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인보이스를 쓰면서 아들에게 물었다.
오늘 날짜가 29일이야?
5월 1일이에요.
언제 5월까지 와 버렸지? 생각하며 인보이스를 썼는데
상대 고객은 예쁘고 세련된
그러나 너무 젊지 않은 40대 중후반은 되어 보이는
키가 꽤 큰 흑 도매고객이었다.
나는 그녀를 몰랐는데 울 아들이 그랬다.
엄마 그녀는 도매고객이에요.라고~
그녀가 스토어 안으로 들어와 내가 일을 하고 있는
실버 쇼케이스 앞으로 걸어왔을 때
난 엘에이 막내남동생하고 막 통화를 시작하는 중이었다.
미국행 이후 처음으로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때는 도매고객 세실리아가 와 있었고
그녀는 울 아들에게 구매 중이라서
나는 졸음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갑자기 동생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동생 역시도 누나가 피곤하실 것 같아
통화를 자제 중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몇 마디 하지 않고 바로 통화를 마쳤는데
이유는 그 흑 여 고객이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흑인은 아프리카의 흑인들과는 모습이 많이 다르다.
얼굴의 선도 훨 더 부드럽고 사이즈도 작으면서
큰 복코가 아니라 작고 오뚝한 코를 가진 이들이 많다.
지난 2백여 년이 흐르는 동안
그만큼 블럿 믹스가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패션 반지는 하나만 사고 나머지는 실버를 샀는데
그중에서 작은 사이즈의 실버 스터드 이어링
36개가 트래이에 담긴 것을 85.50에 샀고
이것저것 섞어서 토털 201불어치를 샀다.
그래서 난 애딩 머신으로 토털 액수가 찍힌 영수증을
인보이스 뒷면에 붙여 주고는
인보이스 앞 면에는 토털을 85.50으로 적어 놓은 것을
그녀가 스토어를 떠난 지 2-3분 후에야 발견을 했다. ㅜㅜ...
지금보다 훨씬 더 젊었을 때도
어쩌다 한 번씩 이런 비슷한 실수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리 내가 다른 일로 경황이 없다고 할지라도
또한 외국 출장 후 시차 때문에 힘이 든다고 하더라고
해서는 안 되는 실수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크레디트 카드 차지는 201불로 제대로 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보이스에는 85.50으로 적어 놨으니
나의 기분이 클리어하지 않아서 바로 전화를 했더니
앤써링으로 넘어가서 메시지를 남겼다.
차지는 바로 했지만 인보이스 토털 액수를 잘못 적었으니
네가 수정하길 바라며 나의 실수가 미안하다고~
울 아들 존이 그런다.
그 여 고객은 너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염려를 안 하셔도 된다고~
난 그녀를 기억을 못 하지만 아들이 그렇게 느꼈다니 다행이다.
그때 도매고객 세실리아도 이것저것 사고 있을 때라
아들하고 나랑 애딩머신을 셰어해 사용을 하다 보니
좀 불편하기도 했고
가장 큰 나의 문제는 시차 때문에
아직도 엄청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제도 귀가 중에 졸려서 집도착까지
운전 중 눈을 부라리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을 했고
오늘 귀가 시에도 마찬가지로 너무 졸려서
쇼핑몰 앞에 차를 세우고 잠시 자다가 갈까도 생각을 했지만
그것 또한 만만치가 않아서 그냥 귀가를 했었다.
어제도 오늘도 집 도착하자마자
외출복을 벗고 대충 손만 씻은 후에 바로 베드에 들었는데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10시 무렵이었고
잠시 식사를 한 후에 또 자다가 일어나 보니
새벽 3-4시가 되어 있었다.
오늘은 아들이 차려준 음식이
처음으로 많다고 느낄 정도로 입 맛이 없었다.
그래서 반은 남겨 놓고는 또 자고 있는데 더워서 잠이 깼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 무렵이었다.
부엌으로 나가 보니 어제 남편이 우족국을
슬로 쿠커에 끓이는 것을 봤는데
아직도 슬로 쿠커에 그대로 담겨 있어서
컨테이너에 나눠 담고 있는데
남편이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다가 왈,
새벽 3시에 안 자고 뭐 하냐고? 했다.
남편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냥 그대로 놔두라고,
우족에서 나온 근육들은 수육은 만들지 마라고
자기는 그냥 그대로 먹겠다고~
재탕은 하지 말고 뼈는 그냥 버리라고
재탕까지 하기에는 전기료가 더 비쌀 거라고~
화장실 갈 때부터 나와서 베드로 갈 때까지
계속 말을 쉬지 않고 했다.
난 남편의 말을 계속 들으면서
처음으로 나는 울 남편이 말을 쉬지 않고 해야 하는
병에 걸렸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 마침 울 아들이 모기가 자기 몸을 여러 군데 물었다면서
졸린 눈으로 자기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남편도 놀라서 자기가 오늘 모기약을 사서
인부들이 들락거린 아들 방과 나란히 있는 화장실
그리고 짐 방도 소독을 해야 했는데
안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혼자 자책을 하는 것을 봤다.
아들을 내 침대에 눕혀 놓고 보니
숄더 2방, 목과 가슴 사이 1방, 등허리 쪽 1방, 팔 1방 해서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물린 자욱이 있었다.
나도 어제 스토어에서 나와 차를 탈 때
벌레에 물렸는지 왼손 등과 손가락 두 군데가 물린 자국이 있고
오늘까지도 가려워서 내 손에도 지금 반창고가 붙어 있는 중이다.
물린 자국에 브라운 리스트린 양치액으로 소독을 한 다음에
흰 반창고를 잘라서 모기가 물린 자리에 발라 주었다.
베네드릴 크림은 바르지 않았는데 크림의 끈적거림 때문에
반창고가 피부에 잘 붙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은 자기 방에서 이미 모기 2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네 방으로 가지 말고 엄마 방에서 자라고~
어차피 엄마는 지금 일어났으니
새벽까지는 잠이 오지 않을 것이고
또 지금 더위를 느끼니 에어컨을 틀라고~ 했다.
아들 왈, 77도로 방금 맞춰 놨다고 하면서
자기 방이 더 편한지 다시 자기 방으로 자로 갔다.
벌레를 엄청 쉽게 타는 엄마를 닮아서
울 아들도 잘 물리는 편이다.
더운 텍사스라고 하더라도 어느 해 여름은
모기가 거의 안 보일 때도 있는데
올해는 모기가 극성이지 않을까 짐작하는 게
내가 미국에 온 뒤에도
거의 매일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남편은 슬로 쿠커도 그대로 놔두면
자기가 아침에 일어 나서 씻겠다고 자로 갔지만
나는 설거지를 마치고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은
어느새 아침 7시 9분이 되어 가고 있다.
파운데이션 공사는 수요일 오늘 끝이 나서
공사대금으로 수표를 가져갔고
플러밍 공사의 수표는 아직도 픽업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시티에서 인스펙션을 받아야 끝이 나지 싶었다.
공사는 화요일 끝이 나서 수요일 이른 아침에
플러머가 시티 인스펙션을 받기 위에
현관 밖의 윈도에 공사를 마친 플러밍 사진을 붙여 놨는데
수요일 오늘 오후 시티 인스팩터가 다녀 갔는데
사진이 없다고 패일을 당했다며
플러밍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집에 확인을 했는데 아빠가 아들의 전화를 받은 후
현관 밖에서 발견을 했다며
땅에 떨어져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아들이 회사에 그 사실을 통보하니
플러머 왈, 시티 인스팩터가 레이지~라고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붙어 있어야 할 사진이 없으면 주위를 한 번 정도 돌아볼 만도 한데
그것조차 하지 않고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지 않은 흰 봉투를 발견하지 못하고 없다고 한다면서 ~
아무튼 화요일 저녁부터는 부엌의 하수도가 일을 해서
싱크대도 세탁기도 잘 사용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당연히 누려야 할 일상적인 일들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던
지난 4-5개월이 너무나 불편했었다.
화요일 어제 퇴근을 하니
바로 옆집 주인인 미스 자자와
재작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났던 인도미국여자가 입구에 서 있다가
서로 헬로를 했는데 인도미국 여자가 그랬다.
작년에는 미스 자자 집에서,
얼마 전에는 한 집 건너 집에서, 이번에는 또 너네 집에서
계속 동네에 플러밍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데
자기도 걱정스럽다고~
1980년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에 지은
미국 전체 꽤 많은 집들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자기는 10년 전에 이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하며
걱정스레 내 말을 경청을 했다.
또한 미스 자자네 지붕 거터 부분에 꿀벌들이 집을 짓고 산다면서
내게 걱정스레 말을 했는데
오늘 수요일 귀가 시에 보니 3-4명의 남자들이 사다리를 놓고
어떤 이는 큰 플라스틱 통을 들고 있었고
또 잘 모르는 히스패닉 여인도 차를 주차시켜 놓고
그들을 보고 있어서 나는 벌을 치워 주는 이들인가 보다 했는데
울 남편이 그런다.
그들은 울 집에 파운데이션 공사를 한
매니저와 함께 일을 한 직원들이라고~
아마도 미스 자자가
그이들에게 도움을 부탁을 한 모양이라고~
그런데 대충 봐도 그들은 거터를 들어낼 듯이 힘들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 안에 굉장히 많은 꿀이 담겨 있는 모양이다.
그들이 꿀을 들어낸 후 미스 자자가 신경 쓰지 않게
거터를 다시 원상태로 잘 복구시켜 주길 바란다.
미스터 빌이 아직 생존해 계셨다면
절대로 벌이 집을 짓고 살게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분은 불편한 것을 절대로 견디지 못하셨던 분이라서
시티에 계속 전화해서 그이네와 울 집 앞의 도로가
비만 오면 물이 고이는 것을
기어이 시티에서 나와 고치게 하셨던 분이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과부가 되신 미스 자자께서 사시는 동안까지
생활에 어려움이 없이 잘 지내실 수 있으면 좋은데
문제는 자꾸만 이런저런 문제들이 우덜 삶에 생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