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화.09.10.2024. 늦게 출근했고 조용해서 좋았던 하루이었다.

wild rose* 2024. 9. 11. 01:43

 

늘 그렇듯이 또 다른 하루인 오늘도 내 곁에서 스치듯 순식간에 흘러갔다. 출근은 늦었지만 어제에 비해 더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고객이 몇 명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들이 샀는지 안 샀는지 나는 잘 모른다. 내가 서 있는 곳과 카운터의 거리가 좀 있는지 때로는 고객이 나가는지 들어오는지 잘 느끼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로 매상은 아니라고 해서 다행이다.

 

오늘처럼 늦게 출근하는 날에 울 남편이 함께 할 때는 그런다. 뭐 하로 나오냐고 퇴근할 때가 다 되어 가는데~ ㅎㅎ...

 

그런데 울 아들은 엄마를 너무 편안하게 맞이해 준다. 엄마가 묻는다. 바빴어? 아들은 답한다. 아니오!라고~ 엄마 펌킨 파이하고 치킨 너겟 여기 있으니 드세요.라고도 한다.

 

마침 시장기가 들었는데 평범한 요기거리라도 반갑게 느껴졌다. 늦게 출근을 했으면서도 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다. 왜냐면 새벽 5시까지 잠자지 않았다가 뭘 조금 먹고 잠이 들었고 오전 10시 반에 잠에서 깼는데 이제는 몸이 또 말을 안 들었고 먹기도 싫었다.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니고 그냥 몸도, 머리도 안 움직여져서 오전 내내 블커 한 잔 마시며 가만 앉아 있다가 오후로 넘어가서야 욕조욕을 하고 도시락을 챙겨 출근을 한 것이다.  더구나 오후 2시 출근길은 비까지 추적추적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의 지금이 너무 큰 부자는 아니라도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될 정도의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어서 감사한 맘 하늘만큼이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 버렸는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 보니 세월도 꽤 흘러 있고 내 모습도 많이 변해 있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음에도 감사해하고 있다.

 

 

냉장고 2에 보관된 닭개장 통 3개 중에 하나를 꺼내서 작은 프라이팬에 덥혀서 3분의 1의 양은 도시락 찬으로 가져갔고 한국참외도 하나를 깎아 갔다가 5시 무렵에 참외와 수프는 먹고 콩밥은 안 먹고 다시 가져왔다. 밥이 없이 먹어도 될 만큼의 심심한 간이었고 안에 든 건더기가 많아서 찌개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고 맛도 있었다. 

 

귀가 후 집에 와서 보니 큰언니와 울 남편의 보이스톡을 미싱 한 것을 알았고 단골 도매고객 데빗의 메시지도 안 본 것을 알았다. 그래서 큰언니랑은 1시간 4분 29초, 울 남편이랑은 1분 49초 정도(남편이 마침 외출 중이라고 해서) 통화를 했고 데빗에게도 간단 메시지 답을 했더니 낼 아침에 들르겠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더즌 패키지의 새 물건들이 많이 도착해서 데이비드한테 메시지를 보내야지 해 놓고도 막상 보내는 것은 또 잊고 있었다. 데이비드도 온다고 하니 내일은 빨리 출근을 해야겠다.

 

울 아들이 짐에서 귀가 후 샤워가 끝났을 시간인데도 방에서 안 나와서 왜? 했더니 피곤해서 좀 쉬다가 나오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어느새는 부엌에서 고추참치, 진컵누들, 오이김치에 먹겠다며 벌써 식탁을 차리고 있었다. 내가 다른 찬들도 내주려고 했더니 엄마 제발! 여러 가지 찬을 꺼내면 자기가 복잡해서 싫다고~ 해서 몇 가지는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ㅎㅎ...

 

난 이미 남편이 사다 놓은 물회로 맛있게 저녁 식사 후 양치까지 다 했는데 아들이 엄마 아이스크림 드릴까요? 물어서 거절 대신에 얼른 예스~를 했고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먹다 보니 군것질이 더 하고 싶어서  M&M  초콜릿, 내가 좋아하는 너트도 먹고 있는 날 본다.

 

울 아들이 앉은뱅이 마사지 체어에서 다리 마사지를 받으러 엄마 방에 왔길래 가끔씩 불편하다는 등허리 마사지를 5분 정도 손으로 해 주었다. 더 해주려고 했지만 엄마 피곤하다며 그만해도 된다고~ 한다.

 

이제 배가 부르니 졸리려 해서 얼른 양치하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