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

일.09.01.2024. 9월의 첫날은 일요일이다.

wild rose* 2024. 9. 2. 07:12

충분히 자고 일어나 주말 드라마를 보며 잠을 깨면서 남편표 아침 식사를 블커 한 잔과 함께 먹었다.

 

부엌으로 나간 시간이 오전 10시 45분 무렵이었고 점심 식탁을 레디 한 시간은 오후 1시 15분이었다. 오늘 식사를 준비하기 전에 냉장실에 있던 반찬이 담긴 그릇들을 전부 꺼내서 정리를 했다. 다시 끓여 놓을 것은 끓여 놨고 버릴 음식은 버렸다.

지난주 냉동해물완자는 남편이 사다 놨길래 해 놨는데 아무도 먹지 않아서 거의 다 버렸고 콩나물 무침 쪼끔 남은 것도 아직 상하지는 않았지 싶은데 더 이상 먹지 않을 것 같아서 버렸다

 

가난하게 자라지 않았어도 부모님께 절대 음식은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기에 나름 알뜰한 편이다. 그런데도 남편과 나 주부 두 명이 음식준비를 하다 보니 때로는 먹지 않고 뒤로 처진 음식들이 생길 때도 있다. ㅜㅜ...

나 어려서는 구정물통이라는 게 따로 있었다. 식탁에서 나온 거의 모든 음식물 찌꺼기는 그곳에 버렸고 매일 이른 아침 구정물 통을 걷어 가는 이가 따로 있었는데 그이네는 각 집의 구정물 통에 음식을 모아서 돼지를  먹인다고 했던 기억이 어슴프레 난다.

 

데친 브로콜리

 

두부 부침

 

계란 3개, 배, 사과 각각 반 개씩, 작은 오이 1개, 딸기 5알, 탠저린 1개로 만든 과일 샐러드

 

애호박 하나, 소고기, 두부 반모, 양파 조금, 매운 고추 한 개로  끓인 된장찌개

 

돼지오겹살 수육 14불어치

 

점심 식탁을 차려 준 후 나는 시장하지 않아서 냉장고를 정리하느라 나온 빈 그릇들을 설거지를 했고 어정 쭝쭝 남아 있던 깍두기와 물김치의 국물은 버린 후 건더기들만 들기름에 달달 볶아서 육수를 붓고 끓인 깍두기찌개인데 내 혀는 엄청 맛있다고 해서 난 오후 4시 무렵에 깍두기찌개 한 국자와 수육 몇 점에 점심 식사를 맛있게 했다. 간이 딱 도시락 찬으로 좋을 것 같다.

 

울 남편이 너무 많이 끓여 놓아 남은 어묵탕도 국물이 부족한 듯해서 육수를 더 붓고 어묵 크기는 4등분으로 더 잘게 잘라서 마늘과 파를 좀 더 넣고 어묵탕을 다시 팔팔 끓여 놓았다. 도시락 3번은 싸 갈 수 있는 양이다.

 

배추 이파리 씻어 놨던 게 3-4장이 있어서 살짝 데쳐서 된장과 식초 간을 했는데 난 어려서부터 저런 음식을 참 좋아한다. 특히 고구마 줄기의 껍질을 벗겨서 무쳐 놓으면 여름식탁에서 나의 최애 반찬이었다.

 

지난주인가 담가 놨던 백배추김치와 백양배추김치가 아직 반 정도 남아 있었는데 울 아들은 백김치를 덜 좋아하는 것 같아 오늘 일부 국물은 따라 버린 후에 고춧가루 양념을 해서 다시 비벼서 맞는 사이즈 그릇으로 옮겨 담았는데 맛은 충분히 먹을만했다.

 

 

사실 어제 마트에 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치를 담가야 하는 것을 생각조차 나지 않다가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야 생각이 났다. 김치를 담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배추한테 갔더니 배추가 단 한 통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참말로~ 하는 수 없지! 하고 계산할 때 물어봐야지 했는데 또 특별 가격의 라면은 다른 계산대에서 지불을 해야 한다는 둥 복잡하다 보니 배추의 존재는 귀가를 해서야 생각이 났다. ㅜㅜ...

 

다행히 다른 종류의 김치들이 아직 조금씩 남아 있어서 괜찮다. 또한 배추 겉 잎사귀 몇 장은 이리저리 먹고 3분이 2통 정도의 크기로 남은 게 냉장고에 저장이 되어 있어서 맨 마지막에 그거라도 간을 해 놨다.

 

저녁에 오이김치와 배추김치를 재료가 있는 만큼 만으로 담갔다.

김치 소스도 아까침에 이미 만들어 놔서 오이 7-8개와 배추 저만큼으로 소량의 오이김치와 배추김치를 담그려고 한다. 지금 시간이 일요일 오후 7시 48분인데 김치만 버무리면 오늘 하루 일과도 끝이 난다.

 

 

오후에 잠깐 내 방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 빗소리가 들려서 커튼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한가한 날 비 오는 바깥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이기 때문이다.

 

빗줄기는 지나가는 소나기이었는지 얼마 내리지 않고 금방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좋다. 일요일 내 할 일들을 다 마치고 이렇게 심신의 여유도 함께 하니 말이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