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은 오는 듯 마는 듯 빗줄기가 보였고 하늘에 해는 보이지 않는데도 눈이 부시려고 해서 선글라스를 찾아서 껴야 했다.

하이디가 보낸 메시지를 기상하자마자 봤는데 기회가 있으면 전화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출근 후 일을 하다가 좀 지치려고 해서 생강차 한잔을 타 마시며 잠시 앉아서 통화를 했는데 주로 날씨 이야기이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 동파하지 않도록 집 주변의 워터 파이프를 싸야 한다는 말을 해서 이미 다 싸 놨을 거라고 가볍게 답을 하다가 금방 통화를 마쳐야 했는데 이유는 샌안토니오에서 온 도매 여 고객을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고객 그녀가 착용한 반지 두 개가 특이해서 내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멋있다고 했더니 자기는 좀 특이한 모양을 좋아한다고 했다. 대체나 그녀는 남들이 쉽게 잘 안 고르는 좀 특별한 디자인 위주로 울 스토어에서도 고르고 있었다. 그녀는 히스패닉계로 50대 후반 정도? 의 나잇대이었다.

 

오늘은 엄마가 안 계셨으면 좀 힘들었을 거라고~ 퇴근 후 아들이 아빠에게 말을 했다고 할 정도로 엄마의 도움이 컸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이유는 도매 여 고객이 사 간 아이템들이 잔잔하면서도 종류가 여러 개 인 데다가 계산을 다 마치고 나면 몇 가지를 더 고르기를 5-6번을 계속했기에 그럴 때 깐딱하면 장사꾼들이 헷갈리는데 그것을 엄마가 함께 해 주었기에 아들이 좀 더 편안했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비가 내리고 날씨도 꽤 쌀쌀했고 또 오후 3-4시 경이 에너지가 떨어져 커피 한 잔이 딱 생각나는 그 시간대이었기에 커피 한 잔 타줄까? 물었더니 그녀가 뜻밖이라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금방 예스, 플리스! 해서 타 주었던 커피 한 잔값을 그녀는 충분히 하고도 더 했지 싶다.

 

그녀도 그것을 느꼈는지 쇼핑을 마친 후 스토어를 나서면서 왈, 자기 짐작으로는 I made a your day.라고 해서 네 말이 맞다~ 바로 맞장구를 쳐 주었다.

 

퇴근을 위해 가져갈 짐을 챙기다 보니 한 조각 가져간 버터크림빵도 & 도시락도 안 먹었음을 알았다. 스토어에서 나와 막 차를 탔는데 심하게 허기가 져서 차를 거의 텅 빈 몰의 드라이브웨이 빈 곳에 세워 놓고 빵을 먹으면서 아까 미처 다 못한 통화를 위해 하이디에게 전화를 했더니 반갑게 받았다.

 

그래서 귀갓길 내내 그녀랑 통화를 하다가 집 앞에 도착해서야 행업을 했다. 아들은 오늘 짐에 가지 않았다며 엄마가 차에서 내린 것을 봐주었고 울 남편은 조기를 궈 놨다며 저녁을 차려 주었는데 조기 3마리는 너무 많아서 1마리는 남겨야 했다.

 

울 아들은 오후 5시 무렵에 퇴근을 해서 로스쿨 친구들과 차이나타운 카페에서 잠시 미팅을 했는데 밀크티 한 잔을 마셨더니 전혀 시장이라면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요기를 하겠다고 했고 나중에 부엌에서 만났는데 단백질스낵으로 저녁을 때웠다고 한다.

 

하이디가 오늘 나와 통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를 통화를 마치고 가만 생각하니 그녀의 아들이 이른 아침 출근길 해 준 전화가 많이 반가웠을 테고 그 말을 나에게 하고 싶었지 싶다.

 

23년 11월 딸 결혼식 이후로 2년 넘게 아들집을 가지 못하는 엄마맘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 와중에 얼마 전에는 손자손녀 크리스마스 선물을 아들집 현관 문고리에 걸어 놓고 왔더니 그다음 날 화상채팅을 아들이 손주들과 해 주었고 손녀는 땡큐! 그랜마~ 하면서 고마움을 전했는데 손자는 그랜마에 대한 언급이 없이 선물만 보고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 손자가 왜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안 하느냐고 한 마디를 했는데 그녀의 뜻은 꼭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손자가 할머니 하우 아 유? 하고 할머니의 존재를 확인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다음 날 아들에게 메시지가 오기를 "고맙다는 말을 듣기 위해 선물을 준다면 앞으로는 선물을 더 이상 사 주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고 꼭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용서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ㅜㅜ...

 

그러고 소식이 없다가 오늘 아침에 전화를 해서 "토요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니 수도관 커버를 잘하라고 하면서 맘! 아이 러브 유." 하고 말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하이디가 다녀 갔을 때 내 앞에서 눈물바람을 하면서 그 말을 내게 했을 때 내가 그랬다.

 

손녀는 할머니를 인지할 만큼의 충분한 교류가 있었지만 손자는 아직 어리다 보니 더구나 서로 만나지 않은 채 2년이란 시간이 흐르다 보니 할머니를 반가워할 만큼 기억의 저장이 덜 되어서 그랬을 테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고 며느리의 맘이 풀릴 때까지 좀 더 차분히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고 아들 역시도 엄마와 아내 사이에 많이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엄마 맘을 아프게 하는 그런 메시지를 보냈을 수도 있으니 그들에게 시간을 더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위로를 했었다.

 

아무튼 이 세상의 부모들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간에 자식들에게는 무조건 죄인이지 싶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그들에게 묻지도 않고 거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가 아닐까 하고 나 나름 짐작해 본다. ㅜㅜ...

 

 

울 남편이 아내를 위해 궈 놓은 조기새끼들이

맛이 좋아서 요새 잘 먹고 있다.

맛은 있지만 큰 사진으로 보니 좀 그래서

사진 사이즈를 젤 작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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