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해서 잠을 깰 때 울 남편이 있으면 난 가만 앉아 있다가 출근을 하는데 어제오늘은 잠을 깨면서 뭔가 더 보람된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본다.
오늘도 부엌에서 필요한 일을 하며 잠을 깼다. 어제 설거지를 끝낸 마른 그릇들도 자리를 잡아 캐비닛에 넣었고 옥수수 4개를 꺼내와서 수염을 띠어 내고 씻은 후 어제 남은 삼계탕 국물에 두 개는 익혔고 두 개는 냉동실에 넣었다.
나의 아침 식사로는 닭국물에 콩밥을 조금 말아먹었고 익은 옥수수 반 개도 먹었다. 아들을 위해서 삼계탕 남은 것과 옥수수 반 개를 담았고 나의 점심을 위해서는 콩밥과 수육 조금 남은 것을 덥혀 담았고 잔잔한 초미니 컵에 찬을 골고루 담았다. 새우젓, 김치, 고추조림, 배추무침, 이렇게~
아침부터 쇼핑몰 전체에 고객이 거의 없다고 한다. 출근길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하늘은 흐렸지만 그렇다고 와이퍼를 돌릴 정도는 아니었는데도 고객이 없다고 하니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는가?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 무렵에 남편에게 전화가 와서 아들하고도 나하고도 통화를 했다.
오후 3시가 좀 넘어가자 갑자기 불이 확 나갔다. 구 스토어는 불이 나가면 완전 깜깜해서 한참 있어야지 어둠에 익숙해져 앞이 보이는데 지금 장소는 천정 바로 아래 높은 곳에 유리벽이 있어서 고객은 못 받더라도 스토어 일은 할만하다.
전기가 다시 켜질 예상 시간은 오후 7시라고 하니 아들에게는 퇴근을 하라 하고 난 가능하면 6시 30분까지는 더 일을 하고자 했는데 가드 설지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든 스토어 일꾼들이 귀가를 했다고 한다.
바로 복도 건너 웨딩숍에서는 직원들 목소리가 아직 도란도란 들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나도 퇴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퇴근을 하려고 차를 타니 4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퇴근길은 얌전한 비가 아침보다는 조금 더 내려서 중간중간 와이퍼를 돌려야 했다.
귀가 후 빈 도시락통 몇 가지를 씻고 아들은 미처 안 먹고 가져온 닭에 남은 옥수수와 국물을 더 넣고 덥혀서 오이김치와 창난젓을 찬으로 저녁 식사를 차려 주고 나는 시장하지 않아서 아들이 퇴근길 사온 도넛 2개를 먹고 지금 쉬고 있다.
오늘 오후에 하이디에게 전화가 와서 잠시 통화를 하였다. 귀가 후 울 큰언니하고도 통화를 했다. 어제 울 남편이 와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갔다고 하신다.
밤 10시 무렵에 시장기가 들어 부엌으로 가 보니 냄비에 닭국물과 살코기 조금이 남아 있길래 소금과 후추만 치고 콩밥 조금만 말아서 찬은 없이 나의 저녁 식사로 먹었다. 그래서 어제 끓인 삼계탕은 국물 한 방울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먹을 수 있었다.
냉장고 2에는 남편이 사다 놓은 샘스표 베이크 치킨 반 마리가 남아 있는데 그것으로는 생전 안 만들어 봤던 치킨 샐러드를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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