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엊저녁 퇴근 후 식사를 했고 곧바로 눈이 아플 정도로 졸음이 쏟아졌다. 그때가 아마도 9시 즈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간에 두세 번 깼지만 바로 다시 잠이 들었고 오전 7시 즈음에 기상을 했다. 바로 욕조 목욕을 하고 부엌으로 나갔다.
다른 날 보다 조금 더 서둘렀던 이유는 스토어 출근을 하려고 해서이다. 그런데 역시나 내 체력은 음식을 장만할 정도까지만 이었다. 그래서 오늘 일요일도 쉬는 휴일이 되었다.
식사를 하고 내 방으로 들어오니 오후 1시가 채 되어 있지 않았다. 설거지는 남편이 한다고 해서 나랑 아들은 음식 남은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마저도 아들이 하겠다며 엄마는 커피 한 잔 타 가지고 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했다.
커피를 마시고 잠시 다리가 아파 테이블에 올리고 앉아 있다가 양치를 하려고 방에서 나갔더니 울 아들이 부엌바닥을 배큠을 하고 있었다. 엄마 디저트 드릴까요? 응 그래 그럼 디저트 먹고 양치를 할까? 했더니 스틱 아이스크림 하나를 가져다주었다. 안 사 오면 안 먹는데 자꾸만 사다 놓으니 먹고 있다.
아빠가 앰앤앰도 사 왔는데 안에 피넛이 든 거야? 하고 물었더니 피넛버터가 들었다고~ 해서 몇 개 가져와 보라고 했더니 가져와서 내 테이블 위에 있는 초콜릿병에 부어 주었다. 하나만 먹으려고 했는데 5알이 먹혔다.
오랜만에 매시 포테이토를 했는데 난 내가 감자를 이렇게 잘 먹는 사람인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물론 으깬 감자 안에는 버터, 우유 등이 들어가서 감자 맛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번 삼계탕에 넣으려고 샀다가 잊고 넣지 않았던 옥수수도 삶았다. 난 삶은 옥수수 맛을 잘 몰랐다. 어른이 되어서 미국에 와서야 삶은 옥수수를 먹어 보니 먹을만했다. 또 카레를 만들 때 기본적인 감자 당근 양파 고기만 넣고 하다가 다른 것을 좀 넣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고 그래서 넣었던 게 프로즌 옥수수알맹이와 강낭콩을 넣어 봤는데 먹기도 보기도 좋았다.
한국인이 삼계탕에 넣는 기본양념은 대추, 마늘 한 주먹씩 그리고 삼뿌리 등을 넣고 또 찹쌀을 넣어 함께 끓이는 게 전부라고 알고 있었는데 스토어 매니저로 나랑 함께 20년 넘게 일을 했던 마가렛이 멕시칸 닭 수프를 그들은 감자, 옥수수, 당근, 양배추를 넣어 가져 왔는데 꽤 먹을 만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도 가끔씩 옥수수, 당근, 양배추를 삼계탕을 끓일 때 넣어 보고는 한다.
어제 장을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매인 푸드로 고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퇴근길 갑자기 들러서 60불어치 장을 봤다. 그런데 내가 마트를 가려고 했던 게 아니라서 퇴근 시 안경도 캐시도 준비가 안 되어서 크레디트카드로 지불을 했는데 마늘이 4통이 들어 있던 게 1팩에 1.49로 평상시 보다 싸서 5팩을 구입을 했는데 귀가해서 보니 에치 마트 캐시어가 1.99로 차지를 해 놔서 2불 50센트를 오버차지를 했다. 캐시어가 바쁘고 피곤해 보여서 내가 패킹을 거들다 보니 찍을 때 확인을 잘 안 했지 싶다.
리턴을 한다고 했더니 울 집 부자가 돈 2.50센트 때문에 거기 가는 게 시간낭비라며 그냥 냅 두라고 한다. 에치 마트는 평상시도 꽤 실수가 잦다. 시금치를 샀는데도 이상한 채소 이름으로 차지를 해서 오버 차지를 하는 경우도 있고 가격도 내가 알고 있는 가격이 아닌 엉뚱한 가격을 차지를 하기도 하고 그런다. ㅜㅜ...
울 남편은 밥과 자기 입에 맞는 반찬 한 가지에 먹는 것을 좋아한다. 차리는 게 귀찮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식탁을 차려서 먹고 싶다. 오늘도 울 남편이 설거지를 하면서 그릇이 많이 나왔다고 뭐라 뭐라 했나 보다. 그러니 "울 아들이 평상시는 말대꾸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사정없이 말대꾸를 했다며 아들에게 혼이 났다고~" 나중에 남편이 나한테 일렀다.
아들 왈,
자기 혼자 차려서 먹을 때면 뭔가 부족해서 일요일 오후 내내 부엌을 들락거리며 정크 푸드를 먹어야 하는데 엄마가 차려준 식사를 하면 배가 부르면서도 편안해서 일요일 오후 너무 편하게 오수도 즐길 수 있고 또 엄마표 푸드는 설령 과식을 했다고 느껴도 조금만 있으면 불렀던 배가 금방 편안해지고 물도 쓰이지 않고 가스도 차지 않고 그래서 저녁 식사까지도 맛있게 할 수가 있다면서 울 엄마 역시도 주중에 직접 싸 온 엄마표 도시락을 드시면 위가 불편하다고 하시지도 않으시니 자기 맘도 편하다면서 제발 설거지는 자기가 할 테니 그런 불평은 하시지 말라고 했다며~
새우를 사려고 생선코너에 들렀다가 중국인들이 끊임없이 사 가는 베비 옥토퍼스(baby octopus)라고 적힌 것이 있어서 봤더니 울 나라에서는 주꾸미라고 불리는 것이지 싶었다. 새우와 주꾸미를 사 와서 엊저녁 아들에게 삶아 주고 나도 먹고 남은 것은 오늘도 데쳐서 상에 놨다.
어제저녁식사로 새우 10마리를 삶아서 아들 7마리 나 3마리 먹었고 주꾸미는 2마리를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나눠 먹었더니 별미이었다.
오늘은 주꾸미를 데치다 사용하는 나무젓가락을 좀 짧은 것을 사용을 했는데 그 바람에 수증기에 손에 화상을 입었지 싶고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저녁까지 화끈거려서 알코올을 커피컵에 담아와서 한동안 담갔더니 화끈거림이 없어졌다. 울 아들도 그레이비를 젓다가 그게 한 방울 티어서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다고 해서 소주잔에 알코올을 부어 담그게 했더니 나중에 괜찮다고 한다.
육개장은 맛있게 먹고 딱 저만큼이 남아서 마저 먹고 국을 끓이려고 오늘은 국을 끓이지 않았다. 뚝배기 3분의 2 정도의 양이 남아서 고춧가루도 좀 더 넣고 파도 듬뿍 더 넣어 다시 끓였더니 오늘은 더 맛이 있었다.
친구 알라스카가 보내준 고사리를 지난주 육개장 할 때 조금 넣고 오늘 처음으로 나물을 했는데 고사리 비슷한 눈개숙마라는 것이었나 보다 비슷해도 조금은 달랐다. 남편이 너무 부드럽다면서 잘 먹었고 오늘 젤 맛있는 음식이라고 했다. 어려서 울 집에 기일이 있을 때마다 상에 올랐던 음식인데 어려서도 잘 먹었는데 지금도 역시 맛이 있다.
그런데 난 솔직 고사리나물을 어찌할지 잘 모르다가 교회 진호 자매님이 지나가는 말씀으로 하신 것을 귀담아 들었다가 그렇게 요리를 했더니 내 입에서는 맛이 있다고 한다. 그분 왈, 마른 고사리를 물에 담글 필요가 없이 바로 물을 붓고 냄비에 푹 삶은 후 뚜껑을 덮고 그대로 한동안 놔두라고 했다. 그리고 난 후 깨끗이 헹궈서 냄비에 기름을 붓고 볶아 양념을 하면 부드럽다고~ 그래서 나도 그리 했더니 오늘 울 남편도 맛이 있다고 한다.
부추와 시금치 샐러드이다. 부추를 부침을 할까도 생각을 했는데 다른 종류의 부침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오래 놓고 먹을 부추에 간장양념을 했다. 이 요리는 울 부친께 배운 것이다.
애호박, 가지, 무, 배추부침을 했다. 애호박은 어려서부터 자주 먹던 것이고 가지는 어느 날 내가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있었고 무와 배추는 시댁이 경남인 큰언니께서 자주 하시길래 보고 배웠다. 그 무엇이라도 재료가 싱싱하면 굳이 맛있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으로 탄생이 되는 것 같다.
지난주 남은 반송이 브로콜리를 데쳐 놨고 오늘도 빠질 수 없는 과일 샐러드이다. 오늘 과일샐러드에는 파인애플 사과 배 삶은 달걀이 들어갔다. 나는 삶은 달걀도 바나나도 잘 안 먹는데 샐러드에 넣은 달걀하고 장조림을 한 달걀은 맛있다고 잘 먹는다.
오후 3시부터 잘 잤고 아직도 날이 훤해서 일어나 보니 오후 5시 45분 정도이었고 다시 자다 일어나 보니 아직도 시간은 오후 7시 정도이었다. 부엌으로 나가 으깬 감자가 남은 것을 그릇째 들고 와서 다 먹었다. 그리고 조금 부족한듯해서 육개장에 밥 반 주걱 말아와서 잘 먹었고 아들이 일어나 식사한 것을 보니 돼지 수육을 토스터에 덥혀서 저녁 식사로 먹고 있는 것을 봤다.
식사 후 아들이 또 아이스크림 하나를 가져다준다. 그래서 또 먹었다. ㅜㅜ... 오늘 오후에 아들이 엄마날이라 그런지 와서 다리와 숄더 마사지를 조금 해 주었다. 마침 다리가 많이 아팠는데 마사지 덕분에 좀 완화가 되어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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