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 출근은 좀 더 빨리 했을 것이다.
아침은 뜨거운 블커에 토스트 한쪽 궈서 스크램블 에그 하나 만들어 먹었을 것이고
점심은 뭘 먹었을까? 도시락? 아 맞다! 맥아침을 나의 점심으로 먹었다.
도시락은 안 먹고 집에 가져왔다.
나의 저녁은 대충 그러나 맛있게 먹고
울 아들은 잔치국수를 해 주었더니 엄청 잘 먹어서 해 준 보람을 느꼈다.
울 아들도 엄마를 닮아 라면보다는 국수를 훨씬 더 잘 먹는 모습이다.
이번주 울 아들 저녁 식사로 3번은 비빔국수,
1번은 잔치국수 이렇게 만들어 준 기억이 난다.
퇴근이 빠르니 가게 일은 더뎌도
집에서 울 아들 저녁 식사는 가끔씩이라도 챙겨 주어서 다행이다.
사실은 오늘 나 퇴근 후 내 차에 오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에치 마트에 들를까 했는데
갑자기 가기가 싫어서 1분 만에 맘을 바꿔 그냥 퇴근을 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베이거스로 출장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음식 재료를 사다 놓으면 다 먹지도 못하고
맘만 부담스럽지 싶어서 이었다.
울 남편도 안 들르기를 잘했다고 했다.
출장은 토요일(08/03) 오전 장사만 하고
오후 출발해서 수요일(08/07) 자정 무렵에야
휴스턴으로 돌아올 것이다.
오랜만에 울 집 도서실로 가서 사진을 찍어 봤다.
눈도 좋고 인터넷 연결도 안 되었던 옛날(?)에는
심심할 때 책꽂이에서 책을 찾아 읽었고
비디오 숍에서 미국 영화 한국 드라마 등등을 빌려 다 봤다.
아직도 나의 눈시력이 좋아서 보고 싶은 책들을 맘대로 읽을 수 있을 때
한국을 방문하면 책들을 기본으로 10권씩 사온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컴을 하게 되고
어느 날부터 돋보기가 필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울 남편의 독서라고 하면 신문 읽는 게 전부이었고
울 아들은 엄마를 닮아
초중고등시절 학교 도서실에서 꽤 많은 책들을 빌려와 읽고는 했다.
그런데 지금 울 아들이 컴으로 읽을 수는 있겠지만
엄마처럼 책을 들고 읽는 것은 별로 보지를 못 한 것 같다.
2년 전인가 조카 결혼식 참석차 엘에이 방문 시
서점에 가서 오랜만에 수많은 책들을 보고 있노라니
사고 싶은 맘이 엄청 강하게 들어서
소설 파친코 1편과 2편 두 권을 사 왔고
울 아들이 영화를 찾아 보여 줘서 영화로 먼저 보고
책도 읽으려고 폈는데 글씨가 너무 작아서 몇 장 읽다가 말았다.
그래서 지금도 새것 그대로이다.
나 고교시절 공부도 안 하면서 부지런히 샀던 참고서들처럼 말이다.
그래도 파친코 읽기는 꼭 끝내려는 맘이 들어 방금 찾아봤는데
1권은 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2권만 있다.
어딘가에 찾아보면 있을 것이다.
나 미국 이민 후 햇수로 7년 만에 첫 한국 방문을 했는데
그때 막내 남동생이 막 결혼을 해서
부모님 댁 아래층에서 신혼살림 중이었다.
미국으로 귀국 시 막내 올케가 나에게 책을 5권을 사서 선물로 주었는데
그때 받은 책 중에서 나에게는 보물이 된 책이 한 권이 있는데
작가 앤 타일러 작품인
Accidental Tourist(우연한 여행자)라는 책이다.
가끔씩 이민자의 삶이 지치고 힘이 들 때
그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힐링을 했었다.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지금도 나는 힘들다고 말을 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 책을 읽을 때 나는 평범해 보이는
그 책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롭고 내용도 재밌어서
힘든 순간을 잊을 수 있었다.
그 책을 읽은 후에 1988년작 영화가 비디오로 숍에 나온 것을 보고
흥분과 기대에 부풀어 테이프를 빌려서 봤는데
영화는 나에게는 책으로 본 것에 비해서 완전 노잼이라서 실망을 했다.
당시 그 영화에 뮤리엘 역으로 출연했던 여배우 지나 데이비스가
1989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걸로 기억된다.
내가 볼 때는 주인공의 역할이었는데 조연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좀 특별한 프로그램을 티브이에서 할 때면
조이스 언니가 꼭 전화를 해 주셨다.
빨리 보라고~ ㅎㅎ
재밌다고 했더니 같은 동네에 살던
울 남편의 친구 남동생 미스터 리(당시 영주권이 없는 그이를 울 남편이 같은 동네에 살던 나 보다 4살 위인 미시민권자인 옥이 언니에게 중매를 서 결혼을 했는데 십여 년 전에 옥이 언니는 미국 시민권을, 십오 년 전에 미스터 리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지금은 한국에 나가서 잘 산다)가
자기도 좀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 주었더니
자기는 별로라며 김 빠진 소리를 했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이었고
그 후에 우연히 미국 중고 시장에서
영문판의 그 책을 발견하고 너무 기뻐서 얼른 샀다.
아마도 가격은 5불도 채 안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도, 지금도 내가 그 책을 술술 읽기는 불가능해서
지금까지도 내 맘은 그 책을 타이핑으로 치면서 읽어 보려고 생각 중이지만
역시나 눈도 점점 더 불편하고 게으르기까지 한 나는
그게 아직도 불가해서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도 시력이 2.0과 1.5이었던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맨 처음 장사를 했던 곳이 남미 국가들이
각자의 기념품을 파는 휴스턴 다운 타운에 있던
아주 오래되고 큰 고풍 스런 빌딩 내에 만들어진 쇼핑몰이었는데
그때 이웃 스토어 오너들이
나에게 선물로 준 것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나를 본다.
저것들 뿐만이 아니라 커다란 소뿔로 만든 장식도
또 다른 것들도 어딘가 아직 보관 중일 것이다.
그동안 나와 함께 늙어온 소품들도
이제 서서히 정리를 해야 할 텐데
아직도 그것들을 떠나보낼 맘의 준비가 나는 안 되어 있다.
미국에서 처음 내 장사를 시작했던 다음 해인 1986년 2월 어느 날
그 빌딩 앞의 파킹장이 엄청나게 커서
그곳에서 휴스턴의 로디오행사도 했던 적이 있었다.
미국도 텍사스도 휴스턴도 신참이었던 나는
아! 텍사스에서 로디오라 불리는 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짐작만 할 수 있었다.
그때가 나 장사 시작한 지 아마도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을 때인데
어마어마한 인파가 그 쇼핑몰로 몰려서
그때 500 스퀘어피트 면적의 작은 스토어에서
로디오 행사 덕분에
당시 나에게는 엄청난 액수이었던 하루 3천 불을 팔았던
어느 일요일 하루가 기억이 난다.
당시는 그만큼을 팔고 나면
스토어의 쇼룸이 아주 텅 비어 보이고는 했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 보다 6배는 큰 가게에서
수백 배의 물건이 더 구비되어 있는데도
그때 매상을 맨발 벗고 뛰어도 아예 따라가지도 못하는 게
요즈음(최근 7-8년 동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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