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를 못했다. 출근은 여전히 정오 이쪽저쪽 가져간 도시락을 꺼내 놓고 내 자리로 와서 내 곁에 있던 작은 박스 하나를 오픈을 했다.
30년도 더 된 브로치들인데 그 브로치들은 내가 도매상을 인수했을 때부터 있었던 것이다. 당시 패킹이 제대로 안 되어 있거나 브로치가 너무 큰 카드에 담겨 있어서 공간을 줄이기 위해 카드를 바꿔야만 했었다.
그런데 마땅한 사이즈의 카드가 없었나 보다. 아니면 갑자기 너무 일이 많아 바빠졌던지 그래서 그 박스에 담아 놓고는 일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어딘가에 묻혀 있다가 30년 만에 이번에야 발견이 된 것이다.
사실은 그것 말고도 먼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이렇게 처진일들에 먼저 눈이 가고 하고 싶은 맘이 더 생긴다. 그래서 오늘은 그것들 일을 했다.
브로치가 대충 50여 개가 담겨 있지 싶었고 그것들이 걸린 원 카드에서 뺀 후 종류별로 따로 바구니에 담았다. 아직도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 그렇지만 원래 카드가 자르기 쉬운 베이지 컬러의 일반 용지보다는 좀 더 두꺼운 종이라서 그것들을 적당한 사이즈로 재단을 했다. 다행히 폴리백은 새것이 있어서 그것들을 새 폴리백에 담아 놓으니 너무 보기가 좋았다.
어쩌면 버릴 수도 있는 것을 새로 정리를 해 놓으니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이다. 물건 자체도 오래되었다고 해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고 디자인이 어찌 보면 구식일 수도 있으나 또 그런 디자인을 앤틱룩킹이라고 좋아하는 고객들도 있다. 팔릴지 안 팔릴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그중에 딱 하나 남아 있던 브로치가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라서 내 몫으로도 하나 가져왔다.
그냥 봤을 때는 모르겠던데 사진으로 보니 오래된 티가 난다. 잔잔한 스크래치도 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오래된 주얼리는 어디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수천 피스의 주얼리를 팔고 있지만 내 눈에 뜨여 내 것으로 간직하고 싶은 주얼리는 1년에 4-5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한 피스를 발견해서 기쁘다.
오늘 정리한 브로치들은 거의가 골드 내지는 실버컬러 톤에 스톤이 박힌 소박한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가벼워 보이지 않고 묵직해 보여서 역시 오래된 주얼리 값어치가 있다고 느낀 것들이라 보람도 함께 한다. 아무튼 오늘 나의 시간을 어쩌면 팔리지 않을 수도 있는 물건정리에 시간을 쏟았지만 그래도 나의 기분은 뭔가를 한 것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잠시 뒤로 갔다가 코인 펄스가 담긴 더즌 팩들을 다시 정리하면서 몇 개 더 꺼내어 걸어 놓으려고 봤더니 여러 코인펄스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서 제멋대로 걸려 있지 싶어 다시 정리를 하다 보니 오늘 하루가 끝이 나 있었다. 실버 주얼리도 아직 반도 채 꺼내 놓지 못했는데 빨리빨리 시간은 흐르고 나는 또 어찌 보면 엉뚱한 일을 했던 하루이었다.
오늘 아침 식사는 밥 에그프라이 그리고 남편이 아침에 막 해 놨다는 김치찌개 조금, 점심도 밥 조금에 김치찌개, 김, 그리고 저녁은 삼겹살 구이에 밥 조금 그리고 김치찌개이었다. 후식으로 아들표 쿠키 한쪽을 먹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 엠앤엠 초콜릿 몇 알을 먹었다. 목욕 후 베드에 든 시간은 새벽 1시가 좀 넘었을 때이었다.
'2024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07.07.2024. 눈으로도 음식을 먹는 다는 울 아들 (4) | 2024.07.08 |
---|---|
토.06.29.2024. 오전에는 화씨 97도 오후 7시에는 93도~ (33) | 2024.06.30 |
화.06.18.2024. 오늘도 비는 오지 않았다. (13) | 2024.06.19 |
일.06.09. 나는 일요일 오늘 하루를 이렇게 보냈다. (30) | 2024.06.10 |
일.05.19.2024. 게으르면서도 뭔가를 했다. (12) | 2024.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