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에는 아들이 자기 운동복과 잰틀 사이클로 빨아야 될 옷 등을 빨고 오늘은 타월들과 그 밖의 속옷 등을 빨래를 했다. 아빠가 여행 후 만 11일 만에 빨래를 한 것이다. 나는 빨래까지는 못 할 것 같아서 아예 관심을 안 가졌더니 때가 되니 까는 울 아들이 한다. 아마도 울 남편 같았으면 3번은 이미 세탁기를 돌렸을 텐데 ~
울 모자는 아빠만큼은 아니고 또 사실은 그렇게 자주 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2주에 한 번씩 해도 되고 경우에 따라서 한 달에 한 번을 한다고 해도 옷이 부족하지 않다. 사실 빨래를 너무 자주 하니까는 속옷도 매번 맨 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자주 입는 것을 또 입게 된다.
아빠가 안 계시니 아들도 좀 게으르고 싶었는지 오전 10시 무렵에 어머니 저 오늘은 운동을 안 갈 것 같고 지금 마트에 가서 몇 가지 필요한 것을 좀 사 오려고 해요? 왜 운동을 안 가려고? 운동을 하고 오는 게 좋겠지요? 늘 습관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운동 후 마트에 들러 오면 되잖아? 했더니 금방 드라이어로 가서 마른 운동복을 꺼내서 바꿔 입고 다녀올게요!라고 한다.
오전 10시 무렵에 부엌으로 가서 소금 간 중인 배추 두 포기를 한 번 더 뒤집에 놓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육 두 덩이가 남편이 없으니 조금 많을 것 같기도 해서 4분의 1은 김치찜을 하기로 맘을 먹었다.
내 나름의 솜씨로 김치찜을 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엄마의 손맛의 레시피를 참조하기로 하고 아이패드를 가져다 틀었더니 역시나 조근조근 친밀감이 드는 남도 말투로 딱 필요한 말만 하셔서 참고가 많이 되었다.
그 후 저절로 백종원 씨의 김치찜 영상이 나오는데 엄마에 비해 종원 씨는 말을 더 많이 해서 듣는 재미는 있었지만 요리에 대한 집중력이 방해가 되는 듯해서 다시 엄마로 틀어 김치찜 영상을 한 번 더 시청했다.
지난 일요일에 해 놨던 음식들은 다 먹었는데 오징어숙회만 조금 남아 있어서 약소금물에 한 번 더 데친 후 내가 다 먹었는데 변함없이 맛이 있었다. 내가 오징어류를 좋아하나 보다. 직접 만든 초고추장도 오숙이 맛을 더 해 주었다.
뭐라 뭐라 흉을 봐도 남편이 울 집에서는 소중한 사람인가 보다. 그분이 안 계시니 설거지도 덜 하려고 바로 뚜껑만 덮으면 되는 그릇에 담고 찬도 더 간단하게 차리는 것을 본다.
어제 장을 봐 온 음식재료들도 나 혼자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또 집 안에서 부엌까지 다 날랐고, 부엌에서 이쪽저쪽 냉장고까지 몇 번씩을 오가며 했던 일도 큰일이었는지 다리가 피곤함이 느껴졌다. 장사하느라 오후 내내 서 있었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식사 후 엄마가 다리가 피곤해 후식을 먹으면서 좀 앉아야 할 것 같으니 식탁 뒷정리를 한 후 설거지는 그대로 담가 놓으라고~ 왜냐면 엄마가 김치를 담가야 하니 어차피 조금 있다가 다시 부엌에 나올 거라고~
어머니 아무 염려 하지 마시고 얼른 들어가 쉬세요.라고 한다.
커피 한 잔과 아들이 막 사온 도넛 하나를 가지고 와서 다리를 쉬면서 넷으로 보던 더 퍼펙 커플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 앉아 있었더니 거짓말처럼 다리가 편안해졌다. 엊저녁도 체어에서 다리 마사지를 두 번이나 받았는데도 안 풀린 듯했는데 오늘은 잠시 30분 정도의 휴식으로 괜찮아져서 부엌으로 나가니 아들이 이미 설거지 중이었다.
엄마가 나머지 할 테니 넌 부엌 바닥 베큠만 해 주고 들어 가라~ 했고 설거지 후 배추 절여 놓은 것을 씻어서 바구니에 담고 아까 침에 김치 소스 만들어 놨던 것을 큰 스텐 양푼에 부어 놓고 양치 후 졸려서 오수를 2-3시간 즐겼다.
아들과 마주 보고 앉아서 점심 식사를 아주 천천히 맛있게 했다. 때로는 음식을 막 하고 나면 식욕이 안 생겨서 일부러 나중에 먹기도 하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상추와 시금치를 섞어 만든 샐러드도 너무 맛있고 김치찜도 울 아들이 수육과 함께 너무 맛있게 먹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단지 밥솥의 스위치를 아들이 귀가 후에야 눌러서 밥은 식사 중간에야 레디가 되었는데 밥을 안 먹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엄마 음식이 짜지 않아서 수육과 김치찜에 먹으니 밥 생각이 안 난다면서~
오수를 즐기다가 이만 기상을 해야지 하고 있는데 마침 보톡이 울려서 받으니 남편이었다. 목소리로 알았는지 어서 더 자라고~ 해서 아니라고~ 방금 깼다고 했고 어제 일요일에 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의 일과도 물어서 김치만 담그면 된다고~ 했더니 여수 갓김치를 사 갈 텐데 뭐 하로 힘들게 담그냐고~ 해서 담그는 것이 너무 힘들지 않으니 괜찮다고~ 했다. 남편이 그런다. 당신이 해 준 식사를 하다가 저녁 식사를 외식으로 하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손가락이 부어 반지가 안 들어간다면서 외식이 이런 면에서 집밥하고 차이가 나는 듯하다~는 말도 덧 붙였다.
이제 나가서 김치만 버무리면 된다. 내일 월요일 10시에 치과 약속이 있다. 가서 크라운만 끼우면 되는데도 치과에 가는 것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ㅜㅜ...
소스도 이미 완성이 되어 있었고 배추도 물기가 어느 정도 빠져 있어서 조심해서 김치를 소스에 버무려 김치병에 넣을까 하다가 김치통에 담았다. 큰 김치통 딱 절반 정도만큼의 양이 나왔다.
'2024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09.17.2024. 김밥을 또 만들었다. (0) | 2024.09.18 |
---|---|
월.09.16.2024. 치과에 다녀오다.(한국은 지금 추석) (0) | 2024.09.17 |
토.09.14.2024. 눈이 보배 (0) | 2024.09.15 |
금.09.13.2024. Friday the 13th (0) | 2024.09.14 |
목.09.12.2024. 장사는 거의 꽝에 가까웠지만 즐겁게 보냈다. (0) | 2024.09.13 |