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 시간이 오전 8시 무렵이었다.
부엌으로 나가 김치통을 열어 맛을 봤더니 맛이 괜찮았다.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와 블커 한 잔을 마시며 졸다가 말다가 했지 싶다.
어제 퇴근 시 내 맘은 여느 토요일처럼
내일 일요일에 꼭 출근해야지 했는데도
막상 일요일이 되면 몸이 맘을 따라와 주지 않는다.
울 아들은 오전 10시경에 엄마방에 들러서
어제 운동을 많이 해서
짐에는 안 갈 것 같다며 자기 방으로 다시 갔고
난 10시 무렵에 부엌으로 나갔더니
울 남편은 이미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엊저녁 끓여 놨던 육수를 통에 담아 놓고 있는 중이었다.
식사를 할래?
노~
난 마른 망코 한 피스를
아침 식사 대신으로 먹은 후
점심 매인 메뉴로
울 아들이 좋아하는 닭날개 깐풍기를 하려고 생각하니
갑자기 머리가 복잡하려고 해서
대신에 삼겹살 수육을 하기로 했다.
엊저녁에 김치 소스에 넣고 남은 무 반 개 정도를 채 썰어서
소금, 설탕, 식초를 아주 조금씩만 넣고 간을 해 놓은 것을
오늘 맛을 보니 간이 너무 약한 듯해서 간을 조금 더 해 주었고
챱 마늘과 잔파를 넣어 주었다.
그러다가 또 막상 상을 차릴 때는 무 초절임
잊고 있다가 나중에야 식탁에 놔주었다.
유초이김치 한 단 담았던 게 거의 다 먹었다.
지금 막 숙성이 잘 되고 있어서 인지 깊은 맛이 났다.
지난번 담갔던 배추김치는 다 먹은 줄 알았는데
마지막 남은 것을 울 남편이 작은 통에 덜어 놔서
어제오늘까지 다 먹었다.
배추김치는 아들이 좋아하는 김치구이로 만들었다.
상추는 샐러드 대신에 쌈장에 먹으려고 보니
또 쌈장을 만들어야 해서
차라리 얼른 무치는 게 나을 것 같아
다시 샐러드로 만들었다.
샘스 딸기가 아직도 남아 있었는데
신선도가 떨어지려고 해서
오늘은 먹기 싫어도 다 먹어야 했다.
새우젓도 새로 무치고
시금치나물도 무쳤는데 독사진으로는 안 찍었나 보다.
된장찌개가 별 게 안 들어갔어도 맛이 있었다.
재료는 애호박 반 개, 양파 반 개, 소고기 몇 점,
그리고 꽈리고추 3개이었다.
삼겹살 수육이 뜨거워서
손가락 대신에 집게로 잡아서 썰다 보니
예쁘게 담을 수가 없었다.
냉장고에 깻잎 장아찌, 오징어젓, 창난젓, 토하젓, 명란젓이 있어도
밑반찬류는 어쩌다 한 번 먹어야지 나는 맨날은 못 먹겠다.
아주 먹을 게 없을 때
누룽지를 끓여 토하젓에 먹는 다던가
김에 밥을 싸서 오징어젓갈과 함께 먹으면
별미로 느낄 때가 있지만
매 끼니마다 밑반찬이 올라오면
금방 눈이 싫증이 나 버리고
혀도 맛이 없다고 거부를 하지 싶다.
그렇지만 음식 타박을 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 것이다.
늘 하찮은 찬에 식사를 하더라도
무언가로 요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맘을 잊지 말자.
식사 준비 중간에 나온 설거지는 내가 한바탕 한 후
난 마지막으로 식탁에 앉았고
식탁에서 나온 마지막 설거지 거리는 남편이 마쳐 주었다.
그래서 내 방으로 들어온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정도?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 정도 꿀잠을 자다가 일어나 있는데
아들이 치즈피자 한쪽을 가져다주었고
한쪽 더?
아들이 물었고 내 답은
노 땡큐~이었다.
치즈 피자가 엄청 스티키 해서
한 입 베어 무니 치즈가 한없이 늘어졌다.
큰언니랑 통화를 했고
하이디랑도 생일 이후 처음으로 통화를 했다.
형부는 골프를 치로 가셨다고 한다.
하이디는 딸이 초대하는 생일 식사를
예전에 내가 하이디를 데리고 자주 다녔던
중국타운에 있는 식당에서 했다고 한다.
메뉴는 중국식 비프 누들 수프와 오징어 튀김이었다고~
하이디 아들은 전화로만 엄마 생일 축하를 하고
선물은 아직이라고 해서
다음에 만날 때 분명 전해 줄 것이라고
위로 비슷한 말을 내가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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