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화.08.20.2024. 오늘은 화씨 104도(섭씨 40도)

wild rose* 2024. 8. 21. 21:22

 

퇴근 시 차에 올라 타 엔진을 틀고 바깥의 기온이 떠서 보니 104도가 찍혀 있었다. 햇볕 아래 세워졌던 차라서 윈도부터 열고 파킹장 입구 그늘까지 오는데 차가 달려서 인지 무더위에도 자연의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져서 참 감사했다.

 

차를 잠시 멈춘 후 에어컨을 틀고 귀가 중에 들으려고 유튜브에 듣고자 하는 것을 찾아서 튼 후 차 안의 열기를 더 빼내려고 잠시 더 창문은 열고 운전을 했는데 에어컨 바람과 자연의 바람이 함께 해서 인지 섭씨 40도의 기온에도 견딜만했다. 물론 그 시간은 1-2분 정도이었을 것이다.

 

그 감사한 자연의 바람의 느낌은 작년 봄에도 느꼈던 것이다. 울 남편이 한국에 간 사이 생전 잘 안 나가던 야드에 우연히 나갔는데 난 생전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야드가 가까이 가서 보니 너무 엉망이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집 안에서 입던 가벼운 옷차림 그대로 작은 전지가위를 찾아와서 뻗은 가지들을 자르려고 하니 생각보다 드세서 다시 수동 톱을 찾아서 자르다가 보니 한두 시간 만에 해결을 할 상황이 아니었고 그사이 개미에 물려서 엄청 가려웠다.

 

그래서 그다음 날부터 옷단속을 하고 신발도 오래된 부츠를 신고 장갑, 모자, 안경, 목에도 머플러로 가리고 신발과 옷에는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고 한동안 거의 매일 출근 전 2시간 정도를 나뭇가지를 자르고 어떤 것들은 뽑기 시작했다.

 

남편이 돌아온 후에도 그 일을 수시로 하다 보니 어느새 이미 더위가 찾아온 6월 어느 일요일도 내가 야드에 서 있었다. 일을 하다 보면 금방 땀이 났고 갈증도 나고 3-4시간 하고 나면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지만 하던 일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게 나무와 풀 등이 너무나 잘 자라서 집 전체를 다 덮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때 경험으로 바깥에서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힘듦도 더 자세히 알았고 비록 별로인 야드 일을 했던 울 남편도 참 힘들었겠구나 하고 느꼈다. 또한 특별했던 것 한 가지가 더위 속에서도 순간순간 부는 자연의 바람이 함께 해 주어서 너무 감사한 맘이 들었던 것이다. 오늘 104도가 나가는 무더위 속에서도 열린 차 윈도 사이로 느껴지는 자연의 바람처럼 말이다.

 

에어컨이 켜진 차 안에서 밖을 보면은 구걸을 하거나 버스를 기다리거나 행상을 위해 길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이 보일 때마다 에공~ 이 무더위에 참 짠하다는 안쓰런 맘이 늘 이었는데 그들에게도 오늘 내가 느낀 자연의 바람이 함께 하기에 그나마 견딜 수가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보았다.

 

스티브 아저씨께서는 한동안 울 스토어를 방문할 때마다 생수물병을 따로 가지고 다니셨는데 길거리에서 행상을 하고 있는 남미 계통의 어린 소녀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하셨고 울 스토어에서 선글라스도 사다 주었고 만나면 5불씩도 주셨다고 한다. 휴스턴의 무더위에 밖에 서 있는 그 젊은 여자 아이가 너무 가엾다면서 말이다. 때로는 그 소녀가 안 보이면 아프지나 않을까 하고 궁금해하시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스티브 아저씨가 가엾다고 울 아들이 그랬다. 왜냐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ㅜㅜ....

 

 

 

 

위 메시지를 적게 된 사유는 이렇다. 아저씨가 현재 자가 콘도에서 사는데 문제는 벽을 사이에 둔 이웃이 본인이 해야 할 수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고 또한 그 이웃은 어쩌다 한 번씩만 그곳을 다녀 가기에 연락조차 잘 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콘도를 관리하는 관리사무실이나 콘도입주민 자체에 형성된 홈어소시에이션에서도 해 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는지 그 문제를 내 기억으로는 지금 2년 가까이 끌고 있고 아저씨의 인내에도 극에 달해서 그 사이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최근에도 울 스토어 방문 시마다 그 사연을 3-4번씩이나 우 덜에게 들려주시곤 하셨다. 

 

아저씨가 젤 걱정하는 것은 벽 안이 젖어서 곰팡이가 발생을 하면 건강에도 해가 되기에 해결을 하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지금껏 해 오신 걸로 아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좀 심각한 메시지를 보내오셔서 더 안타까운 맘이 든다. 미국의 홈 어소시에이션 파워가 엄청난 걸로 아는데 입주민들과 콘도의 관리 보호를 위해 단체 일을 책임지는 멤버들은 꼭 그렇지도 않은지 어쩐 지 글쎄다.

 

그 메시지를 받고 울 아들이 아래와 같은 답을 해 준 것이 나랑 함께 하는 단톡방이라서 나도 출근 전에 이미 읽을 수 있었다. 아저씨의 외동딸이 아빠 집에서 3마일 떨어진 곳에서 사는데 아빠의  힘듦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최근에 집 문제로 힘듦을 겪어 봐서 아저씨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실지 나도 백번 공감을 한다. 홈 어소시에이션과 연결된 변호사와도 미팅도 하고 멤버들도 아저씨를 도우려 노력한 걸로 아는데도 이 세상에는 법이나 상식으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도 함께 하지 싶다. ㅜㅜㅜ...

 

 

오후에 하이디에게 전화를 해서 위 메시지의 내용을 전달을 했다. 토요일 우리의 계획을 취소를 하던지 아니면 너는 너대로 난 나대로 음식을 준비해서 가져와서 혹 아저씨가 오시면 좋고 그렇지 않다면 아저씨 댁에서 멀지 않지 싶은 코리아타운 에치 마트 부근으로 우리가 퇴근 후 음식 딜리버리를 가는 계획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했더니 후자를 원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저씨께 받은 메시지는 내가 한가할 때 보내 준다고 했다.

 

지난 토요일 스 아저씨께서 오셔서 조이스 언니랑 통화를 몇 번 시도했는데 안 받으시니 아저씨가 언니딸 다이나와 연결을 했고 나도 바꿔줘서 다이나랑도 한참을 통화를 했다. 그때 울 아들이 앨범에서 발견한 오래전 사진 속에 엄마가 자기 눈에는 너무 예뻐서 앨범에서 꺼내 자기 방에 꼽아 놓은 것을 보여 주었는데 그 안에 조이스 언니도 함께 이었다.

 

그때 조 언니 나이가 아직도 50대라서 내가 봐도 조언니가 너무 젊고 예쁘셨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내 셀폰으로 찍어 놓은 게 있어서 다이나에게 보내 주었더니 다이나에게 아래와 같은 답이 왔고 어제 다이나가 엄마 집에 가서 전화를 해 주어서 오랜만에 조언니랑도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통화 중에 다이나에게 토요일 울 스토어에 엄마를 모시고 방문을 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스토어 오는 길이 너무 복잡하고 멀어서 자기는 불가능하고 만약에 자기 오빠 폴에게 가능한지 물어보겠다고 했었다.

 

 

오늘 하루도 어찌어찌 잘 지나갔다. 난 눈에 보이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지만 오늘도 이것 하다 저것 하다 하면서 보냈고 어찌하다 보니 점심은 오늘도 울 아들이 퇴근하겠다는 5시 30분에야 먹게 되었다. 그래서 식사 후 어제부터 못 했던 설거지를 하고 나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서 뒷정리 몇 가지 하고 나니 또 스토어에서 나와야 했다.

 

귀가 후 남편이 또 굴비를 궈 놨다고 했지만 시장하지가 않아서 아들이 짐에서 돌아온 9시 이후에 먹었다. 아들이 9시가 되어도 소식이 없어서 메시지를 보냈더니 전화가 바로 왔다. 지금 막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짐에서 집까지는 차로 2-3분 거리일 것이다. 

아들이 샤워 후 나올 무렵에 부엌으로 나가서 육수를 꺼내고 소면을 삶아서 잔치국수를 만들었다. 양은 부러 많이 하지 않았고 부족한 것은 아들은 마지막 남은 수육을 나는 굴비 한 마리를 뜨겁게 해서 더 먹었다. 마지막 남은 배추김치 4분의 1 포기를 남편이 꺼내 놓았는데 맛이 좀 시어서 참기름에 궜더니 맛이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맛있게 먹었다. 김치는 다음 주에나 담가야겠다. 급하게 했는데도 울 아들이 잔치국수를 너무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