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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울 어머니가 오십니다.(카톡펌)

wild rose* 2022. 1. 14. 06:49

감동 글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오래전 시외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로
그것은 불과 10여 분
안팎의 일이었습니다.

만원 버스도 아니었고
정류장마다 멈추는
시간이 그리 철저히

지켜지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엔진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 중 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말했습니다

"저기 웬 할머니가
오십니다."

버스 기사가 바라보니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

머리에 인 채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요?"

버스에 타고 있던
어떤 승객이 바쁘다면서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버스 기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가시지요?"

승객은 할 말을 잃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창가에 앉았던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승객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버스 밖으로
모아졌습니다.

머리 위의 짐을 받아 든
청년은 할머니의 손을
부축하여 잰걸음으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와 청년이 버스에
오르는 순간 승객 중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마치 전염된 듯 너나없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 할머니는 버스
기사의 어머니도
청년의 어머니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고 회한으로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돌아가신 부모님께 특히 어머니께 효도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배부르다 ,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발뒤꿈치가
다 헤져 갈라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 줄만 알았는데...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고 계시던
엄마를 본 후로는

아!!!

엄마도 그러면
안 된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 우리 주위의 나이 드신 모든 분이 우리 어머니 아닐까요?

 

 

시인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가 《좋은 생각》100호 기념 100인 시집에 뽑혀 <TV동화 행복한 세상>에방영된 후 널리 알려졌다. 한국문인 시 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중학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 네티즌이 뽑은 어머니 대표시인 1위 낭송가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시 1위로 선정되었으며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KBS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드라마에 소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가난한 마음으로 서정적인 시를 쓰는 시인은 호반의 도시 춘천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