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화.10.08.2024. 식겁했다.

wild rose* 2024. 10. 9. 15:09

 

운전하기는 너무나 평범하고 쉬운 길인데

그것도 그냥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앞 차들이 몇 대 서 있어서

천천히 다가가고 있던 중에

쇼핑몰 길가 인도길 사이드에 내 차바퀴가 닫아 부딪치며

내 차가 순간 튕겼고 그 순간 핸들 조작이 약간 틀어지면서

바로 곁에 지나던 차를 부딪칠 뻔했지만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다.

 

내 차 바로 뒤에는 하이디 차가 따라오고 있었고

하이디는 그 순간을 바로 뒤에서 목격을 해서

나만큼이나 놀랐나 보다.

 

자기 집 동네길로 접어든 후에 바로 전화가 왔다.

한국말로 대충 뜻풀이를 하자면

하나님 감사합니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어떻게 그런 일이

거의 부딪칠 뻔했는데도 하나님의 보호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서

은혜가 하늘 같습니다. 등등~

 

귀가 후에도 그 말을 남편에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울 남편에게 말함과 동시에

큰 목소리로 무슨 생일은 생일이냐

지금 당신이 그런 것 할 상황이냐

그럴 시간 있으면 쉬어야지 하면서 시끄러울 것이고

난 그럴 시간에 빨리 쉬고 싶기 때문에

남겨온 쟁반국수에

잘 익은 배추김치와 함께 식사를 한 후

레몬바 케이크 한쪽을 먹고 베드에 들었다가

잘 자고 일어나 보니 자정이 되어 있었다.

 

그 사이 보니 하이디에게 고맙다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어제저녁 귀가 후 대략 4시간 정도,

오늘 기상해서 대략 4시간 정도를

부엌에 서 있다 보니 내가 좀 피곤했나 보다.

더구나 스티브 아저씨께서 어제부터 날

조금은 신경이 쓰이게도 하셨다.

 

난 몸보다는 맘의 힘듦이 더 날 힘들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스티브 아저씨 딸 생일이 낼 모레라 해서

생일카드와 제이드 반지를 준비해 놨지만

적어도 오늘은 드리고 싶지 않았다.

 

아저씨를 위해서는 잡채와 카레를 따로

하이디를 위해서는 잡채와 미역국을 따로 더 담아 갔지만

아저씨께는 음식 역시도 드리지 않았다.

 

 

 

난 밖에서 산 케이크는 아주 비싼 베이커리 케이크 말고는 별로라서

안 사고 싶어서 아들에게 부탁을 했더니

아들이 엄마가 평상시 좋아하는 레몬바를 구워 주었다.

 

엊저녁은

카레(울 남편을 위해서),

고구마튀김(울 아들을 위해)

미역국(하이디 생일을 위해)을 해 놓고

내 방에 들어오니 벌써 밤 11시가 넘어 있었다.

 

쟁반국수,

상추샐러드,

과일샐러드,

잡채,

해물완자,

만두,

브로콜리,

유초이김치,

재스민밥

 

위 음식들을 하이디 생일을 위해 가져 가려고

오전 중에 새로 해야 했고

어제 해 놨던 미역국과 카레도 챙겨 담았다.

 

냉장고 안에 있던 잔잔한 그릇들에 담긴 음식들도

복잡하게 느껴져서 다시 정리를 하다 보니

또 금방 오전 4시간이 흘러 있었다.

 

더구나 새벽 1시에 베드에 들었다가

새벽 4시에 다시 눈이 떠져 잠시 깨어 있다가

다시 깜빡 2-3시간 잤지 싶은데

아무튼 충분한 잠을 자지 못했는지

종일 눈꺼풀이 무거웠다.

 

가져갈 음식을 담아 놓고 보니

큰 장바구니 쇼핑백으로 4개가 가득 찼다.

 

 

식사 후 남은 음식은 거의 다 하이디를 싸 주었고

난 씻어야 할 빈 그릇등과 쟁반국수와 케이크

그리고 재스민 밥만 내가 가져왔다.

 

하이디를 주려고 사 놓았던 쌀 한 포대도

퇴근 후 차를 타기 직전에 건네주었다.

 

다른 날 보다 좀 더 일찍 하이디랑 함께 퇴근을 했는데

최근에 울 집 앞 도로도

스토어 앞 도로도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공사 중이라 엄청 복잡해서

하이디도 길이 없어졌다며

오늘 스토어로 오는 중간에 전화가 올 정도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없어진 길 대신에

다른 길이 만들어진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복잡한 길을 잘 빠져나왔는데도

또 쉬운 길에서는 하이디까지 식겁하게 했던

그런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니 사람 일은 내일을 알 수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브 아저씨께서 심장에 페이스 메이커는 아니지만

뭔가 튜브로 잇는 수술을 얼마 전에 하셨다고 했다.

 

3일 전인 지난주 토요일 스토어 방문을 하셨을 때

하이디 생일이니 화요일에 가능하시면 오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25불을 주시면서

기프트카드를 한 장 만들어 하이디에게 선물해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월요일 어제 아저씨께서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내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지이었다.

 

내일은 못갈 것 같으니

음식은 당신 것은 준비하지 말라며

하이디 생일에는 참석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당신 점심으로는 에너지바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

 

도대체가 뭔 말을 하시고자 하는 것인지 헷갈려서

메시지를 보자마자 전화를 드렸다.

 

하이디 생일이 바로 내일이고

난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는 것이지

아저씨를 위해서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가능하면 오시고 불참해도

그녀가 이해를 할 것이라고~

 

통화 중에 에너지바 이야기까지는 묻지 못했다.

뜬금없이 에너지 바는 왜 가져오겠다고 하시는지?

흠~!!!!!이다.

 

오늘 참석은 하셨고

대체나 뱃속이 안 좋다며

생일 케이크나 한쪽 드시고 가시겠다고

미리 말씀을 하셨다.

 

난 어제 메시지도 받은 터라 전혀 음식을 권하지 않았는데

하이디는 자꾸 음식 드실 것을 권했다.

 

그렇지만 그분은 침을 흘리시면서도

노 땡큐! 하셨다.

위장이 지금 편하지 않아서 안 먹는 게 좋겠다고~

 

그렇다면 위장이 안 좋아서 조심해야 되니

다른 음식은 못 드실 것 같으니

스스로를 위해서 에너지바를 준비해 오시겠다고

애초에 메시지에 보낼 때 적으시던지 하시지~

 

더구나 하이디가 아저씨를 위해

오늘 가져온 콩요리 한 통은

부러 가져가겠다고 챙기시면서

다른 음식은 필요 없다고 말씀을 하시니

내가 더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이다.

 

평상시 아예 한식을 안 드셨으면 모르되

스토어에서 함께 한식으로 생일 파티를 한 게

월 측 10 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새삼 이번에 유난을 부리시니

나의 기분이 더 다운이 되었지 싶다.

 

내가 우울해하니 울 남편도, 하이디도 그런다.

아저씨께서 연세가 드셔서 일 것이라고~

 

울 아들도 그런다.

자기 역시도 아저씨와의 대화가 쉽지 않음을

엄마도 이미 알고 있으면서

뭘 그것을 가지고 신경을 쓰시냐고 한다.

 

지난 토요일에 아저씨 오셨을 때

울 남편이 아저씨를 위해 사 온 선물인

큰 한 박스에 16개가 담긴 양갱을

거절하지 않고 가져가셨는데

그것을 너무 많이 드셔서 위장에 탈이 나셨나? 하는

생각까지도 해 봤던 하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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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아저씨 메시지인 줄 알고 가져온 아래 사진 메시지가

내가 지난주 하이디에게 보낸 메시지라서 지우지 않고 올린다.

 

모든 메시지를 내가 사진으로 보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가끔씩 내가 특별한 기분으로 적은 메시지는

지우기 전에 사진으로라도 보관을 해 놓는 경우도 있다.

 

 

 

어제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스티브 아저씨께 받았다.

 

 

하이디가 오늘 내게 보낸 아래 메시지이다.

 

 

 

자정에 일어나서 새벽 2시 무렵에

자려고 끓여 먹은 진라면 반 개와 배추김치이다.

 

라면은 나에게는 김치가 먹고 싶을 때 먹는 음식이다.

라면이 맛있다고는 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한국 라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에서 보면은

라면맛을 모르는 내가 별종인 게 분명히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