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수.03.06.2024. 세월은 지금도 달리고 있는데~

wild rose* 2024. 3. 8. 11:30

지금도 대학 입시에 체력장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지만 나 대학 입시 때는 체력장 점수가 반영이 되었다. 체력장이 당시 누구의 아이디어 인지는 모르지만 공부하랴 체력장 연습하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던지기, 오래 매달려 있기, 윗몸일으키기, 오래 달리기 등등의 시험을 봐야 했는데 다른 것은 다 웬만큼 그러니까는 남들이 하는 만큼 하겠는데 오래 달리기는 마지막 한 바퀴 남았을 때 넘 힘이 들어 울면서 걸어서 갔고 그나마 마지막 반 바퀴는 이미 달리기를 마친 친구가 내 손을 잡고 함께 해 주었다. ㅜㅜ... 심장이 안 좋은지 어쩐지 학창 시절 달리기는 항상 꼴등이었다.

그렇지만 초등시절부터 친구들과 노는 것은 또 엄청 좋아하고 잘하기도 했다.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자전거 타기, 땅따먹기, 오자미 놀이, 공놀이, 숨바꼭질 등등 지금 생각하니 밖에서 할 수 있는 엄청 많은 놀이가 있었고 그것들을 하고 노느라 방과 후에는 학교 뒷마당에서 자주 남아 놀았고 겨울에는 동네 친구들과 자갈로 공기놀이를 하다 보면 내 손은 맨날 겨울 추위에 터서 당시 셋째 언니 손과 비교할 때 엄청 못 생겨서 언니가 손톱을 깎아 주면 왜 언니만 예쁘게 깎고 나는 못 생기기 깎았냐고 언니에게 컴플레인을 하기도 했다.

 

특히 울 셋째 언니 손발은 너무 예뻐서 다른 반 친구들이 구경을 하러 왔을 정도이었다고 하는데 그랬던 울 언니도 2020년 1월에 만났을 때 나 보다 6살 위인 언니의 손이 예전처럼 더 이상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젊었을 때 비해 살이 빠져서 인지 손에 혈관이 보여서 불과 몇 년 전까지의 예뻤던 언니의 손과 갑자기 비교가 되어서 맘이 짠해졌다.

 

아무튼 울 남편처럼 부지런한 세월은 흐르고 흘렀는데도 아직도 지치지도 않나 보다. 세월이 계속 달리고 달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세월도 나처럼 달리기 꼴등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고장도 나지 않은 세월 속에 함께 하다 보면 또 금방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흐를 것이다.

 

"내가 미국 와서 10년 동안 뭘 해 놨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그 당시는 도대체 이뤄 놓은 그 어떤 특별한 것도 없지 싶어서 참말로~ 했던 기억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내년 2025년 3월 10일이면 나 미국행 만 40년이 되는 해이다. 언제 세월이 이렇게 흘러 버렸을까? ㅜㅜ...이다.

 

 

출근을 해서 어제 정리하던 피얼스 이어링을 걸고 있는데 아들이 그랬다. 엄마! 클립 온 이어링을 좀 꺼내 놔야 할 것 같다고 아줌마 한 명이 클립 온 이어링을 사려고 벌써 3번째 다녀 갔다고~ 응 그래! 알았어~하고 클립 온 이어링 박스를 열어서 행잉 하고 있는데 미즈 박이 왔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를 도매상가 부근 중국 타운에서 세탁소를 하는 중국 여인과 여호와 증인 성경 미팅이 있다고 한다.

 

어서 오라고 환영을 했고 커피를 한 잔 타주고 그녀가 가져온 미니 케이크 하나를 나눠 먹었는데 그녀가 케이크가 조금 느끼해서 커피 한 잔을 더 타달라고 해서 보니 시장해 보였다. 그래서 커피도 한 잔 더 타 주었고 마침 내가 어제 도시락으로 싸 왔다가 안 먹은 김치가 있어서 삼양 컵 누들을 끓여 주었더니 맛있게 잘 먹었다. 먹은 후 녹차도 한 잔 끓여 주었고 미즈 박은 내가 이어링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도와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미즈 박은 박스 3개에 담긴 이어링들을 무조건 세퍼레이트 해서 걸어 주었고 나는 그 이어링들을 다시 자리를 바꿔 예쁘게 정리하는 일을 했다. 아직도 클립온 이어링이 담긴 박스가 많이 남았는데 몰이 문을 닫을 시간에 가까워서 일을 하다가 6시 45분에 손을 놓고 퇴근을 했다.

 

미즈 박은 종교 이야기만 하지 않으면 참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나하고 잘 맞는다. 다음 외출 시에도 또 들러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그녀는 수도사대 응용미술학과 졸업을 했다고 한다. 그녀가 건강만 괜찮다고 하면 파트타임 잡이라도 주고 싶은데 그녀는 면역력이 약해져서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 정도이고 여러 사람이 가는 식당에도 일부러 안 갈 정도로 건강을 조심할 만큼 몸이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함께 외식을 하자고 초대도 하지 못한다.

 

울 남편은 오늘 저녁 식사로 또 꽁치캔을 해 놨는데 이번에는 무가 아닌 엊그제 담근 김치를 넣고 했다고 하는데 맛은 있는데 좀 짰다. 차라리 감자를 넣고 김치는 김치대로 먹었으면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나 혼자만 해 봤다.

내일 일찍 출근하려고 일찍 베드에 드려고 했는데 그래도 밤 자정이 다 될 무렵이다.

 

참! 스티브 아저씨께서 좀 이른 오후에 다녀 가셨는데 24병이 담긴 생수 한 팩과 미네랄워터도 한팩을 가져오셔서 아들이 나가서 들고 왔다. 어제도 카수리센터에 갔고 오늘도 가야 된다고 한다. 차에서 뭔가 리킹이 되는데 그게 완전히 잡히지 않아서 오늘 또 가져오라고 했다고~ 아저씨는 서브위치를 점심으로 드셨다면서 스낵 한 봉지만 드시고 20분 정도 앉아 계시다 바로 떠나셨다.

 

하이디에게도 아저씨 가시고 난 다음에 오후 3시 무렵에 전화가 왔는데 나한테 오다가 동네를 미처 벗어나기 전에 차가 섰다고 했다. 그래서 랙카가 와서 차를 끌고 갔는데 프리웨이 상에서 서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기도해 달라고 했다. 울 남편에게 하이디 차가 섰다고 했더니 남편도 나랑 함께 안타까워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