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10.23.2024. 초저녁에 잠을 깊이 잤다.

wild rose* 2024. 10. 24. 17:12

 

귀가 후 졸려서 뜨거운 물 한 잔 마시고 자다가

아침인가 하고 깨어 보니 밤 10시 48분이었다.

2-3시간 정도 아주 깊이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오늘은 오전 7시 무렵에 잠이 깼지 싶다.

그러다가 다시 잠이 들었고

울 아들이 출근한 바로 다음에 부엌으로 나갔는데

이유는 시장기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시간은 오전 9시 45분 무렵~

 

그런데 아침을 챙기러 나갔다가 고기 손질을 하고 있는 나를 봤다.

닭날개를 꺼내 초벌 손질을 한 후 소금과 후추 양념을 해 놓았고 

아들에게 기름소금 양념으로 해 먹으라고 했는데도

아직 손도 안 된 얇게 썬 소고기 한 팩을 불고기 양념으로 해 놨다.

애호박도 하나 남아 있어서 그걸로 된장뚝배기에 찌개도 끓여 놨다.

남편이 된장찌개는 늘 남기지 않고 잘 먹기 때문이다.

 

그 후에야 날 위해 아침 식사를 조금 가져와서 먹은 후

다리를 잠시 쉬다가 욕조욕을 한 후 출근을 했다.

 

 

오늘 비드 이어링을 종류대로 정리해서 샘플을 꺼내 놓았다.

그렇지만 하고자 하는 일 반에 반도 끝내지 못했다.

 

 

오후에 지인 미즈박에게 카톡이 왔다.

지금 출타 중이신지?  아니면 스토어인지? 하고~

 

바로 전화를 해 주었다.

난 지금 스토어에 있다고~

 

잠시 후 그녀가 스토어를 방문했다.

 

언제 뉴욕에서 돌아왔냐고? 물었더니

10월 초에 왔는데 피곤해서 힐링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왜냐면 그녀는 뉴저지에서 95세 노모랑 함께 사는 큰언니가

한국행을 하는 사이 노모를 돌보러 갔다가 왔기 때문이다.

 

노모와 큰언니는 뉴저지 노인아파트에서 살고

큰오빠도 같은 노인 아파트 다른 호수에서 사시는데

큰언니는 한국에 휴가차 방문을 하였고

큰오빠 역시도 여동생이 와 있는 동안에

휴가 비슷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어떤 자식은 상황이 그러다 보니 노모를 돌보게 되었고

또 다른 자식인 자신 역시도

주어진 상황에 의해서 텍사스에 살고 있는데도

매일 노모를 돌보고 있는 큰언니한테

늘 맘 적으로 미안함 맘이 들고 눈치가 보이고

가끔씩은 투덜거림을 통해 듣는 구박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조금이라도 만회를 할 요량으로

매년 한 달 정도는 시간을 내어 노모 곁을 지킨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큰언니의 한국행 스케줄에 맞춰서 다녀온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녀의 입에서 여호와 증인 종교 이야기는 안 꺼내길 바랐고

그녀 역시도 나에게 조심하는 게 느껴졌다.

 

종교가 다른 것 외에는 그녀는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고 여인이고

나하고도 성품이 잘 맞아서 함께 있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녀는 오후 4시가 좀 넘어서 도착을 해서 나 퇴근할 때 함께 나왔다.

 

식사를 권했더니 아직 먹을 시간이 안 되어 괜찮다고 해서

커피 1잔과 마른 망고 1피스만 대접을 했다.

 

내가 후식으로 먹으려고 가져갔기에

망고가 딱 2피스 밖에 없었고

그나마 내가 1피스는 그녀가 온다고 하니 남겨 놓은 것이다.

혹시 몰라서 햇반하고 주려고

돼지갈비도 3조각, 핫도그 소시지도 반토막,

토하젓도 덜어서 먹고 그녀가 먹을까 하고 남겨 놨는데

괜찮다고 해서 내가 저녁 식사로 먹었다.

된장찌개 조금을 더 해서 ~

 

그녀는 내게 직접 만든 이젤과 옷걸이를

사진으로 찍어 와 보여 주었다.

 

헌 동네가 새 집으로 다시 지어 탈바꿈하는 그런 동네에서

현재 그녀가 살고 있다 보니 많은 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있었고

그런 나무를 조금 얻어다가 필요한 것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수준급 이상이었다.

 

수동 톱으로 잘라서 페퍼로 갈아 다듬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수도사대 응용미술과 출신인데 주 전공은 염색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미술 전공을 하다 보면 그리기도, 만들기도

다 함께 배우나 보다.

 

직접 만든 이젤 위에는 크레파스로 그렸다는 과일 그림이 놓여 있었고

미술대학 출신이라고 굳이 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미리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과일의 모습들이 잘 묘사가 되어 있었다.

 

큰아들부부와 아직 어린 두 손주들은

현재 중국베이징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미국 오일컴퍼니의 직원으로 근무한 지 몇 년이 되었는데

직업이 검안의인 며느리 역시도 아들처럼 어려서 부모 따라

미이민을 온 대만인이라고 했다.

 

막 동네가 개발되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지었던 새 집을

큰아들이 샀고 바로 얼마 뒤에 중국으로 발령을 받다 보니

아들 집을 지켜 주려고 둘째랑 함께 들어가서 그 집에서 살고 있는데

큰아들은 내년 말까지는 베이징에서 머물러야 하고

그다음은 미국으로 올지 다른 나라로 갈지 아직 미정이라고도 한다.

 

얼굴도 귀티가 나고 말투도 가정교육을 잘 받은 배운 사람 티가 나고

쉽지 않은 결혼 생활 중에도

두 아들을 잘 키워낸 절대 약하지 않은 한국 엄마인데도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서

가능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잘 가지 않으려고 하는 그녀이다.

 

뉴저지에서도 장을 볼 때만 외출을 했고

그 외 시간은 집 안에서 모친과 함께 했다고 한다. 

 

그녀도 나처럼 자칭 집순이라면서

집이 젤 좋고 여행을 싫어한다고 해서

날 닮은 사람이 또 있구나 했다.

 

아무리 집순이라고 하더라도

가끔씩은 외출이 하고 싶을 때도 있을 테니

아무 때고 바깥바람 쏘이고 싶으면

울 스토어에 오라고 하고 헤어졌다.

 

계절의 변화가 있어서 인지 요 며칠 출퇴근길 하늘이

유난히 아름다워서 사진으로라도 남기고 싶었지만

핸들을 잡아야 되어서 맘 속에만 저장을 했다.

 

한 낮 밝을 때의 하늘도 아름답지만

오후 7시가 넘으면 이젠 거의 어둠 직전인데도

어둠에 묻히는 노을의 모습도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아! 하고 맘 속으로 감탄사가 나왔다.

 

참! 오늘 엘에이 N 컴퍼니 랜디가 다녀갔다.

랜디를 처음 만났을 때가 93년도니

벌써 햇수로는 31년째 알고 지낸다.

 

홍콩에서 십 대 초반에 부모 따라 미이민을 왔지 싶은데

생긴 것도 잘 생겼고 성품도 참 좋은 사람이다.

스토어 방문을 해서 30분 정도 대화를 하다가 갔다.

휴스턴 방문은 올해는 마지막이고

내년에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렌디는 지금 50대 중반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회사의 오너는 아니고 미국 지사장 정도의 직위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