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월.07.08.2024. 아직도 티브이에서는 허리케인 뉴스는 계속되고 있다.

wild rose* 2024. 7. 9. 03:06

울 남편의 방이 있는 방향 쪽으로 바람이 밤새 불다 보니 집 걱정 때문에 남편이 한숨도 못 잤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바람이 부는지 비가 오는지도 모르고 새벽 3시부터 10시까지 7시간을 숙면을 취했다. 화장실을 가려고 습관처럼 방의 불을 켰으나 불이 켜지지 않아서 그때야 불이 나갔구나! 했다. 내리는 비와 부는 바람 때문인지 전기가 나가 에어컨이 돌지 않아도 전혀 방 안이 덥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부엌에서 아빠와 아들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집 앞 도로가 아까는 물이 거의 주차장까지 닫을 정도이었는데 지금은 그나마 빠진 거라고 한 아빠의 말을 듣고 아들도 출근을 포기하고 다시 자로 들어갔는지 지금은 조용하다.

남편이 그런다. 이른 새벽에 불이 나갔다고~ 다행히 지금은 다시 불이 들어왔다. 그래서 평상시 틀지 않는 티브이를 부러 찾아 틀었고 리포터가 아주 거센 바람을 맞고 있다 보니 이어폰도 귀에서 빠지려 하는지 겨우 잡고 말을 시작한다.

나도 바깥 상황이 궁금해서 차고로 나가 차고문에 붙은 쪽유리문을 통해 도로를 보니 아직도 물은 차 있었고 옆마당에는 큰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져서 야외 식탁 곁에 널브러져 있고 잔잔한 가지는 헤이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꺾여 있다.

골프장에 서 있는 수십 년 된 아름드리나무의 가지가 울 지붕을 사정없이 두 번 정도 내리쳤는데 대미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남편이 말을 한다. 지금 오후 1시가 다 되어 가는데 바람은 좀 더 잔잔해졌고 비는 너무 굵지 않은 모습으로 꾸준히 내리고 있다.

쓰레기통도 바람이 벽 안 쪽에 있던 것을 바깥쪽으로 밀어 놨음이 보인다.

티브이 영상으로는 특히 프리웨이 아랫길의 물차오름이 깊어서 많은 차들이 물에 잠겨 있는 게 보인다. 이미 태풍의 워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급하디 급한 이유와 필요로 해서 어디론가 꼭 가야만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1985년 7월부터 지금까지 휴스턴에 살면서 울부부가 탔던 차도 프리웨이 갓 길에 빠져서 죽을 뻔한 적도 있고 여차하면 탈출하려고 백팩에 몇 가지 넣어 레디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휴스턴에서 나름 잘 지내고 있었음에 감사하는 맘이 드는 지금 이 순간이다.

어제 중국의 홍수가 난 지역 주민들이 집과 재산을 잃고 울부짖는 모습을 보고 맘이 아팠는데 세계 곳곳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잦은 자연재해가 앞으로의 우 덜 2세들을 위해서도 엄청 염려스러운 요즈음이다. 어떻게 하면 아픈 지구를 좀 더 보호할 수 있을까 하고 각 개인들도 연구하며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난 지금부터 몇 가지 음식을 만드려고 부엌으로 나가려고 한다.

월요일 오후에 카레, 소고기장조림, 미역국을 끓였다.

카레가 식은 후에 나눠 담았다. 하이디가 가져다준 주황색 미국 고구마가 3개 있었는데 잊고 있다가 오늘 얇게 썰어 튀겼다. 너무 맛이 있어서 뜨거울 때 아들하고 나하고 집어 먹다 보니 저것밖에 남지 않아서 그때야 사진으로 남겨 본다. 고구마 하나는 좀 물러지려고 해서 버렸고 두 개만 튀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