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부터 허리 부근이 좀 불편한 듯했는데 평상시 몸 안에서 돌아다니던 담이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부터 허리 한가운데로 옮겨 붙었는지 서거나 눠 있는 것 빼고는 움직일 때마다 결리고 몸을 굽히거나 돌리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 그래서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가 있었다.
그동안 잠이 부족했는지 어제저녁도 실컷 잘 잤지 싶은데 오전 8시 잠시 기상했다가 잠을 이기지 못해서 다시 베드에 들었고 오전 10시 45분에야 기상할 수가 있었다. 부엌에 나가 움직이려고 하니 아픈 허리 때문에 끙끙 앓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울 집 일요일이 그립다고 했던 울 아들 말이 생각이 나서 가능하면 먹을만한 음식을 만들어 보려고 냉장고와 팬트리에 뭐가 있을까 하고 손에 잡히는 데로 몇 가지를 꺼내서 세탁기 위에 올려놓고는 한꺼번에 못 들고 와서 조금씩 자주 들락거리면서 가져왔다.
남편의 셀폰이 부엌 식탁에 놓여 있어서 자기 방에서 자는 줄 알았는데 한참 동안 조용해서 가 보니 없었다. 아들방을 치우나 하고 그곳도 가 봤더니 없었다. 흠~
요 며칠 계속 빈혈증이 난다고 했는데 혹시 어디 쓰러지기라도 했나 하고 갑자기 염려가 되어서 일단 차고로 나가 보니 남편 차가 없어서 아! 어디 갔구나 하고 짐작을 했다. 걷기도 불편하니 울 집이 겁나가 넓게 느껴졌다.
셀러리, 잔파, 토마토, 감자, 양파, 배추 3분의 1 포기, 사과, 배가 냉장고 안에 있었고 하이디가 가져다준 양배추, 실란트도 있어서 다 꺼내서 다듬고 씻었다.
또 남편이 사다 놓은 냉동푸드로 해물전, 물회, 굴비가 있었고 내가 늘 떨어뜨리지 않고 사놓은 어묵도 있었다. 그래서 어묵 3피스와 해물전 한 팩을 꺼내 놓고 녹이는 와중에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서 보니 샘스에 다녀오는 중이라 했다.
아침에 부자가 서로 대화를 하기를 오늘은 스테이크를 궈 먹기로 했다며 필요한 몇 가지를 사 왔는데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그곳에 와 있었다고 한다.
울 남편 왈, 살기 힘들다고 해도 다들 먹고는 살아야 해서 그럴 것이라고 했고 난 아마도 어떤 가족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시원한 곳을 찾아 나왔을 거라고 짐작을 해 봤다.
어제도 출퇴근 시 차 안의 온도계를 보니 기온이 화씨 99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오늘 기온은 방금 셀폰으로 보니 최상은 섭씨 35도 최저는 섭씨 26도로 나온다.
울 아들이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점심식사 레디가 안 되었지만 아들은 바로 바비큐를 에어 프라이어에 덥히며 식사를 할 모드에 들어가서 식탁은 차리지 않고 필요한 것들만 상에 놔주었고 남편도 함께 식탁에 앉았다. 아들이 쉬플리 도넛 6개를 사 와서 아빠, 엄마, 아들이 각각 2개씩 나눠 먹었다.
오늘도 울 남편은 빈혈기가 있다고 중간중간 말을 해서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 20년 전에도 울 남편은 머리가 아프다며 다 죽어 갈 것처럼 표현을 해서 빨리 퇴근하라고 했던 그날도 나보다 더 늦게 귀가를 해서 어디 다녀왔나 봤더니 백화점에 가서 샘소나이트 러기지를 세일해서 사 왔다며 복도로 이리저리 끓고 다니면서 좋지? 하는 것을 보고는 기가 막혔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때론 진짜 아픈지 엄살인지 솔직 헷갈리며 아리송할 때가 더 많다. 오늘도 샘스에서 음식만 사 온 게 아니라 베개 쿠션도 3개를 사 와서 새로 바꿔 주면서, 편한지 어쩐지 오늘밤 쿠션의 상태를 확인해 보라고 한다. 참말로~
나는 빈 속으로 요리를 하다 시장기가 들어 누룽지로 아침 식사를 했고 아들이 사 온 도넛 하나를 먹었다. 점심은 부엌일이 대충 끝난 후 오후 4시 무렵에 어묵국과 내가 어제 먹다 남긴 물회를 찬으로 먹었다. 그리고 후식으로 도넛을 하나 더 먹었다. 저녁 8시 무렵에 난 아직 시장하지 않은 데. 울 남편 왈, 먹어야 한다면서 바비큐를 두 쪽을 덥혀서 가져다주어서 한쪽만 먹겠다고 했다.
오늘 마지막 부엌의 마무리는 오후 7시 즈음에 부엌으로 나가서 고춧가루를 넣은 양배추김치를 버무려 병에 담은 것이었다. 양념을 아까침에 이미 만들어 놔서 마지막은 쉬웠다.
지난 2-3주 동안 내 몸이 피곤하니 멍하니 틀어진 영상을 보는 것 외에 집중해야 하는 다른 일을 하기가 힘이 들어서 출장 중 마이크폰을 사용해서 입으로 대충 기록해 놨던 매 매일의 일기를 좀 더 정확히 마무리하는 일 외에는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포스팅이 된 성경말씀도 글씨 크기며 수정해야 할 것들이 엄청 많은데도 아직 못하고 있어서 맘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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