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생각해 봐
우리가 사는 게 사막이고
내가 물 한 컵이었다면
네가 나를 버렸을 것 같아?
은희경/상속
봄날의 여러 저녁 무렵
나는 늘 외로웠으나
스쳐가는 그 고독을 기억하지 못하고
흩날리는 벚꽃 잎 사이로 걸어 들어가고는 하였다
내일은 아름다워서 더욱 위험하였다
방법이 없었다
라일락 꽃 향기가 밤에 더 짙어지는 이유를
모두 알았지만 아무도 말하지는 않았다
심재휘/봄밤
아무도 엿보지 않는데
그렇게나 많이 나를 증명할 필요가 있나
최문자/청춘
간지러웠지
해결할 순 없었지
나는 너보다 먼저 고요에 도착하기 때문
네가 시작될 때
나는 끝났기 때문
유계영/발가락들
인생을 알 건 모르건
외로움의 죄를 대신 져준다면
이제 그가 나의 종교가 될 거야
뼛속까지 살 속까지 들어갈 걸 그랬어
내가 찾는 신이 거기 있는지
천둥이 있는지 번개가 있는지 알고 싶어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
문정희/뼈의 노래
'수필 & 좋은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맘에 닫는 시 (0) | 2022.07.04 |
---|---|
?스코틀랜드 양로원의 어느 할머니의 시(카톡펌) (0) | 2022.06.18 |
초월 (0) | 2022.05.28 |
인생이란(카톡펌) (0) | 2022.03.17 |
오늘 꼭 해주고 싶은 말(카톡펌) (0) | 2022.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