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좋은 글들

송년엽서 (이해인)

wild rose* 2024. 12. 31. 19:23

송년 엽서 (送年  葉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습니다

목숨까지도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항상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