마친 후 부엌으로 나갔더니 남편이 어제 끓인 탕에 식사를 하였는지 나 먹을 만큼이 작은 냄비에 덜어져 있어서 그것을 덥혀서 밥 반 주걱과 김 하나를 가져와 먹었는데 울 남편이 어제 먹으면서 맛이 있어서 입에 달게 느껴질 정도라고 했는데 오늘 그 말이 무슨 뜻인가 느낄 정도로 내가 끓였어도 너무 맛이 있어서 우와 맛있다! 하며 잘 먹었다.

 

항상 느끼는 것인데 요리를 한 날은 냄새를 맡으면서 하고 또 피곤해서 인지 별 맛을 모르고 식사를 하는데 다음날 차분히 먹으면 음식의 맛이 새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온 울 아들에게도 국을 먹기를 권했는데 자기는 조금 덜 시장해서 간단히 빵을 먹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엄마랑 함께 했던 추억을 먹기 위해 양탕을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더 자주 요리할 음식이지 싶다. 나 어려서도 원래 국 내용물 안에 채소가 들어간 국종류를 좋아했다. 특히 신김치에 콩나물을 넣어 끓인 국을 먹고는 가족 중에 유일하게 나만 맛있다고 말을 하면 당시 도우미 명자 언니가 아주 좋아했다.

 

명자 언니는 성격이 급한 울 작은 언니랑은 가끔씩 다투기도 했는데 나는 참 예뻐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손발 입 눈 다 움직이는 인형의 옷으로 한복도 만들어 주었고 당시 울 집에 자주 드나들던 아버지 친척이었던 키가 크고 잘생긴 완이 오빠를 짝사랑했었는데 지금 그 언니는 어디 사시는지 갑자기 그 언니 생각이 난다. 그 언니랑 함께 어느 날은 남진이 주연을 했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가 나 초등학생 때이었다.

 

나 초등 저학년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내 방에 항상 함께 했던 미국에서 왔다는 그 인형의 행방도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 인형은 당시 목포에서 모자원을 운영했던 부모님을 둔 당시 이화여대생이었던 금오언니가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금오언니 모친께서 울 부친과 친척이었다고 알고 있다.

 

내일부터는 해야 할 스토어 일을 좀 더 속력을 내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베드에 들었다. 자기 전에 넷에서 걸 인 더 픽춰(Girl in the picture) 다큐를 보았다.

 

유튜브에서 사건사고를 이야기하는 안나 이야기에서 그녀의 스토리를 들었을 때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나 저렇게 불행한 삶을 살다가 너무나 젊은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을까 하고 맘이 참 안타까웠다.

 

가끔씩 남자로 해서 때로는 그것도 친부나 일가친척들의 남자들로 해서 피해를 입은 가여운 여자들의 사연들을 지금은 유튜브나 티브 다큐 등에서 수 없이 볼 수 있지만 나 어려서는 울 큰언니가 매달 봤던 당시 여원이라는 월간지나 그 외에도 수시로 접할 수 있었던 주간지 등에서 읽을 수가 있었다. 

 

사연들 중에 어떤 여인의 고백은 교장선생님이었던 양아버지로부터 초 6학년부터 안 좋은 일을 당했고 그 사연을 알게 된 후 그렇게나 다정했던 양엄마(당사자는 그때까지 양부모인 줄도 몰랐다고 함)에게 질투를 받고 귀염 받던 딸에서 집 허드레 일을 하는 일꾼으로 구박을 받으며 뒷방에서 살다가 그래도 학교는 보내 주었는지 여고시절 남모르게 아들을 낳았고 그 후 아들을 뺏긴 채 쫓겨나서 그 징그러운 일을 겪고도 자기 아들을 그리워하는 수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그런 사건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수도 없이 뉴스에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그게 비단 여자만의 일이 아닌가 보다. 얼마 전에 티브 프로에서 꽤 유명 남 연예인도 어려서 남고생에게 그런 일을 당한 후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그분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는 것을 보면서 내 맘이 참 아팠었다. ㅜㅜ...

 

나 몇 살 때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도매상을 인수한 후이었는데 뉴욕에 갔었고 또래 친구랑 함께 이었다. 그때 프로비던스에서 열리는 주얼리 쇼에 참석을 한 후 한국행을 함께 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뉴욕 32가 호텔에 방을 예약을 했는데 울 큰 아주버님내외께서 굳이 예약을 캔슬을 시키고라도 당신들 집에 머무르라고 권하셨고 안 방을 내어 주셨다.

 

그래서 3박 4일을 그곳에 머무르면서 시아주버님 차로 프로비던스까지도 라이드를 해 주셨고 또 뉴욕 매해튼도 구경하면서 한 날은 브로드웨이로 미스 사이공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 우리를 브로드웨이까지 차로 마중을 나온 시아주버님께서 뮤지컬의 감상평을 물으셨는데 난 전쟁의 비극이 아닌 남자들이 어질로 놓은 비극으로 느낄 정도로 사랑하는 남자랑 헤어진 후 미스 사이공이 겪은 고통이 내게 더 절실하고 슬프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실화인 젊은 그 미국 여인의 사건 내용을 듣고 보면서 참 맘이 아팠던 하루이었다. 가능하면 이 세상에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그런 이들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