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토.05.11.2024.플로리다에서 온 고객과 그녀의 가족들이 부러웠다.

wild rose* 2024. 5. 13. 03:23

오후에 어디서 전화가 왔다. 받아 보니 남자이었다. 실버 파는 스토어 맞니? 맞아. 어디에 있어? 주소를 주었다. 그때 마침 울 아들의 바쁨이 끝나서 수화기를 건네주었다. 왜냐면 내가 막 설거지통을 들고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장실로 가니 오늘도 화장실 변기 4개 중에 3개는 미처 안 내려간 휴지들이 보였고 바닥에는 대충 뜯어서 버린 휴지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그것을 주어 담는 시간이 2분 정도~ 남들이 버린 거라고 더럽다고 생각하면 더러운 것이지만 그래도 기꺼이 그것들을 얼른 클린을 했다. 거짓말처럼 화장실은 다시 깨끗해졌다.

 

관리인이 출근 후, 퇴근 전 하루 두 번씩 청소를 하지만 여자 화장실을 청소할 때면 앞을 막고 한다. 그런데도 사용하는 이들이 함부로 하면 청소를 하루 12번 해도 부족하다. 기왕이면 깨끗이 사용을 하면 좋을 텐데 자기 것 아니라고 휴지도 맘대로 팍팍 있는 대로 쓰니 그 휴지를 한 장 만들려면 또 나무 한 그루가 더 잘리게 되고 그것을 제공해야 하는 지구는 홍수로 화재로 재난의 연속이고~

 

최근에 뉴스에서 서울에 쓰레기통이 없는데 이유는 자기 집 쓰레기까지 시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는 사람 때문에 수천 개의 쓰레기통을 수년 전에 없애었는데 다시 늘린다는 뉴스이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고~ 그런 무매너 사람들 때문에 매일 거리를 오가는 더 많은 사람들 손에 든 쓰레기는 길거리에 버리게 만든 윗선의 대가리는 닭 대가리인가 아니면 그것보다도 작은 새 대가리인가?

 

서울이 깨끗하다고 하는데 지나다 보면 여전히 쓰레기등이 곳곳에 보였고 곳곳에 대여하는 자전거들은 제 자리를 찾지 않고 그 부근에 대충 널브러져 있었다. 물론 환경미화원이 이른 새벽이면 거리를 청소한다고는 하지만 기왕이면 사람들의 손에 든 쓰레기 정도는 직접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게 적어도 신호등이 있는 정도의 거리에는 휴지통 하나씩은 설치가 되어야 함이 맞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또 빌려 쓴 자전거는 아무리 시간이 급하다고 해도 제 자리에 바르게 돌려놔야 함은 기본 매너가 아닐까? 참말로~

 

암튼 나는 손을 씻고 설거지를 시작을 했는데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깨끗한 화장실을 잠깐 나의 2분 수고로 그들이 기분이 좋을 것을 생각을 하니 나의 기분도 좋아졌다. 그때 내 곁의 세면대에 와서 손을 씻는 여인에게 내가 먼저 하우 아 유? 하고 인사를 했다. 

 

그녀가 미소로 답을 하면서 너 실버가게 주인이지?라고 말을 시작하면서 너네 스토어에 왔는데 스토어가 없어져서 놀랐다면서 자기 플로리다에서 왔는데 기억이 안 나니? 하고 물었다. 

 

아 그래 플로리다 기억이 났다. 그녀의 얼굴은 이번이 대충 5번째 정도 방문이었을 진데 어쩜 처음 본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녀의 말투와 플로리다는 당연히 생각이 났다. 그래서 반갑다고 인사를 했고 스토어에 가 보니 그녀는 남편과 딸 3명 아들 1명이서 다 함께 휴스턴에 왔다고 했다.

 

그녀가 그랬다. 오늘 화장을 안 해서 네게 몰라볼 수도 있을 거라고~ 울 아들도 그랬다. 그녀가 포니테일을 안 하고 머리를 풀었을 때야 그녀의 예전 모습이 느껴졌다고~

 

아무튼 그 부부의 나이는 남편은 39세, 아내는 40세인데 큰딸이 17세, 작은딸이 15세, 셋째 딸이 13세, 아들은 9세로 두 사람 사이에 대가족이 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가족을 보면 나도 모르게 부러운 맘이 든다.

 

나도 자랄 때는 대가족의 일원으로 자라다가 미국에 오면서부터는 거의 모든 시간을 울부부와 아들하고만 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가 부럽다고 말을 했다.

 

딸들은 또 얼마나 얌전한지 엄마가 쇼핑을 끝낼 때까지 각자가 카펫 위에 앉아서 셀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엄마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고 남편은 영어를 나만큼 해서 와잎이 하고자 하는 말을 때때로 내게 통역을 해 주었다.

 

큰딸이지 싶은 딸은 당연히 미국태생이라서 원어민 영어를 하였고 질문 하나하나 하는 것도 영리해 보이는 눈망울처럼 또렷또렷하고 예뻐서 그들이 갈 때 긴 머리에 착용하라고 큰 헤어클립 4개와 포니테일 여러 개 묶어진 패키지 2팩을 선물로 주었다.

 

그들이 가고 난 다음에도 한동안 멍하니 그들 가족을 생각을 했다.

 

스티브 아저씨께서 오늘 오신다고 하셨는데 메시지도 없이 안 오셔서 몸은 괜찮으실까? 하는 염려가 되었고 하이디에게도 출근 중 전화를 잠시 했고 오후에 가능하면 다시 하겠다고 했는데 전화를 할 겨를이 없었지 싶다. 고객들이 플로리다 말고도 좀 더 다녀갔지 싶은데 다른 고객들 생각은 거의 나지 않는다.

 

퇴근길 마트에 들르지 않으려고 했다가 갑자기 맘을 바꿔서 채소류는 있으니 고기만 좀 사 가려고 에치 마트에 갔다가 60여 불 장을 봐 왔다. 저녁 식사로 아들이 짐에서 돌아와 샤워를 끝내자 새우와 주꾸미를 데쳐서 주고 나도 좀 먹었다.

 

오늘도 초저녁 잠을 이기지 못해서 빨리 베드에 들었고 자꾸만 잠에서 깬 시간이 3-4번 되었는데 바로 다시 잠이 들고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